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정이 안갑니다.

개구쟁이 철쭉2016.06.23 00:27조회 수 1530추천 수 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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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말해서 그렇게 문제 있는 집은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하죠

 

아버지는 멀쩡히 직장 다니시고 어머니는 집에서 저 돌봐주시고. 

지극히 평범한 집안입니다.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신다거나 때린다거나 그런것도 없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정도부터 아버지랑 꽤 마찰이 많았습니다. 미성년자만 아니면 집 나가고 싶은 경우도 많았고요

이런거 때문에 집이 가까웟는데도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갈등요인은 정확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그리 대단한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고지식하고 보수적이십니다.

아들인 저한테 간섭하는게 많으셨고 제가 조금이라도 대꾸하면 '어린게 벌써부터 기어올라' 같은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제일 심하게 들었던 거는 '내 아들 하나 없는 셈 칠테니까 집에서 나가' 이런 소리까지 들었고요.

이건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금까지도 똑똑히 기억나네요. 그렇게 심하게 싸우고 거의 한달가까이 아예 서로 말 안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제가 고등학교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서로 의지하며 저도 아버지를 사랑해야지 라는 마음이 강했던것 같습니다.

말 잘듣고 효도해야지 이런 마음이요.

 

그렇게 대학가고 괜찮았었는데 약 한달정도 전에 아버지와 저 사이에 심한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아버지는 저를 거의 정신병자 보듯이 취급했고

저 또한 그런 아버지에게 이해받기를 포기했습니다.

 

지금은 그냥 말은 하는데 정말 말하기도 너무 귀찮고 싫습니다..

아버지를 증오하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너무 강압적이시고 보수적이시라 힘드네요.

제가 맘에 안드는 행동 조금만 하면 '내 집에서 내 말 듣기 싫으면 나가살아라' 이런말을 너무 자주 하시고요

그게 정말 슬프고 스트레스 받는 건데 아버지는 모르시나봅니다.

 

이런 저의 고민을 아버지한테 말한다고 해서 이해해줄거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시판에 글을 쓰는거고요. 익명게시판이라 이런저런 개인적인 사정까지 다 얘기했네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는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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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 있는것 맞아요
    대화가 안 되잖아요
    저희집도 그렇거든요
    나와 살려고요
  • 술도 안마시고서 마음을 무자비하게 때리시네요
  • 트라우마 같은데...
    참... 트라우마 해결이 진짜 어려운거 같아요... ㅠㅠ
  • 우와 완전 울집이랑 똑같음(더심할수도..)!
    근데 어떻게 보면 평생 같이 사는건 아니니까, 언젠간 독립한다는 생각하면 좀 맘이 편해지더라구요.
  • 가족상담 받아 보심이....
  • 저희 아버지가 보수적인 편은 아니시지만 저도 아버지와 마찰이꽤있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또 군입대를 하게되면서부터 아버지가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이런 무게를 견디시고 살아오셨을까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여러모로 배울점도 많다고 생각이 들었고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가장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군대에서 사회생활이 아닌 사회생활을 조금이나마 겪어보니 조금은 아버지의 심정을 알것같더군요..
  • 아버지의 모난 기질따문에 부모님의 황혼이혼을 겪은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맞습니다. 지금이 제일 아버지가 미울 때가 맞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 어쩜 자식에게 이렇게 못을 박는 말을 할까 싶은적도 많았죠. 실제로 아버지랑 떨어져 살면서 2년가까이 뵙지도 않고 연락하지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나이를 밝힐려니 부끄럽지만 제가 지금 29살인데, 지금도 아버지가 저한테 줬던 언어적 상처들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제 행동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아무리 미워도 핏줄은 핏줄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남자들은 중년이 되면 외로워집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아무리 미웠어도 짠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예전에 받은 상처를 잊진 않았지만, 이정도 나이 먹고 보니 아버지랑은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감정만 상하겠다 라는걸 느낍니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무시해라는건 아니고, 옳고그름을 딱딱 따져가면서 따박따박 반박하기엔 우리내 아버지들에게는 쉽지 않다는거죠. 아무리 내가 지는것 같고 억울한 느낌이 들어도.. 중년의 아버지의 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순간이 올겁니다. 그땐 아버지의 미운 구석이 있다 해도 어느정도 보듬어 줄 수 있는 관용 또한 생기실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당연히 상처받으셨거 미우시겠죠. 근데 아버지의 쓸쓸한 모습때문에 느끼는 측은지심이 그 증오를 상쇄할겁니다.. 저도 아버지 관계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이렇게 길게 댓글을 ㅎ
  • 아저도 아빠랑 트러블많아서 공감됩니다. 윗분님 댓글 도움많이될꺼같아요. 감사해요
  • 저의 아버지도 그런분이신데 역시 취직하고 독립하는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리고 아버지가 어디 아프기시작하니 옛날에 받았던 언어적상처들 잊어버리게되고 그저 안쓰럽고 불쌍하심
  • 아버지도나한테 정감안감
  • 전 글쓴이님이 언급하신 위 4줄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정이 안갔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버지가
    제가 알고 있던 완강한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점점 약해지는 것이 보이더라구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다치져서 입원한 후 돌아가셨어요.
    처음에는 참 원망했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딱하더라구요.
    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 저희집도 심한말은 엄청 많이듣지만 가족모두 그런건지 제가 그런건지 한순간 충격먹고 그래도 몇시간이면 전부 풀리는데ㅠ 정말로 아버지께서 진심으로 내아들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아무튼 그 모든 말들이 진심은 아니실거에요. 힘내세요ㅠ
  • 어느 누구던지 같이 오랫동안 지내면 마찰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그 문제에 혼자 끙끙거리시면 더 힘들어지실거 같습니다.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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