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벌써 한달이나 지나가버렸다.
시간이 빠른건지, 내가 무감각해진건지 잘 알수가 없다.
하루종일 멍때리다 티비를 보며 웃다, 배고프면 먹고, 잠오면 자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겨울이 왔다.
우리가 헤어진 그 날은 말 그대로 추적추적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이렇게 찬바람이 불고 을씨년스럽게도 눈이 내렸다.
내가 너에게 말했던 세번의 헤어짐이 너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을까봐 걱정이 된다.
네가 항상 내게 말했듯 난 그냥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사람인가보다.
나조차도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모르겠으니.
그래도 난 아직 괜찮다.
오늘같은 날이면 취기가 충분히 올라올 만큼 술을 마신 후,
이렇게 약간 쌀쌀하다 싶은 바람이 부는 시간이면, 가끔 네 생각이 나는걸 빼면 멍하니 편안한 마음이다.
괜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혼자서 침대위에 누워 멜로영화라도 한편보고 있으면 잡생각까지 사라진다.
영화가 끝나면 엔딩크레딧까지 끝나길 멍하니 기다리면서 다시 한번 곱씹어보곤 예전을 추억하곤 한다.
그 기억이 내 머리속에서 영화속의 장면과 오버랩되기 시작하면 이제 술기운이 사라진다.
내 이십대는 항상 네가 있었기에 나는 그랬는지도 모른다.
너에게 기대고 의지하고, 그리곤 나혼자 제풀에 지쳐 떨어지곤했었다.
한달이 지나니 이제 내 마음이 무엇인지를 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하나는 알 수 있다.
우리의 사랑이 어떠했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랑이
빛났던, 혹은 어두웠던
행복했던, 혹은 슬펐던
모든힘을 다해 사랑을 한 후에는 쉬어야 한다.
다시 되돌아보고, 추억하고 웃고 울고
그 후에 다시 무던히 기다리면 괜찮아진다.
다시 아플지라도, 후회는 하면 안된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익숙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그 '익숙해지기' 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때로는 허전함을 혼자 눈물로 달래야 될 지도 모른다.
대부분이 그렇다.
늘 둘이었던 내가 혼자가 되고, 그 혼자가 된 후의 시간에 '익숙해져야만' 되는 것,
다시 혼자서 지내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분명 만나게 되고, 그렇게 둘이 되었지만.
그 누군가에게 '익숙해' 지면서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새로움을 찾으려 하다,
결국은 다시 새로운 '익숙해지기' 를 시작하게 된다는 것.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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