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보고싶어요

재미있는 감자2016.12.14 03:19조회 수 13587추천 수 74댓글 16

    • 글자 크기
저희 네 식구는 모두 다른 지역에서 각자 생활하고있어요. 아빠는 회사때문에 제가 어릴 적부터 따로 살아 주말에만 만났구요, 저는 고등학생때부터 기숙사 생활해서 집에 잘 없었는데 대학교마저 다른 지역으로 와버렸어요. 언니는 엄마랑 같이 지내다가 올초에 취직해서 서울로 갔고, 지금 본가에는 엄마 혼자 남아 있어요.
엄마는 사람 만나는걸 참 좋아하고 그냥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정많고 그만큼 외로움도 많은 사람이에요.
그나마 언니랑 집에서 제일 오래 지냈는데 언니마저 서울로 가버리고, 엄마 혼자서 잠을 자게 된 첫날. 엄마는 언니가 없는걸 알면서도 언니 이름을 불러봤대요. 엄마가 누워서 티비보다가 스르륵 잠이 들면 항상 언니가 티비랑 불을 꺼주곤 했는데, 언니가 집을 떠난 후로는 아침에 잠에서 깨면 티비가 켜져있곤 했대요.
23평이라는 넓지 않은 집이지만 엄마에겐 그 집이 얼마나 넓게 느껴질까요?
사실 23평 우리집에서 네 식구가 다같이 산 기억은 정말 희미하게만 남아있어요. 기억나지 않을만큼 어릴적에 아빠가 회사때문에 따로 살게 되었으니까요.
네 식구 다같이 한 집에서 지내고 싶어요.
아침이면 엄마가 우리를 깨우고 따뜻한 밥을 먹이고, 하나뿐인 화장실 서로 먼저 쓰겠다고 싸우고, 모두 분주하게 준비해서 회사와 학교로 갔다가 저녁이 되면 다들 한 집에서 다시 만나는.
그리곤 또 다같이 둘러앉아 티비를 보면서 웃으면서 함께 맛있는 밥을 먹는.
지금 그런 생활을 바란다고 해서 이루어질수 없는게 슬프네요. 제가 본가 근처로 취직을 한다해도 네 식구가 다 같이 살순 없잖아요.
얼마전에는 엄마의 생신이셨어요.
시험이 임박해서 집에 가진 못하고 케이크랑 꽃다발을 집에 배송시켰어요.
엄마가 선물 도착했다고 인증샷을 찍어보내줬는데, 엄마가 혼자 상을 펴고 케이크를 꺼내고 촛불을 키고 사진을 찍었더라구요.
케이크를 괜히 보냈다 싶기도 했어요.
물론 생일 당일날 아빠와 함께 보내고 친구들과도 영화보고 밥도 먹고 했대요. 그런데 오늘 엄마가 보내준 사진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엄마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외로웠다고, 사진 자세히 보면 눈물보인다고 하는데 진짜 왠지 엄마 얼굴이 슬퍼보이더라구요.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네요.
시험이 끝나면 주말에 다같이 집에 모이기로 했는데 그때 다시 다같이 엄마의 생일파티를 해야겠어요.
    • 글자 크기
다들 힘든데 어떻게 사시나요 (by 난감한 돈나무) 9시 한경훈 교수님 평생몸관리 시험 저만 어려웠나요ㅜㅜ (by 흔한 둥근잎꿩의비름)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51601 .16 고상한 물양귀비 2016.12.20
151600 다들 힘든데 어떻게 사시나요16 난감한 돈나무 2016.12.18
가족이 보고싶어요16 재미있는 감자 2016.12.14
151598 9시 한경훈 교수님 평생몸관리 시험 저만 어려웠나요ㅜㅜ16 흔한 둥근잎꿩의비름 2016.12.13
151597 여러분 콘돔구입 어디서 하세요??16 명랑한 갓 2016.12.12
151596 오늘 든 생각인데 마이피누에 교환코너도 있었음 좋겠어요!16 명랑한 세열단풍 2016.12.04
151595 김무성교수님 재무관리 족보16 털많은 박태기나무 2016.12.02
151594 초등학생4~6학년이 할만한 재미있는과학실험 추천부탁드려용16 어설픈 아프리카봉선화 2016.11.29
151593 .16 무거운 땅비싸리 2016.11.20
151592 휴대폰 페이백 이런거 잘 아시는 분 있나요?16 다친 산딸나무 2016.11.20
151591 어제 엔씨앞에 놔둔 빵봉지들고가신분ㅋㅋㅋ16 치밀한 겹황매화 2016.11.19
151590 타대교류 해보신분??(국내)16 화사한 노랑물봉선화 2016.11.14
151589 가난한 자취생분들 밥싸게먹는 팁좀 가르쳐주세요16 행복한 하와이무궁화 2016.11.11
151588 학교 좋은 향 나는 나무16 일등 해당화 2016.11.07
151587 과잠...16 고상한 연꽃 2016.11.02
151586 졸업해서 실업자될거면 과제 왜하나 생각해요~16 천재 살구나무 2016.11.02
151585 공대가 취업이 이러한데 다른 단대들은 더 심각한가요?16 청아한 장미 2016.11.01
151584 토론어떻게하면 잘할수있을까요??ㅠㅠ16 초조한 꽃기린 2016.10.31
151583 교수님들 학점 주실때16 정겨운 백목련 2016.10.27
151582 계산기 쓰시는분들, 공부 어디서 해요?16 야릇한 하늘타리 2016.10.1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