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관 경비동의 매점 폐쇄와 용도 전환(택배물보관 + 관리직원 휴식공간)에 대한 글입니다.
글쓴이가 의견을 제시하고, 원생회와 생활원 행정실장님이 답변을 주셨습니다.
식물원 글을 보고 좀 더 많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덧붙여 글을 씁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현 매점 시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생회에서는 진리관 매점 폐쇄 후 택배보관장소와 관리실 직원분들 휴식공간으로 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매점 공간을 생각해보면 과연 그렇게 이용하는 것이 최선일지 생각이 듭니다.
저의 생각은 ① 택배보관장소와 직원휴식시설로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학생이 얻는 편익이 너무나도 적고 ② 또한 직원분들의 복지에 바람직하지도 못하다는 것입니다. ③ 더욱이 생활원의 비용절감 효과마저 불확실한 것이 가장 문제라는 점입니다.
첫째, 학기 중에는 진리관 택배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물론 학기 초에 가끔 택배 물량이 몰릴 때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기에는 데스크 앞이나 벽쪽 사물칸에 보관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면적 수용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택배 물량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진리관 매점 위치에 택배를 보관하는 것이 직원분들의 편의성에 더 저해가 될 수 있습니다. 택배 수령 절차는 원생이 서명하고 관리 직원분들께 직접 받아가는 형식입니다. 진리관 매점 위치에 따로 보관한다고 해서 개인이 스스로 수령할 수는 없습니다(도난 위험 때문). 이런 상황에서 학생이 택배 수령을 요청하면 직원분들은 매번 문을 열고 나가서 택배를 찾아 학생들에게 수령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한 시간에 한 두번이면 괜찮겠습니다만, 저녁 시간에는 수십 명이 연달아 택배 수령을 요청할텐데,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택배수령확인이 가능할까요? 과연 더 효율적인 택배 수령 시스템이 될 수 있을지 학생과 직원분들의 의견수렴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둘째, 과연 택배보관장소와 직원분들 휴식공간을 같은 공간에 배치하는게 올바른가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택배보관장소와 휴식공간을 같은 공간에 쓰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택배보관장소를 단지 칸막이로 구분한다고 직원분들의 별도 휴게공간이 마련되는 것인가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 한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휴게공간을 마련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진리관 관리동(식당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경비실 바로 옆에 방 하나 만드는 것이 얼마나 보편화되어 있는 휴식공간 조성방법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진리관 경비업무를 맡으신 직원분들의 교대 상황이나 근무조건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말씀드려서 죄송하지만,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검토와 답변을 주셨으면 합니다.
셋째,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링크된 글의 대학생활원 행정실장님의 댓글 중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1일 4시간, 시간당 10,075원(시간당 임금6,717원+야간수당3,358원)으로 년 14,508,000원이 소요됩니다. 자유관이 철거되면서 잉여인력이 발생하여 경비원의 근무형태를 조정하여 아직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종전과 같이 근무형태가 이루어지면 이 경비를 지급해야만 합니다. 진리관 매점 사용주가 월 200,000원, 년 2,400,000원의 임대료를 대학에 납부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6배의 대학자원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사실 단기적인 경제적 비용측면으로만 따지면 누구도 매점 폐쇄에 동의할 것입니다. 연간 천사백만원의 비용이라면 원생 한명당 연간 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것을 식단이라던가 다른 시설투자에 사용한다면 진리관 매점을 유지하는것보다 원생을 위한 더 많은 효익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이렇게 절약한 연간 천만원의 비용이 대학생활원의 예산으로 직접적으로 편성될지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답변 내용을 살펴보면 절약되는 비용은 임금형태의 변동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저쪽 예산을 줄인다고 원생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간다고 보장되는 비용이 아니라는 얘기죠. 예산을 탄력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는 생활원 측에서 더 잘 아실 것 같습니다.
결국 진리관매점 폐쇄로 얻는 원생들의 효익을 따져봅시다. 얻게 되는 편익은 기숙사 입/퇴실시 약 삼주가량의 택배공간 확보, 불확실한 변동비 절약분 정도일 것입니다. 잃는 비용을 볼까요. 일단 진리관 원생들의 편의성 감소가 가장 클테구요. 편의점에 비해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감소도 있겠죠. (당장 GS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 한 캔 가격을 비교해보시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진리관 관리 직원분들의 휴식공간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잘 조성이 될 지 모르기에 그 의사결정에 대한 부담은 설문조사(적은 표본으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도 않은)에 의한 원생들이 질 겁니다.
저는 현재 기숙사 원생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섯학기 동안 기숙사에 살면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꽤 좋은 시설을 이용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더 많았습니다. 수년 전(2012년으로 기억합니다)에는 기숙사 직원이 수억원 가량을 횡령한 사건도 있었구요. 단순히 부산대 생활원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투명하고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이 배우는 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씁니다. 또한 설문조사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아서 더욱 더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설문조사는 허울뿐입니다. 전체표본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조차 올바른 의사결정이 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많은 의견제시와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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