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진 때문에 우리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리집이 내진설계가 되어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많은 것 같아, 짧은 토막지식을 써볼까 합니다.ㅎㅎ
학부생 나부랭이가 심심해서 쓴 글이니 너무 믿지는 마시길ㅎㅎ
편의상 음슴체 혼용
1. 지진에 대한 두려움의 본질
왜 지진이 무서울까?
땅이 갈라져서 땅 아래로 떨어질까봐?
땅이 흔들릴때 넘어져 다칠까봐?
ㄴㄴ우리가 무서운건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져
그 건물 잔해에 깔리는 것이 무서운 것 입니다.
즉 건물이 튼튼하면 지진이 얼마나 강하게 오든 무섭지 않다는 뜻.
즉 지진은 지질학의 영역이지만, 건축의 역할이 중요하는것ㅎㅎ
(학과홍보잼)
2. 내진설계가 안된 건물은 무너질까?
1) 안전율
건물을 지을때는 기본적으로 ‘안전율’이라는걸 둡니다.
크게 재료 안전율, 설계 안전율 등이 있는데
재료 안전율이란 콘크리트가 100kg을 버티지만, 80kg밖에 못 버틴다고 가정하고
재료의 강도를 설정하는 것. 즉 과소평가 했기 때문에, 실제 성능은 높게 나옴.
설계 안전율은 먼저 하중계수에 안전율을 두고, 설계강도에 안전율을 두는데.
하중계수는 건물 이용자의 몸무게가 60kg인데 80kg이라고 가정하고 설계하는 것.
이건 재료에도 적용되는데, 이렇게 되면 재료는 안전율이 이중적으로 적용되겠쥬?
다음 설계강도는 최종적인 조합하중이 17%정도 더 작용한다고 가정하고 설계하는것.
이렇게 최종적으로 안전율을 조합하면 약 26%정도 안전율이 적용됩니다.
즉, 수치상으로 100을 버틸 수 있다고 나오지만 실제 성능은 126을 버틸 수 있음.
저는 안전율을 근육이 탄탄한 몸으로 보고, 지진이 유도선수라고 봅니다.
유도를 배우진 않았지만 지진이 덤벼도 탄탄한 몸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는 버팁니다.
2) 풍하중
부산에는 바람이 많이 붑니다. 바람과 지진은 건물 옆을 때리는 수평하중이라는 점에서 그 원리가 유사합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건축물은 풍하중에 충분히 저항하도록 또 안전율을 둡니다.
기본적으로 태풍으로 인한 바람의 세기가 규모 5.0정도의 수평력보다 더 강합니다.
그런데 왜? 바람은 못 느끼고, 지진은 느껴지는거죠?
그건 진동수의 문제입니다. 바람에 의한 진동은 저주파, 즉 아~~~~주 느리게 진동합니다. 특히 고층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건물이 흔들리는데도 단지 느끼지 못 할 뿐이죠.
지진에 의한 진동은 바람보다 약간 빠른 저주파입니다. 조~~금 빠르게 진동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껴지는거죠.
아무튼...특히 고층아파트의 경우 풍하중에 대한 설계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지진에도 어느정도 버틸 역량이 됩니다.
저는 마찬가지로 풍하중저항설계를 태권도로 보고, 지진을 유도선수로 봅니다.
앞의 탄탄한 근육과 함께, 태권도를 단련했다면 유도선수가 덤벼도 버틸수 있습니다.
3) 내진설계의 환상
내진설계. 내진설계 하는데 내진설계란 도대체 뭘까요?
많은 사람들이 내진설계와 면진, 제진설계를 혼동을 합니다.
내진설계는 앞에 설명한 것처럼 “충분히 튼튼하게”지어진 것을 내진설계라고 합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내진설계 상세가 있겠지만, 지진이 왔는데 무너지지 않으면 내진설계가 된 것입니다. 내진설계를 따로 안하더라도, 진도 5의 지진이 왔는데 무너지지 않았다면 진도 5에 저항하는 내진설계가 된 것입니다.
내진설계를 한다는 것은 철근의 상세가 바뀌는 것이지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면진설계와 제진설계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내진설계의 형태일 것입니다.
유튜브영상 같은데서 흔들림이 없는 편안한 구조모형을 보셨을거 같습니다.
면진이란, 땅이랑 건물이랑 분리해서 진동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겁니다. 바닥에 고무를 깔고 그 위에 집을 짓는 것입니다.
제진은 스프링 같은 걸로 진동을 상쇄시키거나 무거운 물체로 관성을 이용해서 진동을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더 이야기 하자면 길어질거 같으니, 전문적인 이야기는 이만하고...
즉, 내진설계는 튼튼하게 짓는거고, 앞서 봤듯이 충분히 튼튼데스네...
유튜브에서 보는 면진설계와 제진설계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큰 공공건물에나 적용하지 일반 주택에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비용문제죠.
안전율, 풍하중고려, 내진설계의 환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최소 부산의 건축물은 지진에 충분히 버틸 수 있는거 같습니다.
3. 부실공사가 있어서 불안한데요....
부실공사...이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양심의 문제죠.
하지만, 안전율은 126%입니다.
여기서 철근을 빼먹고...콘크리트를 덜 붓고....해도
안전율은 100%를 넘어갑니다!
4. 필로티 건물은 위험한가?
필로티...뉴스에 자주 나오던데요.
위험하기도하고 안전하기도? 합니다.
필로티는 구조공학적형식이 아니라 건축설계학적 형식인데요.
인문관을 설계하신 김중업 건축가의 스승?인 르 꼬르뷔지에가 매료된 형식입니다.
1층을 탁 트인 정원으로 설계해서 밝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선 1층이 주차장으로 활용되면서 대부분의 원룸이 필로티 형식을 취하고 있죠.
필로티는 무게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코어를 중앙에 배치하기 까다로워서 불안정합니다.
하지만 1층을 희생?하면 그 위층은 안전합니다. 1층에 파괴가 집중되면 2층부터는 붕괴가 일어나지 않죠. 하지만...건물 자체의 안정성이 중요하니 안전하지 않은걸로,,,,,
그리고 필로티가 1층 기둥이 부각되다보니 기둥형식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는데, 기둥형식의 모멘트골조형식이 지진저항에는 더 우수합니다. 오히려 벽식구조가 한꺼번에 넘어감
결론.
어느정도 내진보강의 필요성은 있지만, 건물이 와르르 무너질 정도로 부실하진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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