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총학생회장 유영현입니다. 8월 4일 어제 총장 면담이 있었습니다. 방학임에도 모여 주신 학우들과 대표단은 사전 회의를 통해 2가지 목표를 정했습니다. 하나는 연합대학 정책의 우려 지점을 정확히 지적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지금 상황에서 추진되는 연합대학 정책을 폐기할 것을 약속 받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면담에 들어가서 우려 지점을 지적하며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논쟁 끝에'구성원의 합의 없이 연합대학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추가로 부산대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위원회를 꾸리기로 했고 구체적인 위원 구성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지만 학생위원을 충분히 배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성과가 있었던 면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목표 했던 연합대학 정책 폐기를 온전히 달성하지 못했고 '구성원 합의'를 전제로 달았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걱정이 됩니다. "약속은 받았지만 '구성원 합의'를 왜곡 해석하여 끝내 학생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되면 어떻게 막아내야 할까"하는 걱정이 됩니다.
최근 이화여대에서 일어난 일을 보며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화여대는 학위 장사하는 단과대학을 설립하려 했고 학생들은 끝내 막아냈습니다. 학생들은 승리했고 그것은 총학생회가 아닌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중심이 된 성과였습니다. 이를 보며 부산대 학생들은 당면한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화여대를 보며 학우들 개개인이 만들어가고 주인 되는 판이 승리의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반면 지금까지의 부산대 총학생회는 중앙집행부와 대의체계에서 판을 만들고 학우들에게 참여를 호소하는 형태로 사태 대응에 나서왔습니다. 학우들과 함께 하고자는 했으나 만들어진 판으로 학우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는 점이 뼈아프게 반성되었습니다.
여전히 총장님은 연합대학을 추진하고 싶어 하시고 그것을 교육부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희망적인 기억이 있습니다. 2011년 부산대 학우들은 자발적으로 학생총회에 참여했고 부산대·부경대 통폐합을 막아냈습니다. 학생총회를 제안한 것은 학생회였지만 자리를 채워 총회를 성사 해낸 것은 5,440명의 학우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학우들과 함께 해내면 어떨까 싶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학우가 주인으로 선다면 반드시 이번 사태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합대학 정책이 무엇인지 이에 대한 생각은 서로 어떤지 학생들 안에서 정확히 알고 토론하여 총의를 모아 헤쳐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회에서 만드는 판 없이 학우들이 판을 만들어가고 학생회가 뒷받침하는 이러한 시도를 해본 적이 없기에 막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정확히 그리고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 이번 사태는 학우들이 온전히 주인으로 서야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총학생회가 제대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시작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거나 공개 토론회를 여는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들은 아직 구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우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번 사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학우 중심으로 해결하고 총학생회가 뒷받침하는 방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이 방안이 좋으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까요? 의견 많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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