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겠지만 인연이라고 믿고 싶어요

해박한 독말풀2017.09.08 03:05조회 수 1716추천 수 2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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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우선 근래의 노래인 '청하-Why don't you know' 에서 빌려왔다는걸 밝힐게요.

저는 노래를 즐겨 들어요. 어떤 종류든. 그래서 항상 어떤 상황에서나 일에서 종종 노래가사의 한 구절이 떠오르곤 해요. 이번엔 그 순간 저 노래의 저 가사가 떠올랐어요. 정말 제 진심이었거든요.

최근에 한 분의 연락처를 여쭤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저는 그 분과 같은 공간에 있었어요. 그저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었던게 다는 아니었어요. 필요에 의한 대화가 잠시 오가기도 했고, 눈을 마주치며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했어요. 정말 그저 사적인 순간과 정 반대의 상황이긴 했지만.

그때의 그 분의 행동, 말, 표정까지 너무 생생해요. 밝힐 수는 없지만,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봐야했던 상황의 저에게, 그리고 몇 분이면 까먹을 그 얼굴들 속에서 그 분은 제 신경의 전부를 가져갔어요.

여러분은 '첫 눈에 반하다' 라는 말을 믿나요? 저는 그 분을 처음 본 순간은 아니지만 시간이 조금 지금에서야 이 말을 믿게 됐어요. 아니, 믿어야만 했어요. 지금의 제가 그렇다는걸 스스로가 느끼고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락처를 물어봤다' 라고 함은, 물어본 사람은 평소에도 그런 경험이 있거나 인간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으로 판단하거나, 그 부탁에 응해 연락처를 준 사람을 신중하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인간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라 생각 할 지 몰라요. 처음 본 사람에게 덥석 연락처를 물어본 것은 그 사람의 외향만 봤을 가능성이 높고, 연락처를 준 사람 상대방의 아무런 정보도 모른 채 줬을 테니까요. 솔직히 이 말은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긴해요. 가능성이 높은 추측일 테지만.

저는 아니에요. 인간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도, 외면만 보고서 마음이 동하는 사람도. "그걸 어떻게 알아? 어차피 확인할 방법도 없고, 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끝일텐데. 넌 그냥 거짓말쟁이일 뿐이야." 라고 생각 할 수 있어요. 충분히 이해하고, 그럴만 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용기 내본적도 처음이고, 그런 성격도 못돼요. 연락처를 물어보는데에 큰 망설임이 없거나,
우습게 여기고, 별 노력이 필요치 않는 그런 사람들과 저는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사람 사귐에 있어서, 진실되고 좋은 사람이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동시에,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글까지 써 남기는 사람인것도 인정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구질구질하다는 판단도 감내할 정도로, 그리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으로 두기 싫고 남기 싫은게 제 성격을 거스를 정도로, 제 낯가림 조차도 무시할 정도로 싫었어요. 짧게나마 본 얼굴, 말, 표정, 행동이었지만, 그 분은 정말 순수하고 매력적인 사람인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모습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질 않아요.

사람들은 '금사빠', 혹은 '별거 아닌 일에 신경쓰는 사람' 이라고 생각할지 몰라요. 아무래도 좋아요. 저는 제 진심이고, 아는 사람으로라도 남고싶을 정도로 간절할 뿐이에요. 벌써 답장이 안온지 하루를 지났지만 쉽게 단념이 안돼요. 어디서 내가 말을 실수한게 아닐까, 혹시 문자를 잘 확인하지 않는걸까, 내 나이가 문제가 되는걸까, 결국 역시 나를 가벼워보이는 사람으로 생각한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 속을 덮어요.

여러분은 우연을 가장한 인연을 믿나요? 인연이 정말
있다면, 혹시 우연이라 판단함에 인연을 놓쳐버렸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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