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남자친구가 오랜만에 학교 와서
가장 친한 친구랑 해서 셋이 치킨 먹자고 칠칠 켄터키를 갔어요.
워낙 입소문도 좋고, 자리도 매일 꽉차는 거 보아하니 진짜 맛집이구나 싶어서
기분 좋게 갔지요.
사람 많길래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자리 나서
치킨 한마리랑 맥주 500cc 두개랑 사이다 시켜서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다 먹고 남자친구가 계산하러 갔는데,
계산하시는 분이 "치킨 한 마리 드신거죠?"이러길래
남자친구가 별 생각 없이 "네" 이랬대요.
대충 카드 계산하고, 칠칠 켄터키 앞에서 친구 보내려고 인사하고 있는데
알바생이 막 뛰어오더니 방금 계산하신 손님 맞냐고, 계산이 잘못된 것 같다고
다시 남자친구를 데리고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아~계산 실수가 있었나보다' 싶어서 밖에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따라 들어가 보니까,
계산하신분이랑 남자친구랑 둘이 실랑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까,
우리 테이블에 직원이 주문 받고 나서 빌지를 찍지 않고,
남자친구가 계산하러 갔는데 계산하시는 분이 남친이 빌지 없이 오니까
진짜로 치킨 한 마리만 시켜서 먹은 다른 테이블로 착각을 하셨는지
남자친구한테 치킨 한 마리만 먹어 봤냐고 물어봤는데, 남자친구는 그렇다고 대답을 한거죠 ㅡㅡ
그러고 나서 계산이 잘못 되었다길래 다시 들어가서 계산을 하려고 계산서를 보여달라니까
계산하시던 분이 아까 자기가 치킨 한 마리만 시켰냐고 물어봤는데, 왜 그렇다고 대답했냐면서
조목조목 따지더랍니다.
남자친구가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일단 계산 착오가 있다고 하니까 '계산서를 보여달라, 빌지를 보여주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하고
계산원이 물어본 '치킨 한 마리 드셨죠?'는 닭 마리 수라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대답한 거라고 하니,
계산하신 분이 하시는 말,
"아, 우리가 빌지 안 적은 건 미안한데, 손님도 치킨 한 마리라고 하셨잖아요."
이러더라구요.
뭔가 남자친구가 계산원의 말을 잘못 이해한 것도, 계산원이 계산 때 물어본 것도 이해가 가요.
둘 다 서로의 말을 오해한 거니까요.
근데 좀 당황스러웠던 건 계산하시는 분의 태도였어요.
애초부터 치킨 한 마리라고 했을 때, 대답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하는거다는 식이셨는데,
남자친구도 거기서 화가 엄청 난 것 같았습니다.
계산 잘못해서 돈 더 내야 하는 부분은 당연한 거지만,
빌지도 주지 않았거니와
계산대 앞에서 빌지가 없으면 주문한 사람한테 물어보든지 아니면 손님한테 뭐 먹었는 지 살짝 체크를 하든지
그것도 안되면 "치킨 한 마리 드셨죠?"가 아니라 "치킨 한 마리만 드신건가요?"라고 정확히 확인을 해주면 될 것을
너무 당당하게도 우리가 먹고 튀려고 했던 것 마냥 대하시니 저도 진짜 화가 많이 나더군요.
더군다나 처음에 잘못 계산했을 때는 영수증도 안 주시고 그냥 버리셨더라구요.
남자친구나 계산하시는 분이나 자꾸 목소리가 커지고 뒤에 계산하실 다른 분들도 기다리시고
-_-무엇보다도 일하시는 분들이나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가 갈까봐
그냥 중간에서 제가 서로 좀 오해가 있엇던 것 같으니까 계산 잘못한 부분은 다시 계산을 해달라고
남자친구도 부여잡고 계산하시는 분 입장도 이해하면서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제가 남자친구 말린 게 미안할 만큼 좀 화가 나네요.
저도 알바해봤고, 계산 잘못해서 덜 받은 돈 메꿔보기도 했어요.
장사에서 돈이 주고가는 계산이 가장 중요하고 정확해야 할 부분이고, 계산이 잘못 되는 부분은
당연히 계산하는 사람의 책임이 먼저인 거 아닌가요?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가 있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고 풀고 다시 계산하면 될 것을
뭐하러 그렇게 니가 잘못했니, 내가 잘했니 하시는 지
내가 지불해야 할 돈 지불하겠다는 데 이렇게 기분 나쁘긴 처음입니다.
이제는 계산하기 전에 내가 뭐뭑었는지 빌지 없이 달달 외워서
계산하시는 분한테 보고하는 습관이라도 길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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