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9문9답9문
대화가 필요합니다. '사실'에 기반해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를 시작한다면 '대립'은 많은 부분 사라집니다. 이것을 거부하는 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 첫째, 자기와 다른 것은 인정하지 않는 '인지부조화'. 둘째, 진실이 중요치 않은 주장 뒤 숨겨진 '은밀한 목적의식'
『1문1답1문』
문) 북한이 인공위성, 핵실험으로 먼저 도발하지 않았습니까?
답)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무려 2천여 차례 핵실험, 9천여 차례 위성발사가 진행됐지만 60년이 넘는 유엔 역사상 핵실험, 위성발사 문제 삼아 안보리가 제재 결의 한 적 없습니다. 핵실험 가장 많이 하고 위성발사 가장 많이 한 나라들은 미국 비롯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입니다. 그럼에도 유엔 안보리가 상임이사국들의 행위는 당연시하며 유독 북한만 문제 삼는 것은 이중 기준의 극치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문) 나로호 발사 성공에는 기뻐하며, 핵무기 2만3천750개를 보유한 미국이 1030회 진행한 핵실험에는 침묵한채 북한의 행위에만 거품물며 이중 잣대 들이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문2답2문』
문) 그렇다고 해도 예정된 훈련은 군사훈련의 특성상 중단할 수 없고, 중단해서도 안되며, 중단된 선례도 없지 않습니까?
답) 지난 1992년 예정된 한미연합‘팀스피리트’군사훈련 중단으로 북미대화의 돌파구가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문) 전쟁위기 해소하고, 전쟁 막을 수 있는 대화라는 방법이 선례를 포함, 분명히 존재하는데 굳이 명분없는 훈련 강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쟁을 원하는 것인가요?
『3문3답3문』
문) 어쨌든 전쟁위기는 과장됐고,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답) 2010년 연평도 포격의 불행한 비극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한반도는 현재 3년간의 한국전쟁이 60년간 정전상태인 것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자위적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키리졸브 훈련을 강행할 시 '정전협정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3월11일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며 법리적으로는 이미 전쟁상태에 돌입한 것이며 물리적 충돌만 남은 상황입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악 상황으로 돌입한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으며 3월13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문) '좋은 전쟁 없고, 나쁜 평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 위기를 퍼센테이지로 논하는 것은 전쟁 당사국민 아닌 제3국 입장의 손익계산적 시각 혹은 전쟁 게임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얼치기 현실인식에 불과하며 실제 퍼센테이지마저도 한국전쟁 이후 최고인데 그래도 전쟁위기는 허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4문4답4문』
문) 그래도 군대가 자국의 보위를 위해 훈련을 한다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것입니까? 군대는 훈련하는 것이 당연한 조직입니다.
답) 키리졸브 훈련은 한 나라를 타겟으로 하는 유일한 세계 최대 규모 군사훈련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 훈련으로 일컬어지는 군사훈련 가운데 격년제로 열리는 환태평양 훈련(림팩:RIMPAC)이 있는데 림팩훈련조차도 십수개 나라에서 해군 2만 여명이 참가하는 정도인데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은 그 10배인 20만명이 참여하는 가히 무지막지한 훈련으로 자국의 보위를 위해 하는 일상적 훈련이라 볼 수 없습니다. 훈련기간을 보더라도 림팩훈련이 약 한달간 진행되는 반면에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의 경우 2012년에 2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 64일간 진행되는 등 단연 세계 최장의 군사훈련입니다.
문) 만약 동,서해에서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두 달 넘게 실시하며 '이것은 연례적 군사훈련이다.'라고 주장하면 믿으시겠나요?
『5문5답5문』
문) 세계 최대 훈련이라 하더라도 키리졸브는 어쨌든 방어훈련입니다. 방어훈련을 왜 중단합니까? 북침 훈련이라는 것은 북한이 호들갑 떠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답) 미 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을 적으로 가정해 만든 작계(작전계획)의 수는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진 것만 4개입니다. ‘작계 50XX’에서 암호처럼 붙어 있는 숫자는 미군이 사용하는 지역별 코드네임입니다. 한국군 훈련에 미군 명칭이 사용되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군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군부의 한반도 전쟁계획에는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 개념, 보복타격 개념, 선제타격 개념, 잠입타격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전계획 5027’은 미국군 병력 69만 명과 항모강습단(carrier strike group) 5개를 동원하는 대규모 북침전쟁을 다섯 단계에 걸쳐 수행한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미국군이 ‘신속억제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1단계, 미국군이 북한의 전략목표를 파괴하는 2단계, 미국군 대규모 병력이 북한측 해안에 상륙하는 3단계, 미국군이 북한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4단계, 한국 정권 주도의 흡수통합을 실현하는 5단계로 전개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백하게도, 이것은 미국이 군사력의 절반 이상을 동원한 압도적인 침공무력으로 북침전쟁을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또한 ‘작전계획 5029’는 평시에 대북 잠입공작을 벌여 북한의 폭동, 내란, 대량탈북을 유도하여 이른바 ‘급변사태’를 도발하고, 그에 따른 기습적인 무력침공으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한의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한다는 내용입니다. 그처럼 ‘작전계획 5029’는 북한을 극도로 자극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우리 군부는 ‘작전계획 5029’는 아직 작성되지 않았고, ‘개념계획 5029’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응하는 ‘작전계획 5029’를 ‘키리졸브’와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서 연습한다는 사실이 "조선일보" 2012년 4월 6일부에 보도되었고, 그보다 앞선 2010년 9월 9일 주한미국군사령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응하는 작전계획을 2010년 8월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서 연습하였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내일신문" 2013년 2월 15일 보도는 ‘작전계획 5027’, ‘작전계획 5029’, 국지도발 대비계획이 모두 ‘작전계획 5015’로 통합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작전계획 5015’의 중심내용은 ‘작전계획 5029’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미국 군부가 ‘키리졸브’와 ‘을지 프리덤 가디언’ 같은 훈련을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실시하는 것만 봐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문) 미군의 지휘 아래 세계 최대 규모로 세계 최장 기간 진행되는 북 괴멸 시나리오(문화일보 3월 6일 보도) 훈련을 과연 한국을 위한 방어훈련이라고 봐야 합니까? 아니면 미국이 '아시아 중시, 중국 포위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협박성 훈련에 한국군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까?
『6문6답6문』
문) 키리졸브 훈련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쨌든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평화를 위협한 것은 북한이지 않습니까? 매번 호전적 언사를 통해 미국에 공갈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 것은 북한이 맞지 않습니까? 평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바로 북한입니다.
답) 역사적으로 북한이 북미간의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미국의 주장입니다. 실제 양국 외교는 주기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미국에 비해 지도부 교체가 없는 북한이 훨씬 일관됐습니다. 일방의 입장에서 외교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거나 맹목적입니다. 이는 전체를 조망할 수 없기에 사실관계에 기초하는 판단을 해야 합니다.
실제 미국은 1994년 제네바 합의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기로 약속했지만 결국 경수로는 완공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건설하던 원자로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받은 직후 바로 대북 금융제재조치를 취해 이 선언을 위반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으로 영변의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등을 동결하여 거의 폐쇄상태가 되었지만, 그 보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미국 요구대로 원자로 시설 폭파 영상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지상 최대의 쇼라 불릴 정도의 과감한 결단까지 내리고 실행했지만 결국 미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12년 2.29합의에 따라 북한은 핵 및 미사일 시험 등의 동결을 약속했습니다. 이 대가로 미국은 영양지원 등을 하기로 했으나 이도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합의에서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고 자주권 존중과 평등에 기초해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또한 지키지 않았습니다.
하여 북한은 김정은 지도부가 등장한 후인 작년 8월 말 '북미관계 20년을 전면 평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의 내용은 20년간 숱하게 협상하고, 결의를 이행했지만 그 결과 및 결론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유지하는 한 대화와 협상은 불가능하고, 미국이 행동으로 이러한 정책을 바꾸면 북도 화답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그들이 내린 '북미관계 20년 평가'에 기초하여 이제는 힘으로라도 미국의 적대정책을 끝내겠다는 것을 천명, 핵 보유국을 선언한뒤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문) 36년 간의 일본 식민 통치가 끝나고, 북에는 소련군이, 남에는 미군이 들어왔습니다. 이후 합의에 의해 소련군은 철수했지만 미군은 철수 합의를 파기하고 70년 다 되도록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비롯, 전국 곳곳에 자신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둔군의 주둔 비용마저 대한민국 국민 세금으로 받아먹고 있습니다. 한국 세금으로 먹고 사는 주둔 외국군 미군은 2001년 기준 총 552건, 즉 이틀에 3건 꼴로 한국인 대상 미군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범죄 저지른 미군들 수칙은 '걸리면 일단 영내로 튀어라.'입니다. 영내로 숨으면 대부분 처벌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2년 여중생 살인 미군도 무죄, 얼마전 시민 수갑채워 폭행한 미군도 아무 처벌없이 출국하였습니다.
미국은 자국에서 한물간 무기를 골라 대한민국에 고가로 팔아넘기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것이 현재 국방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병관 같은 친미 무기 로비스트들입니다. F15K 선정 과정 역시 의문 투성이며 3월13일 '세계일보' 보도 "F-15K 장착 미사일, 20억짜리 고철"에 의하면 우리가 고장난 엔진을 자체적으로 뜯어 수리할 수 없는 입장이라 미국에 교체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입니다.
최근 주한미군 감축 계획 역시 현대전의 특성상 재래군을 줄이고, 중국을 겨냥, 신속기동여단 스트라이커 부대 등을 중심으로 하는 미군의 현대적 재편 과정 일환일 뿐입니다.
미국은 인디언을 학살하며 건국한 이래 510여년간 공화, 민주 집권당 상관없이 2년에 한번꼴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인류 역사상 핵폭탄을 실전에 사용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과연 누구입니까?
『7문7답7문』
문) 어쨌든 북한은 헌법에 남한을 향한 적화통일을 명시하고 있고, 제대로 되지 않은 불량국가 아닙니까?
답) 북한은 1991년 노태우 정권과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따라 1992년 최고인민회의에서 영토개념을 북반부로 한정하고, 대남적화통일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통일 정책은 미국의 연방주 제도와 흡사한 남북간 서로의 체제를 인정한채 1국가 2체제 방식으로 평화통일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이 미국식 연방제 평화통일 방식은 2000년 남북 정상이 615 공동선언을 통해 '연합제와 연방제의 공통점에 기초하여 통일한다.'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대외 관계 역시 북한은 2009년 현재 아시아·대양주 25개국, 중동 17개국, 아프리카 45개국, 유럽 49개국, 미주지역 24개국 등 160개 국가와 정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1961년 출범한 '비동맹회의' 정회원국으로서 미국이 주도하던 일극화 체제에서 벗어나 다극화 체제로 가자는 비동맹회의를 현재 주도하고 있습니다. 비동맹회의는 2012년 현재 115개국의 정회원, 17개국의 옵서버 회원, 26개국의 게스트 회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2년 이란에서 열린 비동맹회의 결정사항은 [1.평화적 핵에너지 개발 권리 보장 2.일부 회원국을 겨냥한 강대국의 일방적 제재 비난 3.전 세계 핵무기 제거 4.인종 차별 금지 4.인권 존중 5.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지지]이며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마무리 되었습니다.
문) '기축통화 달러패권'과 '핵확산방지 군사패권'을 중심으로 건국이래 쉬지 않고 침략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쌍둥이 적자 및 시퀘스트에 처해질 정도로 경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여 전지구적 자본주의 시장경제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진짜 불량국가는 어디입니까?
'어떠한 우방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누가 한 말일까요? 소위 종북세력? 아닙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한 연설 내용입니다.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 민족입니다. 평화통일은커녕 민족을 적으로 삼는 발상은 과연 누구로부터 시작됐고, 누가 확산시키고 있습니까?
『8문8답8문』
문)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북한이 도발의 기미를 보이면 선제타격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를 만만하게 안 볼것 아닙니까? 우리는 이 문제에 주도권이 너무 없습니다.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야 합니다. 이 말 역시 반대하는 겁니까?
답) 최근 우리나라 군부를 중심으로 '도발 원점을 타격하겠다.'는 류의 선제타격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제 타격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전쟁 행위도 단독 판단으로 벌일 수 없습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언급한 선조치 후보고는 엄포성 발언으로 실제 선제타격을 실시한다면 그것은 데프콘4 상황에서만 작전권을 가진 한국군의 판단이 아니며 데프콘 3부터 1까지 모든 작전 권한을 가진 한미연합사령부의 미군 승인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재 국면에서는 더욱더 우리의 입지가 좁습니다. 1950년 시작된 한국전쟁은 사실상 북미간의 전쟁이며 정전협정 조인문에도 한국 대통령 이름 대신 미군 육군 대장 해리슨, 미군 육군 중장 클라크의 서명이 있을 뿐입니다. 60년간의 정전협정이 파기된 지금, 정전협정 당사자 간의 매듭짓지 못했던 전쟁이 결말을 향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입니다. 내 땅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아무런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전을 종식하는 평화협정 추진에 앞장서야 합니다. 내 나라, 내 민족 문제를 우리가 주도해야 합니다. 지긋지긋하고, 불안한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돌리는 협상을 주도, 이번에 조인되는 평화협정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문) 제 나라, 제 민족의 문제, 우리의 문제인데 우리가 이렇게까지 주도권이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입니까?
『9문9답9문』
문) 자꾸 이런 얘기 하는 당신, 혹시 종북 아닙니까?
답) 종북이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군요. 낸시랭도 종북이라 몰아붙이는 분도 있던데. 낸시랭은 자신을 '친냉종랭 종랭종파'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저는 저를 상식주의자, 평화주의자, 진보주의자라 칭하고 싶습니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애국자'란 말이긴 하나 그건 너무 자화자찬인데다 한참 부족한지라 참겠습니다.
제가 나열했던 문답들은 보통 미국 내에서도 자유롭게 오가는 검증된 사실들입니다. 미국에서도 하는 미국 비판을 한국에서 하면 종북으로 몰리더군요. 이것이 바로 매카시즘, 한국말로 색깔론이라 하는 것입니다.
일본이 물러가고 해방된 직후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일장기가 내려가고, 태극기 대신 성조기가 올라갔습니다. 한반도 이남에서 단독정부를 수립한 미군은 효율적 국가 관리를 위해 맞아죽을까 숨어지내던 일제시대 관료들을 소환, 그대로 국가 주요 직책에 임명하였습니다. 친일파의 부활이자 친미파로의 변신이 시작된 것입니다.
청산되기는커녕 미국 상전 등에 업은 지배자로 부활한 이들은 경향각지의 자치 움직임을 말살하고, 유력 항일 지도자들을 암살했으며 현재까지 우리 나라의 각계각층에서 지배적 권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 역시 미군 방첩대(CIC) 소속 안두희에게 암살되었고, 여운형 선생 역시 비명횡사하였습니다.
이렇듯 해방 직후부터 70여년간 지속된 친미사대매국 정권의 가장 확실한 국가 통치 전략은 반북안보 이데올로기의 확산이었습니다. 주요 선거 때마다 간첩단 사건이 터지고, 노동권을 이야기해도 빨갱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해도 빨갱이로 몰았습니다.
이렇게 '수십년 이어진 지배층들의 줄기찬 이념 공세',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기형적 구조'가 바로 우리 안의 기형적 사고 방식의 연원입니다.
무슨 일을 해도, 무슨 말을 해도 종북이라고 낙인찍으면 거기서 끝납니다. 대화도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산다는 우리의 상상력은 이 상황에서 모지란 반편이 밖에 될 수 없습니다.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종북은 없습니다. 종북은 북을 따른다는 것인데 본디 무엇에 빌붙는다는 것은 떨어지는 떡고물이 있을때 가능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종북해봤자 무엇이 좋다고, 뭘 얻는다고, 종북이 어디있겠습니까? 오히려 떨어질 떡고물 많은 종미가 있으면 많이 있는 것이겠죠.
제 나라 제 민족, 통일의 당사자 북을 알아야 합니다. 책도 보아야 합니다. '왜곡'이 아닌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일면'이 아닌 '맥락'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자신 있는데 왜 모든 것을 가로막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자신있는데 확 통일해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를 보고 많은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따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왜 가로막는 것입니까?
문)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 자신의 생각의 연원을 따져 봅시다. 어디서 보고, 누구에게 듣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였습니까? 당신은 혹시 미필적 종미주의자가 아닌가요?
대화합시다.
2013년 대한민국,
대립이 아닌 대화가 필요합니다.
남과 북도 대화하고,
북한과 미국도 대화합시다.
그리고 우리들도 대화합시다.
마지막으로 상식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오랜 역사와 위력을 가진 매카시즘의 광풍 아래 평화의 목소리를 내기 두려워하는 당신을 위해 시 한 수 남깁니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 마틴 니묄러(1892-1984)』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 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 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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