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숙사(효원재) 입구에 조교님이 휴게실에 있는 빨래건조대를 다 철거하라고 공지했습니다.
빨래건조대를 둘 수 있는 곳은 방과 옥상 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지난 3년간 휴게실에서 빨래건조를 해온 입장에서 조금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먼저 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싶습니다.
다른 효원재 학우분들도 비슷한 의견이시면 신문고에 글쓰고 행정실에 가서 얘기하고 기숙사자치위원회?에도 연락해보겠습니다.
[공간과 시간 문제]
효원재는 방이 매우 협소합니다. 2인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가로 3미터 세로 3.5미터 정도안에 침대 2개, 책상, 책꽂이, 옷장, 그리고 신발두는 현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빨래건조대를 둘 수 있는 공간은 침대와 침대사이 1미터 정도의 공간인데
이곳에 빨래건조대를 두면 아무도 방안에서 움직이지 못합니다. 효원재는 고시생 전용 기숙사로 대부분 밤 10시 정도에 공부를 마치고 빨래를 돌리는데 이렇게 되면 11시반쯤 빨래가 끝나고 룸메가 자고 있거나 혹은 룸메랑 같이 빨래를 돌리는 날에는 널어둘 곳이 없습니다.
낮에 들러서 빨래하면 되지 않냐 하실 수 있겠지만 효원재는 학교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건물이고 빨래소요시간까지 합치면 하루의 중간에 가용시간이 3시간 정도 빠져버립니다. 이는 고시생들에게 치명적입니다.
[습기와 건강 문제]
곧 여름입니다. 효원재는 산 속에 있기 때문에 특히 산방향 1층은 여름철 곰팡이가 심각합니다.
저도 작년에 1층 산방향에 살았는데 여름에 모든 옷과 벽장, 침대, 책장, 그리고 옷걸이에 까지 파란 곰팡이가 폈습니다.
온갖 습기제거제를 다 사서 놓고 방충제를 뿌려도 소용없었습니다. 모든 옷을 새로 빨고 팡이연구소에서 나온 곰팡이 제거 방지 제품까지 비싸게 사서 다 뿌릴때쯤 여름이 지나 잠잠해졌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습기가 1층 부근에서 응축되서 방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인데 이같은 상황에서 빨래까지 방안에 말리게 되면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그런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해결방안]
사실 지난 수년간 관행적으로 매우 많은 분들이 휴게실에서 빨래를 건조해와서 그게 기숙사 수칙에 어긋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관련된 원생수칙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휴게실은 완강기가 설치된 곳이 아니며 대피로가 아니기 때문에 소방법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보니 휴게실이 3곳이고 3곳 모두 창가쪽 구석에만 건조대가 놓여있어서 총9대 정도가 한층에 들어가는데,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우들은 30명을 훌쩍 넘깁니다. 이는 (건조대를 공유하거나 주인없는 건조대를 돌려쓰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학우들이 휴게실에서 건조를 하는건 아니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분실의 위험도 있고 5층 학우들은 옥상이 더 편할것 같기는 합니다.)
혹시 다른 분들은 빨래를 어떻게 말리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효원재의 공간적, 환경적 제약 때문에 분실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휴게실에서 빨래를 건조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는데(복도에는 아무것도 둘 수 없어서 모두 휴게실에 건조대를 둡니다.) 갑작스럽게 학생측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건조대를 모두 회수해라. 하는건 불합리하다 생각합니다.
원생 수칙은 원생들이 함께 지내기 위한, 일종의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한 원칙으로 원생들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제정되고 바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최소한 기숙사자치위원회?를 통한 간접수렴이라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방적인 철수를 강요하기 보다는 기숙사 휴게실에 건조대를 둘 수 있는 공간을 창가쪽 벽면으로 제한하고,(창가쪽에 건조대를 둬도 휴게실 공간은 충분합니다. 그리고 청소가 되지 않아서 그쪽 벽면 바닥에 앉거나 거기서 무언가를 할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용 건조대를 없애는 대신 현재 있는 건조대를 기부받거나 예산을 편성해서 공용건조대로 설치하고 휴게실마다 보드판으 설치해서 칸을 나누고 몇번 건조대(8~9개정도 들어갑니다), 방번호, 이름, 사용시작일을 기입해서 보드판에 신상을 적지않고 사용하는 경우는 걷어내고 다른 학우들이 쓸 수 있게하고, 빨래를 건조시킨 날부터 3일 뒤에도 걷어가지 않으면 걷고 자신의 빨래를 쓸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혹시 다른의견 있으신 기숙사 학우분들은 의견을 제안해주세요.
그리고 (웅비관은 베란다가 있으니까 제외) 자유관이나 진리관은 (비슷하게 방이 작은데) 빨래를 어떻게 건조하고 계신지, 비슷한 지침이 하달되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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