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바보같은 제 자신이 미치도록 싫어요.

착한 박2016.08.08 10:17조회 수 1356추천 수 10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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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이라 용기내서 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긴 글이 될거 같아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남들에겐 말하지 않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듭니다.

어릴때부터 저희집은 경제적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편에 속했고 겉모습으론 문제될게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속은 많이 달랐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싸우셨고 아버지는 집안에 물건들을 집어던지고 부쉈습니다. 전 아버지가 정말이지 너무 무서웠고 아버지는 "돈을 많이 벌어주는데도 아들놈은 날 무서워하는구나"라며 가정에는 관심도 가져주지 않고 집에만 오시면 싸움만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굉장히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부정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항상 혼자 다녔습니다. 중학교에 와서는 애들이 저를 때리기 시작하더군요. 엄청난 폭력은 당해본적 없지만 그냥 심심하면 한대씩 치고 가고.. 하지만 중1때 처음 친구란걸 사겨봤고 죽이 잘 맞아서 항상 같이 다녔습니다. 비록 한명이지만^^
중2때는 다른 친구를 한명 사겼는데 같이 맞고 다녔습니다. 별명이 쌍쌍바였습니다. 같이 맞는다고. 그 친구랑은 지금도 같이 연락합니다.
하지만 항상 맞으니깐 주말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말이 되니 또 부모님이 싸우셔서 저는 어느 하루도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창피하지만 집에 경찰까지 왔었습니다. ㅎㅎㅎ

그 후 저는 어떤 계기로 해외에 나가서 몇년을 살다왔습니다. 거기서도 저는 소심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아무도 절 괴롭히지 않고 먼저 다가와 같이 놀자고 해주더라구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몰라주는 친구들이었지만 17살 저는 생전 처음으로 생일파티라는 걸 해봤습니다. 가장 행복한 몇년이었습니다.그리고 거기서 성격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 뒤 저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부산대를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한국 아이들을 다시 마주한다는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대학교라 그런지 아무도 저를 때리지도 않고 뒤지고 싶냐고 묻지도 않는게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트라우마때문인지 말을 먼저 못걸겠고 결국 아싸로 대학 다니게 되더군요. 몇몇 알게 된 사람들은 2달에 한번 만날까말까. 혼자 생활하는 대학생활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연애요? 당연히 못합니다. 말 주변도 없고 소심하고 밀당도 못해서인지 처음엔 호감을 가지고 놀러가자고 했던 여자분들도 저랑 2번정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연락 끊어지더라구요. 밀당을 왜 해야되는지도 모르겠고 좋으면 여자던 남자던 연락하면 될텐데 잘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ㅠ 전 해외있을때 캐나다 여자애랑 연애 한번 해본게 다입니다. 그녀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별로 말을 하지 않아도 그리고 재미없어도 절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재잘재잘 말하던 친구였는데 그 수다가 귀찮을때도 많았지만 요즘 너무 그 수다가 그리워서 몇번 운적도 있습니다.

전 아마 한국에서 결혼도 못할거 같습니다. 아버지는 요즘은 물건 집어던지거나 그렇지는 않으십니다. 그리고 저보고 돈은 많이 줄테니 최대한 빨리 결혼하라고 하십니다.
저는요 결혼을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빠처럼 살게 될까봐 무서워서요. 저도 변하면 자식들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자식들이 집에 들어오기 싫을거고 학교가면 적응도 못하거나 비뚤어질것만 같습니다.

저는 이제 다소 늦은 나이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왜소하고 운동 못하는 저는 두렵습니다. 또 어릴때처럼 맞게 될까봐. 또 욕먹고 사람들이 무시하고 짓밟힐까봐.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겁니다. 무시당하고 대놓고 욕 먹는게 그리고 이유없이 맞는게 어떤 느낌인지. 저도 걱정만해대고 소심한 제가 너무 싫습니다.부디 무사히 전역하게 해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민만 쓰려고 했는데 자서전이라도 쓴거 같아서 두서도 없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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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나 헬스를 시작해보시는건 어떠세요? 기술이 늘고 몸이 좋아지고 이러면 자신감이 좀 붙더라구요!! 아니면 문창회관에 심리상담하는 프로그램 한 번 신청해 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ㅎㅎ
  • 어릴적 저희집 가정환경과 유사하면서도 훨씬 심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부산대 오신 것,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도 가정에서는 힘들었지만 좋은 친구들 만나서 잘 버텼던 것 같습니다. 글쓴이분도 어릴 적에는 그랬지만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대는 정말 별거 없습니다. 저는 육군에서 나름 빡세다는 부대 나왔지만 크게 힘들다고는 못 느꼈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고, 부산대 정도면 육군가서 정말 똑똑한 편입니다. 체력적으로도 남들보다 뛰어나기만 하면 군대에서 힘든 일 하나도 없습니다.

    글을 쓰고보니 힘든 사람보고 힘내라고 하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실 꺼에요 힘내세요.
  • 외국 생활 하다 오셨으면 토익이나 토플 따서 카투사에 지원 해보세요~ 그나마 안정적으로 군생활 하실 수 있을 꺼예요~! 군대 예전보다 나아져서 이유없는 폭행. 폭언. 위에서 제제하고 못하는거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암암리에 억울한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당하고 자신있게 행동하시며 군생활 하다보면 시간 금방 지나갈 꺼예요~ 나중에 고참되면 또 생활이 편해진다고 들었고요~ 해양경찰 남친을 두어서 군생활 관련해서 이야기 많이 듣는데, 카투사 가실수 있으면 최대한으로 가시구 토익 토플 점수 있는데도 뺑뺑이로 무작위 추첨 안되시면 공군이나 의경가세요~!!! 힘내세요~ 심성이 고우신 분 같은데 다 잘 될꺼예요~
  • 형님 진짜 리스펙합니다. 아무리 익명이라도 솔직하게 벗을 수 없는게 사람인데 솔직한 말과 글을 보고 짧은 글이지만 감동받은것같습니다. 형님은 강한사람이십니다. 아직 잘 모르고 계신것같은데 강한 내는사람만이 강한사람이 아닙니다. 작은 소리로 짧은 글로 다른 사람에게 공명을 일으키시는 형님은 정말 강한 사람입니다. 얼마나 힘든 시간 보내오셨을지, 지금 군입대를 앞둔 형님의 생각을 사실 저로서는 감히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형님, 형님께서 생각하시는것만큼 세상사람들은 아니 우리나라사람들은 추악한자들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곳도 상식이 통하는 성인들이 있는곳이고 진실함이 통하는 곳입니다. 형님께서 할수있다는 마음가짐만 가지신다면 충분히 그곳에서도, 또 다른곳에서도 그 어떤 목소리보다 크고 강한 공명을 일으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형님께 어쩌면 상처받으실수도 있는 말, 던질 입장이 아니라는것은 압니다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을 적어드릴까 합니다.

    '자기자신을 동정하지마라. 그건 비열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 닉네임마저 착하시네요! 응원합니다!!
  • 힘내세요~ 홧팅!
  • 그리구 님이 왜 바보같아요 ㅠㅠ 전혀 아니구만 무사히 전역하기를~^^ 응원할께요~~
  • 군대를 두려운 대상으로 보시지 마시고 앞으로 사회 생활을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되도록 맘 단단히 먹고 이겨내세요. 힘내요
  •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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