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다고 하기엔 너무나 먼 사람에게

뚱뚱한 쪽동백나무2016.10.09 01:27조회 수 3187추천 수 19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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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단 말 이제야 알죠라는 노래 가사가 제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유독 낯을 많이 가리던,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남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 하던 그런 사람.

처음에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먼저 걸었던 그 말들로 이렇게까지 친해지고, 또 가까워질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지금은 매일 생각이 날 정도로 가까워져 버렸네요.

지난 몇 년간 서로 주고받던 연락들이 이렇게까지 마음이 아릴줄이야.

처음 그 사람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저 감기겠거니, 별 일 아니겠거니 대수롭게 넘기지 않았다면 이럴 일은 없었을까요.

정말 착한 사람은 신이 일찍 데려간다는 말, 그 말이 정말 사실이였던걸까요.

처음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그 병이 단순한 병이 아님을 진단받고 나오는 그 심경은 어땠을지,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가는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 그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지 저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겠죠.

곱디곱던 그 얼굴은 하루가 다르게 앙상해져가고 찾아 갈 때마다 애써 태연한 척 하는 그 사람을 보는, 마음이 아파 제대로 얼굴도 보지 못 하는 제 마음은 알고 있었을까요.

코스모스를 보러 꼭 가고 싶다던 당신의 말에 웃으며 가자고 말 했지만 그 뒤에 감쳐진 제 눈물을 당신은 볼 수 있었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까 아파도 혼자 끙끙 앓고 남들 앞에선 항상 밝은 얼굴로 웃던 사람.

매일 말라가는 자신을 보며 이제야 다이어트를 성공했다고 발게 웃어주던 사람.

가을이 오는 몇 달을 못 기다려 먼저 멀리 가버린, 제가 좋아했던 사람...

원래 떠나는 사람이 더 힘들다는데 남겨진 사람이 이렇게 찢어질 것 같은데 떠나는 당신은 오죽했을까요....

이제는 아프지 않을 그 곳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코스모스 만발한 정원에서 편히 쉬고 있을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따라 무척이나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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