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문학, 무지개로 채색하다’
우리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이하 한문연)에서 개최한 인문주간 행사의 주제다. 이 행사는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이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하는 행사일뿐 아니라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이 주제의 일환으로 지난 24일 ‘지역사와 길(동래문화유적 탐방길)’이 열렸다. 이 행사는 우리 고장의 역사적, 문화적 숨결이 담겨있는 길의 의미를 찾음과 동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문연 김동철(사학) 소장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색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함께 걷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상에 앉아 연구하는 인문학이 아니라 직접 나가고 만나보는 시도를 위한 인문학이 되는 것이 행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행사는 나사함발달장애인복지관의 학생들과 자원봉사를 지원한 대학생·시민들이 둘씩 짝을 지어 손을 잡고 이동하며 함께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지역사와 길(동래문화유적 탐방길)’에서 참가자들이 걸었던 동래읍성과 복천박물관 일대는 부산이라는 지역을 이해하는 데 있어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동래읍성은 임진왜란의 첫 격전지고 복천박물관의 복천동고분군은 삼한시기의 향토문화 변천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들이 많이 출토돼 역사 속 부산의 모습을 알 수 있다. 한문연 오미일 HK교수는 “외세침략 후 조선시대 원도심 역할을 하던 동래는 예전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전통이 있는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낸다”며 “소통이 어려운 장애인과 청소년에게 이 길을 걷는 주체로 거듭나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지개로 채색한다는 의미처럼 이 행사에는 다양한 이들이 참여 해 함께 길을 걸었다. 조주현(특수교육 2) 씨는 “예전부터 장애인과 함께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반기는 이들도 많았다. 하문웅(수영동 69) 씨는 “평소 부산 여러 곳에서 길을 따라 걷는 행사에 참여했지만 장애인과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다”며 “장애인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이 그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박지연(브니엘여고 2) 씨는 “장애인들에게 가졌던 편견을 덜어낸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우리와 별 차이가 없는 이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중요성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문연은 ‘지역사와 길(동래문화유적 탐방길)’외에도 지역 속 다양한 색깔을 가진 주체와 주제를 조명한다는 내용으로 돌산마을 노인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개최한 ‘할머니, 사진, 그리고 이야기’, 청소년들의 문화체험 확대를 위한 ‘몸으로 풀어내는 부산 이야기’ 등을 연 바 있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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