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우리 공동의 미래, 교양교육

부대신문*2011.09.28 15:04조회 수 1819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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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니는 대학의 기원은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 대학에는 교양학부와 고급학부가 있었는데 후자는 신학, 법학, 의학으로 구성됐다. 우리가 대학을 졸업할 때 쓰는 학사모도 교양, 신학, 법학, 의학을 상징한다고 한다. 몇몇 실용적인 학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양이었으며, 교양학부 교수가 대학에서 가장 지도적인 인사였다.


근대 이후에 학문은 분화에 분화를 거듭한다. 17세기에는 과학이, 18세기에는 사회학과 경제학이, 19세기에는 공학이, 20세기에는 경영학이 탄생했다. 또한 19세기에는 과학이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으로, 20세기에는 공학이 기계공학, 전기공학, 화학공학 등으로 분화됐다. 이제 부산대학교만 하더라도 130여 개의 학과(부)가 있을 정도로 학문 세계는 방대해졌다.


그러나 본인의 전공이 무엇이든 간에 공통으로 이수하는 영역은 교양이다. 사실상 교양은 모든 학문을 연결해주는 매개물이다. 이러한 교양교육을 우리학교는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가? 우리학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양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 학생들은 교양과목을 통해 어떤 교양을 쌓고 있는가? 과연 부산대학교를 대표할 만한 교양과목은 존재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학교의 교양교육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현재의 교양교육 교과과정이 적절히 설계돼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말하기와 글쓰기를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좋은가? 실용컴퓨터를 교양필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교양선택을 사상과 역사, 사회와 문화, 문학과 예술, 과학과 기술, 건강과 레포츠, 외국어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실효성이 있는가?


둘째, 교양선택과목의 경우에 전임교원이 1/3 이상을 강의해야 한다는 원칙은 재검토돼야 한다. 부산대학교의 전임교원이 모든 영역의 학문을 포괄할 수도 없는 데다 이러한 원칙은 부산대학교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비전임교원에게도 강좌 개설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부산대학교를 대표할 만한 교양과목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핵심교양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핵심교양과목을 개발해 학생들이 교양의 진수를 맛보게 해야 한다. 이런 과목은 많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대형 강좌로 하되 학교가 적절한 지원을 해주면 가능하다. 마치 마이클 샌델의 강의처럼.


마지막으로 밀양캠퍼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밀양캠퍼스의 경우에는 적절한 수의 교양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학생들이 선택권을 발휘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밀양캠퍼스에서 최소한의 교양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각종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지원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부산대학교의 교육과정은 4년을 주기로 개편된다. 2013년이면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될 것이므로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하여.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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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비회원)
    2011.10.4 11:19

    일단 교양이 교양다워야 하는데 교양답지 않은 과목들이 좀 있음

    강의 제목으로 낚시하는 교수님들이 상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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