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이랑.
그냥 내가 좋아서 사귀자고 해서 사귀게 되었고.
이 인간 지가 먼저 연락하는 적이 별로 없긴 했지만,
내가 연락하면 꼬박 꼬박 답 오고 만나면 또 좋고.
'여자친구'라는 걸 사귄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지,
나라서 사귀는 건지 좀 의심이 갈 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면 된거다 된거다.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공부랑 연애 말고 아무 것도 안하던 가난한 1학년 때였으니.
열두시간씩 걸려서 생일선물 만들어주고. 손편지 써주고.
내가 수업 먼저 마치면 강의실 앞에 가서 기다리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너무 내가 열심을 내니까 지치더라구요.
'좋아하는 정도'라는 걸 저울 처럼 달 수 있다면,
그렇게 주고 또 줘서, 남자친구 쪽의 무게가 나보다 무거워졌을 무렵.
'너, 착한애고. 믿으니까. 2년, 기다려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라더군요.
그제서야. 아니라고 나 니가 생각하는 거 처럼 착하지 않다고.
기다려주길 바라면 더 있다 가라고 그랬는데 말을 안 듣더라구요.
결국 겨울 방학때 고민하다가 되게 못되게 찼어요, 제가.
이미 지쳤는데, 뭘 어떻게 더 기다리겠습니까.
아마 그 친구는 나를 천하의 나쁜 년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했으니.
...
착한 여자를 나쁜 여자로 만드는 거, 그거 쌓이면 그렇게 되는 겁니다. 별 거 없어요
있을 때 잘하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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