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우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학생 총투표를 성사해주세요!
연합대학 찬/반 총투표는 이렇게 추진돼 왔습니다.
6월 9일 총장님은 취임식 자리에서 연합대학에 대한 비전을 처음 밝히셨습니다. 이후 7월 22일 부산대에서 열린 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총장님이 연합대학 방안을 참석자들에게 제시했고 참석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7월 22일 이후 연합대학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고 기사를 접한 부산대 학우들 사이에서 연합대학 문제는 공론화됐습니다. 학우들의 의견은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지점과 분노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우려 지점은 부산의 4개 국립대를 연합하는 방안으로 인해 2011년에 학생총회로 막아냈던 ‘부산대-부경대 통폐합’이 재현될 것이라는 것이었고, 분노 지점은 연합대학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이 구성원들과 먼저 논의되기는커녕 2011년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게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교 본부와 총장님께 학우들의 우려와 분노를 전달했고 8월 4일 총장님 이하 본부 보직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구성원 다수의 반대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국립대학 연합대학 체제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문서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총장님께서는 약속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연합대학에 대한 얘기를 꺼내오셨습니다. 저는 마이피누와 SNS를 통해 학우 여러분께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하고 방안을 함께 고민해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또한, 학생회 배움터를 통해 대의원들의 의견도 물었습니다.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많이들 제안해주신 것이 학생 총투표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했고 총장님께서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시겠다고 하신 만큼 총투표로 학생들의 총의를 모아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9월 9일 대의원 총회에서 총투표 결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전체 학생회는 현재까지 총투표 성사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총장님은 총투표를 미루자고 하십니다.
그런데 총장님은 총투표를 미루자고 하십니다. 연합대학은 아직 비전일 뿐이고 안이 없기 때문에 찬성 반대를 논할 것도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총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정말 안이 없습니까? 총장님은 학내에서만도 수차례 간담회를 가지시며 연합대학에 대해 설명해오셨습니다. 도서관 공유와 연합 기숙사 추진 그리고 유휴부지 공동 관리를 통한 재정 확보 방안을 제시하셨고 분야 별로 나누어 어떤 캠퍼스에서는 연구 중심으로 육성하고 또 어떤 캠퍼스에서는 교육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등 매우 구체적인 연합 대학 운영 방안을 제시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공식 석상에서도 큰 그림 제시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연합대학을 제시하고 추진 의사를 밝혀오셨습니다.
총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찬성 반대를 논할 수 있는 안은 세부 일정까지 계획된 추진 직전의 안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저는 지금 제시하고 계신 안이 충분히 구체적이라고 생각하며 찬반 논의 또한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께 부탁 말씀 드립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학령인구감소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교육부는 국립대에게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연합대학은 이러한 책임전가성 주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소통 과정에서 총장님이 말씀하셨듯이 연합대학은 총장님만의 생각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교육부가 준비해 온 국립대 구조조정 방안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국립대는 부족합니다. 전국의 대학 중 국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입니다. 이는 OECD 평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비율입니다. 나아가 국립대를 비롯한 고등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금 또한 여타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건들기 손쉬운 국립대를 구조조정의 선봉장으로 내세우려 하고 재정지원을 늘일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2012년 대선 공약이었던 '고등교육 재정을 GDP대비 1% 수준까지 확충‘의 실현은 내년에 대선을 앞둔 지금까지도 요원합니다. 저는 연합대학 정책은 교육부가 역할을 다하지 않고 손쉽게 학령인구감소에 대비하려는 것이며 지금은 산적한 대학 문제들의 해결과 공약 이행을 교육부에 주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저에게 총장님께서 반대하고 비판하는 용기도 좋지만 때로는 좋은 정책에 과감히 응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하셨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립대의 상황이 고등교육의 상황이 교육부의 정책에 응하는 용기를 요구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가 직선으로 뽑은 총장님께서 국립대 맏이 대학인 부산대학교의 수장으로서 교육부를 향해 지원부터 똑바로 하라고 요구하는 용기를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우 여러분 총투표를 성사해주세요!
저는 지금의 연합대학 방안은 우리 학우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훼손할 뿐이며 국립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연합대학은 현재 논의 수준이 아니며 교육부가 밀어주고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부총리는 당장 내년부터 연합대학을 구성하는 국립대에 연간 1천억원씩 4년간 지원하겠다고 언급했고 총장님도 관련 사업에 참여할 의사를 갖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저는 우리 학우들의 의사를 지금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회는 발 빠르게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총장님과 본부는 갖은 수를 동원하여 총투표 연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투표는 지금 반드시 성사해야 합니다. 이에 학우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우리들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표현하고 모아내는 학생 총투표를 꼭 성사해주세요. 저는 이번 총투표가 학우들의 손으로 성사되고 그 결과는 학우들의 권리를 지켜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총투표가 끝나는 날까지 학내 곳곳에서 학우 여러분께 전심으로 투표를 호소하겠습니다. 그리고 총투표 결과에 따라 대표자로서 책임 있게 행동하겠습니다.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투표장에서 학우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총학생회장 유영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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