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제 자존감을 갉아먹는게 너무 싫어요

글쓴이2017.05.02 09:11조회 수 4211추천 수 5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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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죽고싶을정도로 싫어요. 저는 원래 자존감이 높은 편이 아니에요. 이런 얘기 들으면 주변 지인들이 놀라긴 하지만요. 저희집은 제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별거를 시작하고, 2-3년전에 서류상으로 완전히 정리가 된 상태고 엄마가 저랑 동생을 키우셨어요. 제가 돈이 많이 드는 고등학교를 갔었고 어머니가 혼자 그 경제적 부담을 다 지셨구요.

엄마가 저를 너무 컨트롤하려고 하는게 너무 짜증나요. 저는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셨고 그래서 사실 많이 케어를 받고 자라지는 않았어요. 어렸을때부터 혼자 알아서 하는게 습관이었고 고등학교는 집에서 다니지 않았거든요. 문제는 대학가면서부터 같이 살게 되니 부딪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저는 그렇게 깔끔떠는 성격은 아니라, 옷도 대충 두고 책도 그냥 공부한다고 꺼내놓은 순서대로 쌓아두는 편이고 아침에 늦잠을 자면 이불도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와요. 요샌 팀플이니 뭐니 매일 집에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는 대외활동 가니까 방도 제대로 치울 시간이 없더라구요.

저는 이런 방에서 지내는게 괜찮은데, 엄마가 하루 걸러서 굳이 제 방에 와서는 방이 너무 지저분하다고 뭐라하세요. 제 방은 엄마방이나 거실이랑 떨어져있고 진짜 굳이 오지 않으면 안보이는 곳에 있거든요. 엄마도 새로 이사오는 집에서는 터치를 안하시겠다고 하시더니 매일 방 청소 문제로 잔소리를 하는 통에 정신병 걸릴거 같아요.

그 전에 살던 집에서는 거실에서 제 방이 바로 보이는 방이기도 했고 그래서 문만 닫아도 뭐라고 하셨어요. 무슨 짓을 하길래 문을 닫냐고. 아니 친구랑 통화한다고 잠깐 문정도는 닫을 수 있잖아요. 그런 말 들으니까 문 열린 상태로 제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려는거 같아서 좀 소름 돋더라구요.

그리고 제 외모 지적하는 건 더 끔찍하게 싫어요. 저는 체격이 있는 편인데 맨날 하는 말이 너는 생긴게 왜그러냐(웃긴건 어디 나가서 저렁 엄마 같이 보면 진짜 닮았다 그러거든요), 돼지 같이 살 뒤룩뒤룩 쪄서 그게 뭐냐, 나같으면 앵간하면 빼겠다 식으로 인신 공격을 하세요.

물론 저도 살 빼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글쎄요, 걱정이나 저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기엔 그 방식이나 내용이 너무 폭력적이라서 듣는데 점점 역겹고 반발심만 생겨요. 들을때마다 자존감도 엄청 떨어지구요.

처음 남자친구 생겼을 때도 몸 똑바로 굴리라고 말하는데 제가 무슨 창녀라도 된 줄 알았어요. 그리고 걔 눈 어떻게 된거 아니냐, 니가 뭐가 좋다고 그러냐, 왜 너랑 만나냐, (관계) 노리고 만나는거 아니냐 그러시곸ㅋㅋㅋㅋㅋ 귀가시간도 지금은 크게 뭐라고 안하시는데, 가끔씩 공부하는 것때문에 늦는것도 엄청 뭐라 하세요. 노는거 아니냐고, 니가 밖에서 뭘하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는 따위의 말을 하세요. 올해 입학한 남동생은 미리 연락만 하면 새벽 두세시에 들어오든 신경도 안쓰시면서요. 매일 공부한다고 늦게 들어가다가 한두번 주말에 논다고 늦게 들어가면 맨날 공부할 시간 없다면서 뭘 그렇게 쳐놀고오냐고 말씀하시고.

엄마가 저를 대하는 방식, 태도, 말 같은게 다 짜증수준을 넘어서 너무 혐오스러워요. 엄마도 자존감이 높지 않은거 같은데 그걸 저한테 전이시키려는 것 같아서 더 싫고 저도 가끔 엄마랑 닮은 모습을 보는데 그건 더 소름돋아요.

어렸을때부터 시시콜콜한 일상 얘긴 잘 안했는데(오히려 대학 가면서부터 그나마 하게 된 편이죠) 저보고 왜 속에 있는 얘기를 안하냐고 화를 내시는데 상식적으로 저런 분한테 얘기를 하고 싶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뭐든 다 제탓을 해요. 부모님 처음 별거 시작하실때 아빠한테 가서 별거 하지 마라고 얘기하라고, 너는 장녀가 되서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냐고 너는 집에 관심이 없다 그러시고 ㅋㅋㅋㅋ 저는 두분이 이미 마음이 틀어지셨는데 제가 바꾸려고 하는건 의미가 없다 생각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던건데 말이죠. 그러면서 가족에 관심이 없네 이기적이니 그런 소리나 하고 ㅋㅋㅋㅋㅋㅋ

저도 예전에는 그래도 엄마랑 잘지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요샌 그런 생각도 안들고 그냥 빨리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더 없어지구요.... 진짜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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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제가다 답답
  • 많이 힘드셨겠네요..
    그런데 엄마도 많이 힘든가봐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힘드시고 아빠랑 별거하게 된 것도 처음이라서 힘들고 자기 잘못같은데 의지할게 딸 밖에 없어서 투정부리고 더 짜증내게 되나보네요.
    저도 어릴때 엄마가 살쪘네. 옷사러갈때 니랑 같이 걸어가면 창피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내요. 자존감깎이고 상처받아도 반발심때문인지 스트레스때문인지 살은 도저히 못 빼겠더군요.. 지금은 살도 빼고 나름 자기 관리도 하니깐 엄마랑 관계가 좋아졌는데 저는 아직도 엄마가 부담스럽네요.. 엄마도 서툴렀겠지 하고 이해해도 아직 마음은 부담스럽네요..
    그런데 결국 가족이니깐 최대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하는 것 같아요.
    극복하지 못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결국 엄마는 잘 안 바뀔 거예요.. 그리고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점점 닮아가겠죠...
    닮아가는 게 싫고 엄마가 바뀌길 원하면 결국 내가 바뀌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할 수 있는 말이 이런 거 밖에 없네요.
    그래도 진짜 힘드시다는 건 알 것 같아요. 얼만큼 힘든지 정확히 이해하는 건 아니라도.. 고생하고 계시네요
  • 고생이 많으시네
  • 이게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저의 경우 말을 과도하게 잘 들었더니 좀 잠잠해진 거 같아요ㅋㅋ 옷이 너무 많다길래 진짜 기본적인거 몇개만 두고 다 누구 준다던가 배나왔다길래 15키로 빼서 완전 저체중이 된다던가 얼굴지적하시길래 세군데나 성형을 한다던가 그런식으로 하니까ㅋㅋㅋ 이젠 무슨 말을 못하시겠대요
  • @큰 고구마
    극딜처방이네여ㅋㅋㅋ웃고갑니당 비웃는건아니엥 저랑 비슷해서 ㅎㅎ
  • @천재 사철채송화
    노력이 필요하지만 효과는 확실히 있는 거 같습니당ㅋㅋ
  • @큰 고구마
    ㅋㅋㅋㅋ저도 빵터짐(웃으면 안되지만;;) 진짜효과있나요??
  • @예쁜 다래나무
    네ㅋㅋㅋ 저는 있었어요 이러면 안되지만 명령을 완벽하게 수행한 뒤에 엄마가 당황하면 통쾌한 기분이 들어요ㅋㅋ
  • 나는 초6부터 부모를 세뇌하고 교육했습니다.
    조기교육이 항상 답입니다.
  • 너무 힘드시면 집에서 나오는 것도 괜찮아요..저도 아빠랑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었는데 이대로는 제가 정신병원 갈 것 같아서 집에서 나왔거든요. 근데 진짜 사이 안 좋은 가족이랑은 떨어져 살아야 사이 좋아져요. 처음 자취 시작했을 때 주말마다 집에 갔는데 아빠가 제 얼굴만 보면 빈정대고 시비걸더라구요. 그래서 시비걸 때마다 바로 짐싸서 나오고 한 3달~1학기 동안 집에 안 가니까 이제 본인도 말 조심하더라구요ㅋㅋ 집에서 나오는 것도 한 번 고려해 보세요.
  • 저도 이혼 가정에서 자랐고 아버지가 저를 키워주셨는데 글쓴이분과 비슷하게 아버지가 저를 모욕적인 말로 자존심을 긁고 수치심을 안겨줬어요. 윗분 말처럼 따로 사니깐 마음이 안정되네요. 글만 봐도 얼마나 힘든지 다 느껴져요...큰맘 먹고 자취하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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