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라고는 반푼어치도 없는 저는 그것도 한참 있다가 깨달았습니다.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해야할지, 용기가 없었다고 말해야하는건지 전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때는 1년전이었을겁니다. 수업시간 전 쉬는시간에 그녀를 처음 봤습니다.
항상 시선이 느껴졌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절 쳐다본다는걸 알게되었고, 그게 그녀였죠.
처음 느낌이라, 하.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분도 동의하실련지는 모르겠지만, 저랑 '똑같은' 사람이 거기앉아있었습니다.
생긴게 닮았다고해야할까, 그느낌이라고 해야할까.눈빛이 그런걸까. 그분은 저와 너무도 닮아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그분이 신경이 쓰였습니다.
과제발표하는 날에 그분의 이름을 알게되고,
친구의 말을 통해 그분이 나이가 몇살인가 알게되고.
지나가다가 그분이 보이면 쳐다보다가 눈이마주치면 피하곤 했습니다.
저로서는 무척 궁금했거든요. 그 이질적이면서도 친숙한 느낌.
시간이 흘러만 갔습니다.
2학기. 그때에는 조금 상황이 달랐습니다. 그때처음 느꼈습니다. 그분은 예뻤습니다.
저는 그마음을 인정할수가없었습니다. 지나치게 상처받았던 예전 일에 허덕거려서, 그 마음을 부정했습니다.
어쨌든 그녀와 나는 접점이 없었으니까요.
누가 먼저 인사를하거나 번호를 묻지않는한, 친해질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는데, 그분은 저에게 수도없는 신호를 보내셨습니다.
단순한 저의 착각이 아닌 진짜 신호를요.
보통사람이라면 할수없는 긴 아이컨텍. 수업도중에도 몇번씩 마주치는 눈. 지나가면서 흘리시는 미소.
저한테 말걸까말까 머뭇거리는 모습-그걸 끝까지 아니라고 부정하던 제모습까지-과 한번의접촉에서의 그 조심스러움과 배려까지. 전 그걸 확대해석하지말아야지- 하면서 애초부터 원천차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이젠 다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결국 전 못했거든요.
그분은 얼마전에 돌이킬수없는 선택을 하셨습니다.
아니, '돌이킬수없는' 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주관적이네요.
그분입장에서는 현명하고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비록 제가 과활동을 안하고 아는선배한명없지만, 제 선배랑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
뭐 애초부터 저의 착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은 저랑 눈이마주치자 그선배의 팔짱을 끼더군요.
이제는 정말이지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말거는것도 이상하고, 눈마주치는것도 이상하고-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다? 그건 애초부터 저 스스로를 용서할수없고, 이제와서 어쩌자는건. 스스로에게 '추잡하고'- 이제 접점은 많아졌으나, 내가 뭘 먼저 한다는 그 자체가 웃기는게 된. 그런겁니다.. 네.
그러곤 시간이 조금 흘렀죠.
이제는 저도 제마음을 어느정도 추스렸습니다.
얼마나 제가 어리고, 얼마나 제가 어리석고, 한참 모자라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이젠 저도 괜찮아진것 같습니다.
눈치없고 멍청했던 소심했던 그때의 절 떠올리면 실웃음이 납니다.
이젠 안그래야겠죠. 당연히.
... 그분에게는 고맙고 미안합니다. 잘지내시길. 헤어지지 마시길.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