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 들어볼래?

피로한 개비자나무2012.11.29 00:17조회 수 1259추천 수 3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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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이가 많지. 그리고 연애도 이 나이때 까지 한번도 못해봤지. 학교에 아는 사람은 하나 없지.

 

날도 추워지고 너무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오늘 연구도서관? 맞나? 그 제1도서관맞지? ㅋ

 

멀티미디어실에서 과제하고 있는데 참 이쁜분들 많으시더라. 난 과제를 하는둥 마는둥 ㅋㅋㅋㅋ

 

그러다가 인터넷 창을 하나 열었는데 모니터가 다 까매지고 가운데 작은 사진만 뜨는거야. 그 까만 부분으로  옆자리 아이 얼굴

 

이 거울로 보는것처럼 잘 보이는거야.

 

보고는   '와... 이쁘다 ㅋㅋ'

 

근데 옆모습만 비춰져서 검증이 안된거지.....한 몇초간 그 창 띄워놓고 가운데 사진 보는척! 하면서 옆에 까만 배경으로 계속 주시했지 ㅋㅋㅋㅋ 옆모습은 이뻣음 ㅋㅋ

 

말 걸어야겠다!! 싶었지.  근데   이게 첫말을 꺼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저런상황에서  내가 가져왔던 용기들을

 

다 모아서 또  그것에 백만배 정도는 해준 용기의 힘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 용기의 힘을 가지기 위해.....일단 칫솔과 치약을 들고 화장실로 갔어. 양치를 하는 3분동안 난 스스로 엄청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었지. 사실...자신감보다는... 안되도 그만! 이여자는 이제 안 볼여자!! 라는 식의 위안을 삼을려고 했다는게 더 맞는 말인것 같아 ㅋㅋㅋ

 

양치하고 들어오면서 정면으로 제대로 한번 볼려고 그분 앞으로 지나가는데 모니터위로 이마만 보이더라. 이마도 이쁘더라 ㅋㅋ

 

어떻게 앞모습 제대로 한번 볼려고했는데 벌써 그분 앞에서 몇초간 멈춰 서 있은 후라 더 있다간  눈치 챌것 같아서 .

 

일단 옆모습과 이마본 것까지 만족을 하고 자리로 왔지.

 

언젠가 인터넷에서 헌팅의 기술인가 하는식의 동영상을 본적이있었는데 거기 보면 한 학생이 지하철에서 여자분에게

 

말을 직접 하는게 아니라 자기 할 말을 폰에 써서 보여주고. 또 지우고 다시 써서 보여주고 하는식으로 해서 번호를 받아내는걸 봤거든.

 

그래서 나도 폰을 켜고 메모장을 열었지 ㅋㅋㅋ

 

"저는 xxx학과 3학년 인데요. 과제하시는데 죄송한데 연락처좀 알수 있을까요?"

 

이렇게 쓰고 이제 보여줘야하는데....쓰는동안 어느새 다 날라간 나의 간신히 모아둔 용기들. 

 

 이게 팔꿈치가 쫙~펴져서 딱! 보여줘야 하는데.

 

 아이를 품고있는 어머님마냥   웅크리고 앉아  폰만  꼼지락 거리고 있는 나의 수줍은 손가락들 ㅋㅋㅋ

 

속으로 바보같은 내 모습에 욕한번 시원하게 하고 드디어  몸을 옆으로 살짝 돌렸다? 와 진짜 거짓말같이 등을 돌리자마자 그 여자

 

분 갑자기 말을 하시는거야. 놀래서 살짝 곁눈질로 보니깐  친구(여자)분이 오셔서 두분 얘기를 하시더라.

 

 

'아.제발 좀 빨리 가주세요..전 지금 엄청난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6시까지 내야했던 과제는 이제 안중에도 없었지. 그때 시간 5시 40분?? ㅋㅋㅋㅋ

 

드디어 여자친구분 가시고..난또 심장이 두근거리 시작했지.

 

아..진짜 이 죽일놈의 용기. 내가 넋살좋고 주위 눈치는 신경도 안쓰는 그런 쿨한 위인도 안되는지라...

 

머릿속으론 벌써 열번은 폰을 넘겨줬을꺼야. 그러다가 또 인터넷에서 본게 기억나더라.  

 

 '이성에게 다가갈려면 10초 이상 생각하지마라. 10초가 넘어가면 이미 그게임은 끝난것이다' 라고 어떤 헌팅의 고수님이 말한 명

 

언이 생각나더라.

 

속으로 샛지..1초.2초.3.초....4........

 

 

4초 쯤이었지.

 

"저기요"

 

부르니깐 옆으로 돌아보더라. 정면을 제대로 봤는데ㅋㅋㅋ 완전 이뻤음 ㅋㅋㅋ

 

폰을 주며 미리쓴글을 보여줬지.

 

주면 두손으로 받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음. 그래서 정말 뻘쭘하게 그분 책상위에 놓았음

 

다 읽으 신것 같길래 다시 아무말 없이 폰을 거뒀지.

그리고는 "6시까지 과제내야하는것도 그쪽때문에 집중이 안되네요ㅜ"

 

이걸쓰는데. 아 하면서 느낀게 이게 좋은 방법이 아닌것 같더라고. 손가락이 떨리니깐 오타나고 그걸 또 지웠다 썼다.

 

이 짧은 글 쓰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던것 같애

 

다시 책상위에 뒀지. 그리고 이젠 내 입으로 직접 말했지. "저기..연락처좀..."

 

 

그분.."저.남자친구 있어요."

 

"아..네..죄송 하 .ㅂ...니...다....." 

 

말도 제대로 끝도 못맺고 ... 쪽팔려서 바로 자리 뜰려니깐 ...어휴..이 ㅂ.ㅅ..... .....짐을 미리 싸두고 했어야했는데 ...바로 나가지도 못하게

 

널부러져있는 나의 볼펜 지우개..책들......

 

그래도 최대한 급한 티 안낼려고 주섬주섬..하지만 내 속은 이미 다 탔음. 모니터에 꽂혀있는 이어폰은 왜 또 그렇게 안 빠지는지...

 

짐 다싸고 나왔는데.기분 정말 울적했음 ㅋㅋ

 

아 폰으로 말을 건건  지금 글쓰면서도 정말 .ㅂ.ㅅ... 같은 짓인것같음.  이런식으로  번호 받은거 동영상 올린놈 잡아서 묶어놓고 이거

 

조작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음.

 

내폰이 두번 오가고 내입으로 번호 좀 달라고 할때까지 그여자분 한번도 안웃으셨음. 그게 더 비참함ㅜ

 

그리고 남친있다고 한것도 거짓말이겟지. 내 얼굴이 그냥 오징어같아서.....길게 얘기 하기 귀찮으니깐 그랬던것같기도하고..

 

학교 혼자 한 3바퀴 돌면서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현실이 조금 슬프더라..친구한테 전화걸어 좀전에 얘기들려주니 친구놈

 

계속 웃으면서 실컷 욕해줌...욕듣고 나니 기분이 좋아짐ㅋㅋㅋㅋ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지하철역갔는데 사고났다고 운행안다고함. 걸어서 다시 정문으로 갔는데 평소 안타던 버스 한번 타봄

 

결국 잘 못내려서 한참 걸음....기분이 그냥그냥...그냥........

 

쓰다보니 엄~ 청 기네ㅋ 그냥 내 얘기 다 하니깐 일기 쓴듯 속이 후련하다 ㅋㅋㅋ 지금 나오는 노래  JO- 내가있을게

 

세줄요약.

연애경험 무.

오늘도 패 하나 올림.

나에게 여자란?   엄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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