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해야 열심히 하는거냐 물으신 분께.

깨끗한 박주가리2012.11.13 20:45조회 수 948댓글 10

    • 글자 크기

이정도는 돼야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전교 300등? 이었던 인터넷 수학 강사 한석원의 서울대 합격 수기에요.

 

----------------------------------------------------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먹고 -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 걸아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 20분.


아침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처럼


점심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시간 1,2,3,4교시 복습 - 40분.


5,6,7,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6,7,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책상에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 는 아니었다.


"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 나 > 였는가? "


나는 나 " 한석원 " 으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채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가 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 자랑스런 불편 " 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 글자 크기
마이러버 할 때 되니까 (by 발냄새나는 물봉선) 마이러버에서 끝난 관계가 된 분들!!! (by anonymous)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1188 마이러버가 시작했네요ㅋㅋ25 저렴한 풍란 2012.11.17
1187 ㅋㅋㅋ마이러버 참가자10 눈부신 갈풀 2012.11.17
1186 참가자 1일때 아무 조건 안 걸고 마이비누 소개팅 신청했다.12 해맑은 회화나무 2012.11.17
1185 내년에군대가는데 마이러버..36 날씬한 달맞이꽃 2012.11.16
1184 애프터 장소는 어디로 갈까...나??9 서운한 벼 2012.11.15
1183 나한테 연애는 사치3 깨끗한 해당화 2012.11.15
1182 여러분 준비하십시오6 처절한 백정화 2012.11.15
1181 마이피누 회원 평균나이?6 초라한 디기탈리스 2012.11.15
1180 입학 관련해서 물어보려고 해요6 나쁜 구골나무 2012.11.15
1179 마이러버 정말 좋아여11 치밀한 큰개불알풀 2012.11.14
1178 카톡 친구추천 말인데요6 무례한 편백 2012.11.14
1177 마이러버에서 끝난 관계가 된 분들!!!13 꼴찌 감국 2012.11.14
1176 오잉? 남자분들...저나번호 물어봐놓곤15 코피나는 오동나무 2012.11.14
1175 학업지원장학금은 뭔가요?5 느린 일본목련 2012.11.14
1174 40대 남성, 되찾고 싶은 것 2위 첫사랑... 1위는?4 개구쟁이 해당 2012.11.14
1173 마이러버 언제하나용??6 깔끔한 박하 2012.11.14
1172 밀양캠 재학생인데 안타까워 글 남겨봅니다10 나쁜 참나리 2012.11.14
1171 매칭녀5 개구쟁이 눈개승마 2012.11.13
1170 마이러버 할 때 되니까8 발냄새나는 물봉선 2012.11.13
어떻게 공부해야 열심히 하는거냐 물으신 분께.10 깨끗한 박주가리 2012.11.1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