학생총회가 중요할 수도 있죠.
송사리 님께서 학총보다 급한게 어딨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던데,
솔직히 어떤 일이 나에게 더 중요한지는 자신의 상황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절실하면 참여하고, 절실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르면 참여 안하는 것이지,
학총을 참여안하는게 무슨 학교에 관심도 없고, 민주주의 모르는 인간이라는 식으로
보는건 잘 이해가 안갑니다.
나한테 절실하다고 해서, 남한테도 왜 절실안하냐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참여를 망설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1. 통합반대
저는 통합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 사람인데요.
제가 제일 가기 싫은 이유가 왜 무조건 학생총회의 주요 쟁점이 부-부통합 그자체가 아니라
통합반대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이 제일 핵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참여하면 무조건 통합반대라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 같은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총회가 성사되면, 분명히 그 영향력은 발휘 될 것입니다.
그 결과가 통합반대를 이끌어 낼 것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래도 나와서 얘기하면 된다고 하시는데, 애초에 총학자체 홍보도 그렇고,
총학의 주장 자체가 통합반대인 상황에 쉽사리 나가서 통합도 괜찮을 수 있다느니
5000명 앞에서 이러니 저러니 말할 용기 있는 사람이 정말 있을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이미 통합반대로 완전히 굳혀진 학생총회 주제에서
5000명 앞에서 무조건 통합반대라고 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게,
어디 보통 용기로 되겠습니까?(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짜 존경하구요.)
2. 학내 공간 확대
제 생각으로는 학내 공간 확대의 경우는 물론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겠지만,
이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절실함을 느끼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가 그렇구요. 저는 학내 공간이 넓지는 않다고 분명 생각하지만,
그렇게까지 불편할정도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내 공간을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그걸 더 절실하게 느낄껍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적어도 저한테는 절실한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3. 총장선출권 문제
제가 이번에 총회에 5000명 중의 1인으로 참여한다면, 이것때문일겁니다.
총장의 비민주적 대학운영과 독단적 행동을 타도하려는 총학의 의도와 가장 잘 부합하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진짜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4. 반값등록금
반값등록금은 뭔가 즉각바꾸자는 의미라기 보다
현재 반값등록금 이슈를 계속 이끌어나가는 의미라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총회는 성사되기 정말 힘든만큼
한번 5000명이 모이면 분명히 대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다른 대학 사례에서도 그랬구요.
하지만 제가 참여해서 성사되는 총회의 결론이
통합 무효화라면 저는 별로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생각으론 총회가 성사되면, 통합 무효화까지 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입니다.)
제가 통합에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참여를 해서 통합반대를 이끌어내는데 한명으로 기여할 이유가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그게 학내공간 확대와 총장선출권 확보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그리고 개인적 생각으론 통합무효화가 총장선출권확보보다 더 가능성이 있어보이구요.
무슨 학생 총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학교에 관심도 없고, 민주주의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저 학교에 관심 많거든요?(물론 학내공간은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죄송요..)
그리고 민주주의를 회복하자면서,
정작 다루는 주제는 너무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는건 아닌지요?
통합반대를 이끄는게 대학교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겁니까?
오히려 통합 찬반 논의를 이끄는게 대학교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거겠죠.
(분명히 플랜카드나 총학의 태도에서 이번 학생총회 주제 중 하나는 통합반대, 그 자체 같습니다.)
물론 저는 학생총회를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이슈들이 관심이 있어서...
하지만 제가 이렇게 꺼리는 것은
계속 말씀드렸듯이, 학생총회 참여가 마치 통합반대 동의를 의미하는 것 같은 교내 분위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총회가 이루이지면 그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포함입니다.
무조건 총회를 참여안한다고 해서
학교에 관심이 없고, 민주주의도 모르는 인간이라고 치부하고,
마치 비난하듯한 글로 말하는건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제 주변을 보니깐
참여한다는 사람들 중에 오히려 이슈에 대한 개략적인 틀만 알고,
약간의 세부적인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도 많은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부-부 통합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근거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한 근거도 제대로 대지 못하면서 무작정 반대하는
이런 편향적 분위기가 오히려 총학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분들도 수없이 총회에 참여하는 걸 볼때,
총회에 참여하면 학교에 관심이 있는거고, 올바른 거고
총회를 참여안하면 학교에 관심이 없고, 문제가 있는 거다
라는 생각은 분명히 잘못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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