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취업준비를 하며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취업준비를 하며 경험했던 기업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랫글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너무 자세히 써 주셨기 때문에 생략하고, 중복되지 않는 기업의 후기를 남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 하반기에 채용했던 신용보증기금 입니다. 90명정도 채용했고, 서류는 25배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작년은 서류전형이 특징적이었던 점은 1,2 항목은 지원동기 및 개인 경험 관련 / 3,4,5는 신보의 사업 및 전망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양산형 자소서 및 무차별식 기업지원을 막기 위해 3,4,5는 신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작성할 수 있게끔 서류전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서류를 작성할 땐 무엇을 중심으로 써야 하냐? 단연코 1,2번입니다. 아마 1번이 살아오면서 성공한 경험 / 실패한 경험 이고, 2번이 지원 동기 입니다. 최종면접에 가면 나지막하게 알려줍니다. 3,4,5번은 서류전형 평가용이고 임원분들에게는 1,2 번 항목만 보고 심사를 진행합니다.
따라서 서류합격을 위한 자소서만으로는 나중에 약간의 후회가 밀려올지 모릅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2번의 지원동기는 괜찮게 썼다고 생각했지만, 1번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너무나도 미흡했습니다. 절대적으로도 부족했고, 상대적으로도 초라해졌습니다.
누군가는 수석졸업을, 누군가는 4년장학생을, 누군가는 어떤 대회의 대상을 탔고, 누군가는 우수인턴을 했습니다. 저는 하나도 해당사항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저는 조금 더 작은 경험일지라도 내가 얻은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나 자신을 진솔하게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지 못했던 후회가 남았습니다. 아무튼 최종합격을 위해서는 임원분들이 읽는다고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필기시험입니다. 25배수중 6배수를 추려냅니다. 2015년 통합전공, 2016년 단일전공, 2017년 단일전공(추측)입니다.
NCS는 40문제였는데, 31번부터는 배점이 2점이고, 이때부턴 법규정+공사업무 문제가 나옵니다. 일반적인 기초적 지식과 논리적 추론능력으론 풀 수 없는 문제가 나옵니다. 그냥 찍습니다.
그리고 경영직렬은 금공시험에서 빠져라 할 정도로 재무관리와 회계출제가 적었고, 정말 금공시험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의 경영학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1년동안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 떨어지고, 며칠동안 시중 경영학 문제집으로 공부한 사람이 합격하는 그런 조금 당황스런 경영직렬이었습니다.
경제직렬은 15문제 객관식, 4문제 약술형, 1문제 서술형 입니다. 계량경제학도 나오고, 약술형 문제에서 난이도가 조금 있었습니다. 저는 경제직렬로 시험을 쳤던 지라 몇가지 문제를 짚어드리겠습니다. 객관식은 그냥 풀면 됩니다. 객관식에서 계량경제학 문제가 나왔는데, 일반적 가우스분포에서 결과치를 주고 해석하는 문제입니다. p-value와 유의수준 비교하는 거였는데, 아마 정답이 귀무가설을 기각한다(옳은 것?) 이었을 것입니다.
약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P=9-Q, MC=2+Q 독점 기업이 완전경쟁 기업의 생산량을 생산하도록 하는 보조금 크기 구하기.
그냥 구하면 됩니다.
2. 소비, 투자, 정부지출 주어지고 M=PY에서 통화량 100 증가시키면 투자는 얼만큼 증가하나?
계산해보면 됩니다.
3. 완전 개방 시장에서 자본공급이 완전탄력적이면, 자본에 대한 세금 부과시 귀착문제.
정부가 다 부담합니다.
4. 우상향 AS, 정부가 실제 산출량과 잠재 산출량의 차이를 극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때,
준칙vs재량 어떤 것이 낫나? 준칙.
준칙vs재량 예? 통화량준칙, 균형재정준칙, 자동안정화장치 vs 양적완화, 마이너스금리
5. C1+C2=(1-t1)Y1+(1-t2)Y2 / U=lnC1+E[lnC2] 에서 세율 변화시?
콥더글라스로 놓고 대충 그리면 됩니다.
1차면접은 6배수고 마포에 있는 신용보증기금 (구)본사에서 진행합니다. 9시까지 가서 12시까지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애슐리에서 점심식사 후 본격적인 면접에 들어갑니다. 면접은 3가지입니다.
1. PT면접
신보는 조금 특이한게 주제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고, 30초 후 면접관이 있는 방에 들어가서 3분동안 PT를 합니다. 말이 PT지 그냥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서 답변하면 됩니다. 경영직렬은 지속가능경영이란? 윤리적 경영이란? 이런걸 물어보고, 경제직렬은 뭐 여러가지를 물어봅니다. 저희조는 신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신보의 정책 방향(그때 당시 그게 이슈였습니다)을 물어봤습니다. 저는 저 주제를 듣고 잭팟이 터진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1차면접을 준비하며 예상주제와 답변을 만들어 봤는데 준비했던 그대로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보호무역주의란? 기존의 보호무역주의와의 차이점 : 선진국에서 자국산업의 보호를 위한다는 점이 기존과 다른 점. 대두된 배경은 미국의 만성적 무역적자(이는 트리핀의 딜레마이자, 기축통화국의 숙명입니다), 법인세 이하 기조와 흐름을 같이 함. 내용은 관세, 비관세 장벽 설정. 신보에 미칠 영향은 신보 보증기업중 대다수가 수출기업인 바 수출이 어려워질 위험성+환변동성 커질 우려. 대응방안 : 매출채권의 보험요율 인하 등 + 환위험관리(내부적으론 매칭와 상계 리깅과 래깅 ALM, 외부적으론 선물환매도 등) 준비한 대로 발표했습니다.
근데 면접장에 가면 주제를 듣고 다들 놀라고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이정도 주제는 다들 충분히 다룰 능력이 되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아는 주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논리적이고 일목요연하게 발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옆 조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신보의 정책방향에 미칠 영향' 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저 주제를 받았다면 저는 대답 못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면접에는 약간의 운이 작용합니다.
2. 토론면접
한 조당 8명씩 싸잡아 다지는데, 토론은 내부적 토론이 아니라 조vs조 토론입니다. 팀원 8명 중 1명을 뽑아 토론 기조발언자를 정합니다. 말이 기조발언이지 실제로는 커다란 전지에 주제와 찬반을 적고, 또 한번의 PT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지원자가 없었기 때문에 가위바위보를 했고, 가위바위보를 이겨서인지 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기조발언을 맡았습니다. 토론주제는 3불정책의 찬반입니다. 아마 반대를 했던것 같습니다.
3불정책이란 교육에 있어서의 3가지 금기사항 : 본고사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입니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 + 토론하는 과정을 모두 봅니다. 목에 핏대 세우며 싸우기보다 의견을 나누며 주장을 주고받으면 됩니다. 보통 최소 2마디 정도 하고, 저는 4마디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교육에 있어서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물어봅니다. 정의란 각자에게 그의 정당한 몫을 나누어주려는 변함없고 영원한 의지의 표현임을 생각하며 찬/반 이든 한 면의 긍정적 면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주장을 전개했습니다. 결국 찬/반이든 지향하는 바는 다 똑같기 때문입니다.
3. 다대다면접
실무진들과 여러 질의응답을 주고받습니다. 제 기억상 아마 공통질문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겐 자소서 관련해서 1가지만 물어본것 같습니다. 그저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2차면접은 3배수이고 임원 면접으로 진행되며, 대구 본사에서 진행했습니다. 신보 인사담당자 배성호 차장님은 참 좋은 분입니다. 언제나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하십니다. 저희조는 9명이서 들어갔습니다. 황록 이사장님께서 질문을 하십니다. 30초 자기소개를 돌아가며 합니다. 1~2분 말고는 다들 자소서를 보십니다. 그래서 1~2분과 아이컨택을 하며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아 그리고 신보면접을 가면 인턴 출신이 참 많습니다. 많다기 보단 꽤 있습니다.
임원면접 공통질문은 2가지였습니다. 이걸 듣고 개별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1. 신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2. 신보에 오기 위해서 했던 노력을 물어봤고, 손드는 순서대로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발표해야지 했는데, 약간 양보하고 하다보니 차례대로 발표하는 형태가 되었고, 저는 맨 꼴지로 발표했습니다.
임원면접은 지원자의 처음 몇마디를 들어보고 바로 점수를 채점합니다. 저는 나름 머리를 굴린다고, 1->2번 순서로 대답 안하고, 2.신보에 오기 위해서 한 노력의 결과 신보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1. 중요한 가치(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이렇게 했는데, 스스로 말렸습니다. 처음 면접이라 떨리기도 했고, 나에 대한, 회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개별질문으로는 여자분들에게 해당되는 공통질문인데 한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하는데 귀감이 될 인물은? 이었습니다. 대답은 다양합니다. 김대중, 이명박, 김영삼 대통령부터 정조임금까지... 만약 제가 질문을 받았다면 저는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대답했을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중반 금융자유화와 경제개방을 통해 결국 한단계 도약을 하려고 했던 점이 충분한 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환위기라는 disguised blessing이 뒤따랐지만 사실 저는 시대를 잘못 얻어걸린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부터 멕시코를 중심으로 국제투기세력의 이동이 있었고, 본격적인 바젤규제의 결과 국가 차원의 구조조정은 필연적이지 않았을 까 싶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질문은 채권추심을 하러 갔는데, 주인의 충견이 당신이 못 다가오게 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우리나라에 금주령이 내려지면 신보 사업방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신보는 주류나 유흥 사업은 보증해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류회사 보증관련해서 대답하면 0점이 됩니다. 새로운 놀이문화가 생겨나고 새로운 산업군이 생겨서 그쪽으로 보증을 해주지 않겠냐는게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임원면접에서는 신보에 대한 로열티를 많이 봅니다. 그리고 시간이 충분하시다면 신보인턴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취준생의 적은 취준생 뿐 아닙니다. 퇴직자+이직자 등 많은 숨은 경쟁자들과 만나게 됩니다. 저희 조만 하더라도 발전공기업 다니시는 분, 시중은행 다니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을 보며 내가 과연 이분들 사이에서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 스스로 불안함이 생겨나던 하루하루였습니다.
다음번엔 한국장학재단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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