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든 것에 있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하는 시간.
약속 장소에 나가는 시간.
비디오로 본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고 나서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당신은 스톱 버튼을 누르며,
심지어 전화 받을 때도 벨이 다섯 번 이상 울린 후에야
겨우 받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그러니 당신에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어쩌면 사랑하는 일에도 당신은 똑같은 속도를 고집할지도 모른다.
그게 문제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 시간을 송두리째 나에게 내줄 수 있냐는 거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내준 그 시간 동안 당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겠냐는거다 .
당신이 시간을 사용하는 것처럼 늘 익숙하고 늘 당당한 것이 아니라
조금은 애절하고 조금은 울컥하는, 그 무엇이었으면 하는거다.
나는 그렇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당신의 습관을 이해하고,
당신의 갈팡질팡하는 취향들을 뭐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당신이 먹고 난 핫도그 막대를 버려주겠다며 오래 들고 돌아다니다가
공사장 모래 위에 이렇게 쓰는 것,
사 랑 해
그러니 나에게 시간을 달라.
나에게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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