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 수학과 4학년 김근수입니다.
저는 저번에 글을 쓰고 나서 연합대학 문제에 신경 쓰느라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해야 할 일이 있고 연합대학에 관심이 있는 현명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글을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정리하고 더 이상 연합대학과 관련해서 코멘트를 달지 않겠습니다.
우선 저는 총학생회에 대하여 어떠한 악의를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8학기 째 학교를 다니는 사람으로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학생회비를 냈습니다. 한 번을 내지 않았던 때는 저번 학기였고, 그 전에 부총학생회장의 제적사건과 대리투표로 인해 총학생회장 사퇴로 불만을 가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학생회비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번 학기 때 총학생의 모습을 보며 열심히 하고 있다 생각하였고, 좋게 평가하였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 학생회비를 냈습니다.
평소에 저는 머리 감는 것도 귀찮아서 학교 가는 날의 반은 머리를 감지 않습니다. 그러한 제가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피곤한 일임에도 실명을 밝히면서까지 글을 썼던 이유가 있습니다. 비민주적인 의견수렴과정을 하고 있는 총학생회와 자신의 이해관계가 맞는다고 해서 그러한 총학생회의 행동을 묵인하고, 거드는 행위에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현재 총장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저 역시 7월 말에서 8월 초쯤 언론을 통해서 연합대학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불쾌하였습니다. 그런데 8월 초에 총장과 총학생회가 한 대화에서 해명하는 것을 보고, 그 해명이 타당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 이후로 총장에 대한 불신을 버리고 총장을 신뢰해오고 있습니다. 왜 총장을 신뢰하는지 ‘1. 다음 주 투표를 하는 시기에 관한 것’에서 적겠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1. 다음 주 투표를 하는 시기에 관한 것
2. 비민주적인 의견수렴과정
1) 학생들의 알 권익을 막는 총학생회
2)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고 행하는 다수결의 폭력
3) 투표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의 중립성 훼손
3. 정의롭지 못한 학생들의 태도
1. 다음 주 투표를 하는 시기에 관한 것
우선 저는 연합대학을 시행하기 위한 절차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우선 총장이 연합대학에 대한 비전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총장과 대학본부가 자체적으로 논의하며 교육정책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구체적인 연합대학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학교 구성원들에게 공론화 하여 그 때가서 찬반투표를 하던 피드백을 하던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총장이 제가 생각하는 절차에 따라 절차에 맞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총장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다음 주 투표를 하는 시기에 관한 것도 제가 생각하는 절차와 맞지 않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모델이 없는 이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내적인 실효성에 대한 성찰이 제외된, 교육부와 총장의 불신에 대한 투표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 투표로 우리의 불신을 보여주는 것도 타당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는 것이 ‘연합대학의 찬/반’이라는 점에서 이 투표의 결과는 앞으로 연합대학의 논의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감정적인 면을 줄이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2. 비민주적인 의견수렴과정
1) 학생들의 알 권익을 막는 총학생회
학생들은 각자의 학업이 있고 생활이 있기 때문에 연합대학에 관련된 정보를 직접 얻기가 힘듭니다. 각 학생들이 직접 총장이나 대학 본부에 직접 질문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총학생회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사항들을 모아 총장이나 대학본부에 질의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 총학생회가 반대를 한다고 천명하고 편향적인 정보만을 알려주는 상황에서 우리들의 정상적인 질의 과정은 불가능 합니다. 이러한 의문과 의혹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은 불가능합니다.
2)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고 행하는 다수결의 폭력
우리 민주주의 사회는 다수의 의사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다수결의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수결의 원칙이 만능은 아닙니다. 독일의 나치당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제 1당이 된 사례를 통해 다수의 의견 역시 틀릴 수 있다는 것은 역사가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수의 의견 속에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그 사람들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 역시 존중 받아야 합니다.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은 대화의 장을 열어 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타당한 의견은 결정에 반영해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표결을 하여 다수의 의견이 통과가 되면 소수의 사람들 역시 그 결과를 인정해야 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의견수렴과정은 소수의 입장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고, 이것은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고 행하는 다수결의 폭력입니다. 과거 국회에서 직권상정을 해 다수당의 법안을 마음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던 것처럼,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와 함께 합의와 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백번 양보를 하여서 총학생회가 이번 사안은 굉장히 위급한 사안이고,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여 민주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번 행위는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게 위급한 사안이면 20일이나 되는 시간을 주는 것은 무엇이며, 왜 그 긴 시간 동안에 학생들이 연합대학에 대한 의문점을 모을 생각은 아니하고, 소수의 입장 역시 들어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입니까?
3) 선거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의 중립성 훼손
9월 20일에 발표된 학생총투표 시행 공고를 보면 6번에 총투표와 관련한 규칙과 운영 방식을 정하는 권한을 중앙운영위원회에 위임하여 진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앙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은 총학생회장이며, 여러 단대회장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투표관리위원장 역시 총학생회장입니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중립성 훼손은 투표 규칙과 운영방식의 공정성에 상당한 의혹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3. 정의롭지 못한 학생들의 태도
학생들은 각자의 학업에 열중하고, 빠듯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연합대학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연합대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는다고 해서 총학생회의 행동을 묵인하고, 거드는 행동은 굉장히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할 것입니다. 2차세계대전 직전에 독일 국민들이 유태인 탄압을 자신의 이해관계가 맞는다고 해서 묵인하여 유태인 학살로 이어졌고, 히틀러가 보여주는 야욕을 묵인하였기 때문에 패전 직후에 독일 국민의 인권이 유린당하였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우리 학우들의 현명함으로 대학사회의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저는 다시 수학의 나라로 떠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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