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 앞에서 통학버스 사업에 대한 플래카드가 붙은 것을 보았고, 수업 직전 유세에서 부후보께서 멀리서 통학하는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통학버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통학버스 사업이 현실성과 타당성이 있는 사업인가에 많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선 대학의 통학은 초-중-고등학교 통학버스 운영과 달리 통학시간대가 불특정합니다. 초-중-고등학교 통학버스는 아침 등교시간 한번, 저녁 하교시간에 한 번 굴리면 그만이지만, 대학의 통학시간은 개개인의 수업시간표에 따라 다양한 시간대에서 통학수요가 발생하게 되고,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교통수단을 선택할 때 금전비용(요금)과 교통수단 접근 및 대기시간비용, 차내 시간비용을 합한 통행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수단을 선택합니다. 만약 운영비용의 절감을 위해 배차를 적게 하면(즉, 배차간격을 길게 하면) 접근 및 대기시간비용이 커져서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고, 수요를 최대한 이끌어보고자 정류장 수를 늘리면 차내시간비용이 증가할 것이고, 빠른 통학을 위해 주요 거점에만 정차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면 접근시간비용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학우들이 총학생회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 사업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Arthur O'Sullivan(2011), 오설리반의 도시경제학, 이번송, 홍성효, 김석영 옮김, 7th ed., Chapter 11.
대중교통에서는 수요량 증가가 운영자 평균비용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수요량이 증가하면 평균배차간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시간비용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모링의 경제(Mohring economies)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만약 수요예측 실패로 예상보다 적은 학우들이 이용하거나, 어떠한 이유로 인해 통학버스 이용을 중지하고 기존의 대중교통으로 옮겨가서 통학버스 사업에 부정적인 수요충격이 발생할 경우, 그 부담은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우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비용이 상승하면 통학버스를 이용하던 학우들마저도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발생되겠죠.
통학버스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고요. 통학버스를 이용할 학우가 충분히 있을지도 고려한 후에 공약을 내세워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학우들의 통행비용을 최소화하여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통학버스사업을 어떻게 추진하고 운영할 것인지, 그리고 통학버스를 많이 이용하도록 할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지 답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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