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힙니다. 학교 망신시키는 집단이 하나가 아니었네요.
오늘 북문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신입생처럼 보이는 남학생들 네댓명이 우르르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가게 주인 아주머니에게
ㅇㅇ동아리?(잘못들었습니다)인데 발표회를 한다, 후원금을 좀 달라.
후원금을 주면 발표회에 후원 가게 이름을 적어주겠다. 사람들 많이온다. 라더군요.
좁은 식당에 건장한 청년 네명이 서있으니 식당이 굉장히 혼잡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아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좀 생각해보고 연락주겠다라고 하자 학생들이 머뭇거렸습니다.
옆에있던 주인 아저씨가 얼마나 줘야하냐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은 아주 소액도 상관없다. 티끌모아 태산이라지 않습니까라고 넉살좋게 웃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기어이 만원권 한장을 받아갔습니다.
식당 안에 어색하고 황당한 분위기만 남았습니다.
손님들 대부분도 학생들이었는데 모두 굉장히 불쾌한 표정이었습니다.
아직도 식당에서 삥을 뜯는 동아리가 있습니까?
일반 상권과 달리 부산대 북문은 거의 전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합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일반론적인 이야기 입니다. 안그런 식당도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후원금을 요구하는건 사실상 건달들이 관리비 요구하는것과 무엇이다릅니까?
후원금이 티끌모아 태산이라구요? 해당 가게들에게도 후원금 지출은 티끌모아 태산입니다.
모든 동아리들이 그런식으로 가게에서 후원금을 요구하면 남아나는 가게가 있겠습니까?
예전에 한 운동동아리에서 그런식으로 후원금을 걷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글을 쓴 학생이 자신의 어머님이 북문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많은 동아리에서 그런식으로 찬조금을 요구하는 바람에 부담이 크다. 라고 했습니다.
선배들이 신입생들 앞세워서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금전을 편취시키고 있는것 같은데
이러지 맙시다.
동아리에 돈이 필요하면 동아리원들끼리 모금을 하십시오.
저도 동아리 활동합니다.
저희 동아리는 방학마다 학술지를 간행하는데 그 인쇄비용만 매학기 70만원에 육박합니다.
그 돈 마련하려고 10여명의 동아리원들이 매달 만원씩 모읍니다.
발표회?(시발표회 였던것 같습니다)를 하는데 돈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그 북문가게들 다 돌면서 후원금을 받아봐야 얼마나되겠습니까?
한 십여만원 되겠지요. 그 돈 다 뒷풀이 회식비용으로 들어갈거란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인가요?
돈이 필요하면 일을 해서 벌어서 쓰십시오.
발표회 날짜가 5월 18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영세상인들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 결코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런 전통을 가진 동아리에서 하는 발표회는 얼마나 아름다울지 벌써부터 기대가됩니다.
나와보니 다른 가게들도 들어가고 있길래 직접 말하려다
직접 말한다고 그만둘 성격의 행사도 아닌 것 같고
공론화해서 아예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이피누에 글 씁니다.
해당 가게에 들러서 사과하고 후원금 명목으로 걷은 금액도 다 돌려주길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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