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끄적이는 반수/재수에 대한 글

ㅇㅇㅇㅇㅇㅇ2017.12.30 06:29조회 수 3921추천 수 2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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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3학년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환영인사 같은 겉치레는 접어두고 바로 현실적인 말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주변에서 반수, 재수 혹은 그 이상의 수능 도전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냥 하지말라고 말리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은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판단 돼 몇자 적어봅니다. 결론을 바로 밑에 써둘테니 시간이 없으신분은 결론만 읽어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결론 : 집안이 넉넉하지 않고, 대학 레벨을 두 단계이상 높일 수도 없다면 반수, 재수는 꿈도 꾸지 않는것이 좋다.

 

 

 

다시 수능을 치려고 마음먹은 분들의 말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수능 당일의 컨디션 혹은 난이도 등의 문제로 평소보다 점수가 미흡했다는 것이죠. 간혹 수시로 납치 됐다던가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저는 9월 모의평가에 비해 표준점수가 25점이상 하락한 점수로 수능 100% 전형으로 입학했습니다.

 

수능을 치고는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9월은 커녕 성적이 비교적 낮았던 6월 모의평가보다도 훨씬 못한 백분위로 대학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9월때 연고대 정도까지 노려볼만하겠다라고 듣고 했던 기대들이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입시 과정은 정말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집안사정이 굉장히 좋은편은 아닙니다. 입학하려는 학생들은 대부분 잘 알겠지만, 서울대와 부산대 사이, 대부분 사립대 입니다.

 

거기다 타지로 가야하니 경제적 부담이 배로 늘어나죠, 그때 당시에 얼핏 계산해봤을 때도 연간 천만 원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부모님은 서성한급 이상이 아니면 굳이 서울 갈필요가 있겠냐고 하셨고, 저는 그래도 서울을 가겠다고 우겼습니다.

 

그래도 현실적인게 우선이니 어떡하겠습니까... 등록은 부모님 돈으로 하는 것이고 그 당시의 저에게는 월세방을 얻을 보증금도, 당장의 한학기 등록금도 없었습니다. 빚내서 학교다니겠다는 자신감은 더더욱 없었죠.

 

그렇다고 부모님 노후를 뜯어먹으면서까지 대학을 다니고 싶진 않더군요.

 

그래서 타협끝에 선택한 것이 현재 재학중인 부산대학교입니다.

 

불만 정말 많았습니다. 입학 첫 학기는 공부도 하기 싫어 휴학까지 알아봤으나 군 휴학이 아니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최소한의 학점만 신청하고 듣고 싶은 수업만 나갔습니다.

 

다니면서도 재수를 할까 말까 정말 많은 고민 했습니다. 평소의 성적대로라면 프리미어 장학금 정도는 가볍게 받을 수 있는 성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몇가지를 고려한 끝에 포기했습니다. 제가 당시 수능을 다시 치길 포기한 이유를 아래와 같습니다.

 

1. 슬럼프라고 해야할까요. 열심히 해도 다시 성적이 잘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2. 재수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학원이라도 끼고 시도한다고 치면 월 100은 우스운 수준입니다.

 

3. 만일의 경우 부산대 보다 낮은 학교를 가게 될 때에 뒷 일을 감당할 수 가 없었습니다.

 

4. 재수 성공하더라도 서울대가 아닌 이상 서울 소재 사립대에 들어갈 확률이 매우 높아, 경제적 부담이 증가합니다.

 

 

그 당시에 생각한 것은 이 정도 입니다. 그리고 학교에 다니다보니 그 당시 안보이던것들도 몇 가지 보이더군요.

그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서성한 급 이상의 학교를 갈 것이 아니면 아웃풋은 부산대 학벌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2. 학비가 정말정말 쌉니다. 넉넉한 집안이라면 몰라도 평범 이하의 경제력인 집안에서는 이것도 굉장히 큰 부분입니다.

 

3. 반수/재수에 투자하는 1년을 전공이나 취업활동에 투자하면 생각보다 성과가 큽니다.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제 주변에서 취업을 기준으로 1년 미루시고 준비하시는 분들은 중견기업에 서류도 못낼 정도에서 대기업 합격권까지 올라가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4. 학교를 낮춰서 왔다고 생각하는 만큼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굉장히 거만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학교를 낮춰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제가 잘 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점도 항상 학과 내 3%이내를 유지하고 있고 각종 지원 혜택 잘 챙겨가고 있습니다.

 

5. 지역 쿼터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취업 할 수 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 몇 가지 여건이 갖춰지면 지방인원에 할당량이 생깁니다. 이 부분에서 부산대는 역차별이란 말이 나올정도로 유리합니다.

 

 

 

이 외에도 이유야 대면 많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들은 이렇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습니다.

학문이 너무 좋고 전공에 일평생을 바쳐 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재수 말리지 않겠습니다. 부산대 학벌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 전혀 상관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재수 말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부산대라는 학교의 위치가 정말 애매합니다. 재수하기엔 투자 대비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잘 고려해 보시고 본인의 대학진학 목적에 맞게 선택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부산대의 단점도 물으신다면 얼마든지 답해드리겠습니다.

편입관련해서도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릴수 있습니다.

 

최대한 전달하고 싶은 것들만 추려 간단히 적었기 때문에 제 생각이 그대로 전달됐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세부적인 궁금증은 언제나 질문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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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보다는 재수를하세요 (by ㅇㅇ) 기숙사 와이파이요!! (by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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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수 성공할 정도의 노력으로 부산대에서 공부하면 크게 못 이룰 거 없다고 생각합니다.
  • .
  • @ksmm-14500
    마이피누 아이디가 따로 없어서 쪽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ㄴㄷㅅㅈ (비회원)
    2017.12.30 17:24
    집안사정으로 서강대 중앙대 경영 버리고 여기 경영왔는데 지금 계속 학교다니면서 잘선택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솔직히 계속 부산대 별로라는 말 나올때마다 너무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그리고 솔직히 공부하는애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걸 느껴서.. 왜다들 부대를 안좋다고 까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초중고를 정말 피터지게 열심히 산 사람으로 억울한데.. 나은 선택이었을까요?
  • ㅇㅇ (비회원)
    2017.12.30 19:56
    그런 멍청이들이 많아서 학교 다니면서 너무 편함

    공부 적당히 해줘도 학점 잘 나오고 나중에 득볼게 많으니 ㅎㅎㅇㅎ

    본문에 언급한 내용들이 체감이 잘 안되서 그렇지 하나같이 다 맞는말임
  • ㅇㅇㅇㅇㅇ (비회원)
    2017.12.30 20:34

    서강대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대형 회계 사무소 등에 취업시 서울대/연고대/서성한 이런 식으로 학교에 등급을 매긴다고 합니다. 그 후에 승진에도 영향이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법전원에 들어갈 때도 학교 급을 나누면 부산대가 서강대보다 두단계나 한단계 아래 점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저는 학부생까지 하면서 아직 크게 체감은 못했습니다.

    취업률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스펙도 그만큼 차이가 납니다. 당장에 취업관련 사이트만 찾아봐도 서성한급 지원자들 스펙평균 보면 부산대보다 토익만해도 50~100점까지 차이가 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차이가 분위기 차이라고 생각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상위 학교 학생들 졸업스펙이나 학부 커리큘럼 조사한 뒤에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드시다면 왜 힘든지 아쉽다면 왜 아쉬운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학교 간판이 해결해주는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 ㄴㄷㅅㅈ (비회원)
    2017.12.30 21:20
    솔직히 집이 부유하면 서울을 망설이지 않고 갔겠지만 돈문제가 너무 컸죠 그리고 지잡소리 들으려고 대학다니는건 아니잖아요 내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계속 주변분위기가 그러면 나도 흔들리듯이요
    한번씩 제 고등학교 동기들도 보이는데 저보다 정말 성적과 등수가 말도 안되게 낮은 친구랑 같은학교 다니니까 내가 뭐하러 노력했나 싶더라고요
    부모님도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시니..
    cpa시험준비하려고 하는데 나중에 가서 학벌이 발목잡히질 않을까 우리학교 애들은 왜 지잡이라고 할까 이런생각이 드니까 기분나빠지고 기가 팍죽네요
    글쓴이님은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 ㅇㅇㅇㅇㅇ (비회원)
    2017.12.30 22:27

    저는 학교 간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 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서, 학점은행제 독학사 출신이라도, CPA자격증 제2외국어 자격증 토익 970점대와 스피킹 자격증 까지 가진 사람과 경쟁한다면, 지금의 저는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반대로 연고대 출신 학사라도, 학교 졸업요건 겨우겨우 맞추고 허덕이며 졸업한 사람이라면 저는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위에 댓글에 제가 승진이나 법전원 입학 등에서 차이가 있을수 있다고 했지만, 저 차이가 극복할 수 없는 벽 같은 것이 아니라, 약간의 가산점 수준입니다.

    그걸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그 벽은 손쉽게 넘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처한 환경이 제 노력의 발목을 잡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이제까지 단 한번도 발목 잡혀 본적은 없습니다.

    환경이 안된다면 만들어냈고, 현재의 환경에서 최선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더 나은것들도 생기더군요.

    학교가 지잡이든 아니든 제가 지잡은 아니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학교 지잡이라고 하시는 분들, 아직 조기졸업하고 나가시는 분 단 한명도 못봤습니다.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것들은 받아들이고 당장에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재수나 편입, 목표가 분명하고 얻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해야죠, 하지만 기회비용이나 여건등이 안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최고만큼 하면 됩니다.

    아쉬운 상황을 가정해서 상상하는게 현실에 도움이 되진 않더라고요.

  • 모의평가 성적으로 대학가는 것이 아닌데
    굳이 모의평가보다 점수가 안나와서 부산대에 왔다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산대에 갈만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집안 사정과 수능에서 미끄러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산대에 온 거라로 말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굳이 서성한이라는 기준으로 재수/반수에 대해 조언하시는게 글쓴이님의 경험에만 치우친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 @촉촉수
    ㅇㅇㅇㅇㅇ (비회원)
    2017.12.31 22:45
    네 맞습니다 저는 집안사정과 수능에서 미끄러짐으로 인해 부산대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성한을 기준으로 글을 쓴 것은 경험에 의한 것과, 제가 본문에 언급한 두 단계 위의 대학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나누는 기준들은 다양하겠지만, 통상적으로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단계를 기준으로 해서 서성한으로 잡았습니다.

    또한, 저의 경험에서 나오지 않은 글은 그저 추측이고 가정일 뿐이라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실제로 겪었을 때 가시적인 대학 급간의 차이를 느낀 것이 서성한급부터였기 때문에 그렇게 적었습니다.

    모의평가 점수로 대학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수시보다 정시쪽에 비중을 두고 준비한 사람의 노력과정을 평가하는 척도는 모의평가,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실시하는 6월, 9월 모의평가가 상당히 객관적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재수학원에서 해당 성적들을 기준으로 학원 등록생들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기도 하고, 아예 전액을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 응원합니다.
  • ㅍㅈㄴㅇ (비회원)
    2018.1.1 13:35
    정말 중고등학교를 사립나왔는데 학생과 학부모를 돈으로 생각해서 너무 싫었습니다 진짜 말하기싫은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집안사정도 더 안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입학사정관제 면접학원가면 1주일에 200정도 내야합니다 제가 경험을 해봤거든요 빚내서 다녔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정말로 합격할거라 확신하셔서 빚내서 보내주셨습니다 그덕에 집이 더 안좋아졌지만.... 진짜 그정도까지 학원다니고 준비했는데도 결국 원하는 대학(스카이 중에서 2군데 서성한 중에서 2군데)에 예비번호 떴습니다 같이 학원 다니던 서울애들 스펙이 장난아니었거든요 그때 진짜 돈때문에 포기해야할게 많다는걸 알았죠 다들 솔직히 어떤분은 학창시절 반에서 4~5등 하고 겨우 부산대라고 와서 다행이다 생각하실겁니다 하지만 최상위전교권에서 놀던 애들은 솔직히 여기 생각안했지만 어쩔수없이 온 애들이 많습니다 사실 정말 분통터집니다 다들 자기같은 사람만 있다고 착각하는거 같아서 현실을 말해주는겁니다 그래도 이악물고 사시는 글쓴이님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글쓴이님 진짜 얼마나 노력해야 현실을 바꿀수있는지 갈켜주세요 부탁합니다
  • 반수한 17학번인데 글 남겨봅니다. 프리미어 받고 부산대 입학했고, 다시 도전하면 서성한급은 당연히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공부를 더 하면 오르긴 합니다. 그런데, 최고조로 효율을 뽑아내서 대학 급간을 많이 올리는 게 어렵습니다.
    그리고 막상 작년보다 성적이 올랐지만 손에 쥐고 있는 걸(장학+지방할당제) 포기하기에는 대학 한급간 올린 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도 들더라고요. 글쓴 분 말씀대로 평범한 집안에서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 충당 또한 반수를 끝낸 시점에서 고민입니다.
    하지만 정말 수능이 아쉬웠던 입장에서, 반수를 했기에 그나마 지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선택에 달렸지만 부산대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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