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및 긴글주의

정중한 은대난초2016.05.26 03:37조회 수 1447추천 수 1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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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입니다. 저는 주변사람들한테는 되게 밝고 할 말 다 하고 주변사람들한테는 투정도 부리고 보통 여자애같이 굴어요. 그런데 왜 남자친구한테는 그게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예를들면 같은 과 친구들이나 친구처럼 친한 선배한텐 뭐가 잘 안되면 "아 니때문이자나!!!" 막 이런식으로 못되게 굴어도 별로 신경안쓰여요 걔네들도 신경안써요 오히려 "뭐라는거지..."이러면서 맞받아치고 서로 그러는게 일상입니다
근데 남자친구한테는 서운한게 있어도 삐지거나 화를 내는게 어려워요. 저는 늘 제탓이오 하면서 마음속으로 삭힙니다.
오늘은 저녁에 둘다 한가한 거 알기 때문에 먼저 데이트 하자고 말하려다가 남자친구가 그럼 난 오늘 저녁에 과제나 미리 해놔야겠다고 먼저 말해버려서 입꾹 다물어버렸어요. 우리 서로 자주 보는 것도 아니고 학교가 달라서 주2회 이하의 빈도로 만나요.
원래 오늘 보기로 한 약속이 갑자기 잡힌 실험때문에 파토났고, 그런데 예상보다 실험이 훨씬 일찍 마쳐서 저녁엔 볼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대답이 돌아오니 허무했어요.
평소에 여러분들은 잘 때 인사 어떻게 하시나요? 저흰 남자친구가 "잘자" 하면 저는 하트까지 붙여가면서 "응 잘자❤️❤️" 이렇게 하는데 솔직히 이게 매일 반복되고 남자친구에게서 애정표현은 거의 없고 하트를 붙인, 혹은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애정이 담긴 것을 뻔히 알 수 있는 다정한 말같은건 기대하지않게됐어요.
그러다가 얼마전 우리 썸탈때 주고받던 카톡부터 지금까지 쭉 주고받은 내용을 정독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썸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 같아서요. 원래 무뚝뚝하고 표현이 쑥쓰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친해지고 달달한 애정표현이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하며 버텨왔는데, 사귀기전-교제 극 초반까지의 그사람은 너무 다정하네요.
그런데 이런거 말을 못해요. 내가 참으면 아무 문제 없이 흘러갈 사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예전에 남자친구에게서 긁어부스럼을 왜만드냐는 식의 핀잔(?)같은걸 들은적 있어서 용기가 안나요.
또 내가 화날 만 해서 화 내도, 내가 화를 표현하는걸 받아줄 남자친구인지 모르겠어요. 서로간에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걸까요..?
오빠가 가끔 서운해서 화를 내거나 토라질 때가 있는데 저는 그러면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요. 안절부절 그때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폰만 잡고 미안하다고 벌벌떨어요.
제가 sns를 전혀 안하고 커뮤니티아이디도 마이피누밖에 없는데 오빠는 인스타를 하거든요. 오늘은 남자친구가 먼저 잔다고 하고 저도 잘자라고 했는데 제 카톡을 확인하지 않길래 혹시나 하고 웹으로 인스타를 검색해봤습니다. 20분째 확인 안하고 있으면서 10분전에 게시물을 올렸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제가 가끔 본인 인스타를 검색해서 모니터링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제 친한친구 몇명과도 팔로우해서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제가 쌓인게 너무 많아서 그런지 말이 곱게 안나오는거에요. 그래서 "언제잘거야 나 기만하지마." 이렇게 보냈더니 바로 확인하더니 "ㅋㅋㅋㅋ잠이안와서 뒹굴거리고있었어." 라고 웃더라구요..? 솔직히 원래 조금 화난 상태였는데 왜 제 말에서 가시돋친걸 못보고 웃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화가났어요. 남자친구는 거기다 대고 "전화해조"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가왜? 나 화난거 안보여요?"라고 해버렸어요. 저는 진짜 지금 남자친구와 지금껏 사귀면서 단한번도 이런식으로 화내어본적이 없어요. 비록 저희 사귄지 두달하고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요.
남자친구가 거기다가 대고 "미안해...."라고 하길래 뭐라고 더 하려다가 그냥 "아니야 갑자기 화내서 내가 미안해 잘자"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는 한동안 확인을 안하다가 확인하고 지금은 아무래도 자고있겠죠.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 이상해요. 저도 남들처럼 화날 때 화 낼 수 있다면 오늘같은 일도 없었겠죠.
서운해도 말못하고 끙끙 앓아대는거 정말 지치고 저를 좀먹는것 같아요. 그래도 말할 용기가 없어서 제가 스스로 저를 괴롭게하네요.

정신없고 재미도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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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념 및 긴글잘읽었고요 내카톡씹으면서 딴짓하는거 알때 개짜증나는거 공감이고요 그냥 기대치를 낮추고 그럴려니하시면 한결 편해집니다
  • @초조한 비수리
    기대치를 낮추는거...ㅠㅠ그쵸 그렇긴 해요...맘은 편한데 감정은 예전같지 않을 것 같아요. 전 포기하면서 정리하는 편이라
  • 저도걍 기대치를 낮췄어요
  • @일등 꽝꽝나무
    그거 되게 씁쓸하네요...
  • 서운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세요!! 대신 짜증내듯이 말구 설명해주듯이 ㅎㅎ 저는 여자친구가 서운한 게 있으면 자기가 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졌다고 조곤조곤 얘기해주는데 그거 들으면서 아 이런 행동이 얘를 힘들게 하는구나 싶어서 고칠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미안해서 괜히 더 잘해주고 ㅎㅎ
  • @다친 구절초
    그런 이야기가 저한텐 힘들어요.. 그나마 데이트할 땐 표정에 드러나는 편이라서 남자친구가 이유 말 해줄 때까지 세워놓고 말하라고 해요. 물론 그렇게 멍석 깔아줘도 말하는게 어려워요 그래서 망설이고 뜸들이다가 자기랑 이야기하기 싫냐면서 맨날 혼나요....전 왜 이 모양일까요ㅠㅠ
  • @글쓴이
    저도 그랬다가 이대로는 헤어질거같아서 헤어질각오하고 다 말했는데 오히려 나아졌어요!
  • @일등 꽝꽝나무
    전 서운한거 다 말하면 닌 불만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 들을까봐 두렵네요
  • @글쓴이
    저는 서운한거 다 말했다가 안맞다고 차였어요!!
  • @포근한 벚나무
    제가 걱정하는게 이거에요..
  • 왜 사귐?
  • 휴우 뺏겨봐야정신차리지 오늘시간되요?
  • @더러운 금불초
    힘내라고 하시는거죠ㅠㅠ 감사해요
  • 저도 잠들기전까지 뒤척거리는 편이라. 바로 잘때도 있고 폰게임하거나 웹툰보다 잘자해놓고도 한두시간뒤에 잘때도있어요. 그러다 새벽까지 못자면 카톡해서 아직못잤어 할때도있구. 제 남친두 그래요. 서로 바로 잠 못자는걸 아니까.. 그래도 자기전에는 항상 전화하고 사랑해하고 연락끊는데 표현이 없는건 좀 ㅠㅠ

    저는 만약 오늘은 애정표현안하면
    사랑 더줘! 하면서 이모티콘날리구 남친도 그런말안해주면 맘이식었어? 하면서 장난치는데ㅠㅠ
    애교 부리듯이 표현해달라구해버세요!!

    넘 진지하게 하면 싸움이 되구
    제 남친도 진짜 로맨스 1도 없는 무뚝뚝남이라서.
    어제도 저는 서운할때 저 달래주는 법
    1단계 알려줬거든요! 차근차근 배운다해서!
    암튼 얘기는 꼭해야한다고생각해요!

    막상 얘기해보면 진짜 별거아니게 맘이 풀리는데
    게속 혼자 생각하면 할수록 소설쓰고
    마음아파져요!
  • @허약한 사랑초
    애교부리면서 사랑더달라고 투정하기엔 제 서운함이 너무 깊은 것 같아요...말하다가 서러워서 눈물나면 어쩌죠...
    오늘 그냥 예전 카톡한거 보는데 오빠가 이런저런 말 했다 하면서 읽어주니까 제발 창피하니까 하지말래요...또 상처..
  • 싸우는거에 익숙해지셔야할듯 해요. 말안하면 모르는데 그러면 내속만 상하고 기대치을 낮춘다는게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에요 ㅋㅋ 기대치를 낮추게되면 내가 굳이 이사람이랑 왜만나야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ㅋㅋ저도 원래 서운한거 잘못말하는데 그때그때 서운한게 생기면 미안하다는말을 들어야겟다는거만 생각하며 일단 말을 합니다 ㅋㅋ 하다보면 서운한걸 상대방이 기분나쁘지 않게 말하는 요령도 점점 생기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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