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한달째...

자상한 금낭화2018.01.02 23:39조회 수 3575추천 수 26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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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별도 결국은 안좋은 이별이다. 각자 지금 해야할 일을 존중한답시고 우린 합의하에 이별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아마 서로가 안맞았던 것도 있었겠지.

헤어지고 시험기간이었지만 갑자기 밀려온 외로움에 술을 자주 마셨다. 나는 술먹고 감정에 더 휘말리는 스타일이라 술을 먹을수록 더욱 좋은 기억들만이 떠오르고, 내가 여자친구를 좋아했던 감정은 너무나도 크게 상기되었다. 결국 알콜중독마냥 술이 없이는 잠이 안와 반복적으로 마시게 되었다.

시험공부를 하다가도 여자친구 생각에 담배를 피러내려가고, 집중이 되질 않아 멍하니 책만 바라봤다. 그래도 결국 시험은 어떻게든 치게 되더라. (얼마나 못쳤을지..)

시험이 끝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너무 힘들었다. 계속 작년 크리스마스가 생각나고 캐롤소리만 들어도 너무 너무 우울해졌다. 뿐만 아니라 혼자 지내는 시간에 들었던 슬픈 발라드도 내 감정을 더욱 울적하게 만들었다. 결국 울적한 감정이 들면 차단당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sns에 들어가서 그 자그마한 프사라도 보며 위안을 삼았다.

지속된 불면증으로 밥은 하루 한끼먹고 잠은 아침 일곱시에 겨우 잠이 들었다. 정말 입맛이 없고 무기력하고 내가 도대체 뭐하고 사는건지 이유도 몰랐다. 그러나 나에겐 12/31이 또 다가오고 있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작년에 여자친구와 1/1 카운트 다운을 같이했던 날이었고 상당히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날이었다. 연말이 이렇게 혼자서 힘들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12/31이 되는 새벽에 나는 결국 전화를 했다. 헤어지고 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를 듣는 나는, 정말 이젠 인정하고 잊어야만 한다는 각오로 전화를 했다. 여자친구는 단호하려고 한 사람이었으나 12/31 그 날 만은 나에게 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들어주었다. 나는 말했다. 내가 헤어지고 근 한달간 어떤 생각이 들었고 왜 우리가 헤어져야만 했고 헤어지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이유를...

마지막 통화를 하고 2017년의 마지막 날을 혼자 보냈다. 나도 마지막 통화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제 내년 이맘때는 우리가 함께있었던 기억이 안날거라고..이번 년도 연말은 작년의 좋은 기억때문에 너무 힘든 혼자의 시간이었다고..

2018년 여자친구가 계획했던 일 다 잘 되길 기원한다. 나 또한 일주일 일주일이 지날때마다 무뎌져가고는 있다. 처음 제대로 이별을 겪어보는 거라 처음엔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결국은 스스로 생각을 멈추고 나를 위해 더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여자친구에게도 좋은 남자친구로 기억되는 것 일테고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이별극복법이라 생각한다.

다들 2018년 새해 모든 원하는 일 잘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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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
  • @개구쟁이 섬말나리
    글쓴이글쓴이
    2018.1.2 23:44
    네네 행복하실거에요! 진짜 힘드실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상담해주시는 분들께 이야기하는 방법도 좋아요 이별극복 이런류로
  • 멋졍
  • @촉박한 콜레우스
    글쓴이글쓴이
    2018.1.2 23:44
    감사합니다 ㅠㅠㅠ
  • 저랑 굉장히 비슷한 상황이네요... 저는 방금 10일만에 연락하고 왔습니다
  • @교활한 고구마
    글쓴이글쓴이
    2018.1.2 23:48
    저도 솔직히 중간 중간에 문자한통이라도 안하면 너무 힘들어서 했는데 오히려 안하는게 나을거같았다 생각들었어요. 상대방이 마음을 닫아버리면 오히려 저에겐 더 큰 상처가 되더라구요
  • @글쓴이
    진짜 예쁘게 만났는데 한순간에 남남이 되어버리니깐 빈자리도 크고 보고싶은 마음도 크고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오늘 연락해서 다시한번 만나서 마음을 마무리를 짓고싶다고 했어요.
  • @교활한 고구마
    글쓴이글쓴이
    2018.1.3 00:23
    저랑 루트가 같으시긴 하군요..저도 그냥 확실히 미련없이 만나서 마무리 짓자하니까 자기가 싫다하길레 저에겐 더 큰 아픔이 되었죠..전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이렇게 마음을 접어가는 중이네요...ㅠ
  • 축하드려요. 저도 괜찮아지고 싶네요.
  • @억울한 단풍나무
    글쓴이글쓴이
    2018.1.3 00:23
    이별의 힘듦은 같이 이야기하면서 풀어가는거라 생각해요!
  •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헤어졌는데 ㅎㅎ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는게 이런건가싶네요.. 저도 글쓴님도 행복해요 우리
  • @한가한 애기봄맞이
    글쓴이글쓴이
    2018.1.3 00:25
    네네! 저 또한 생각이 제 머리를 지배해서 잠이안와 정말 수면제먹고 잘생각까지했는데ㅠㅠㅠ 그럴땐 ‘생각멈춤’해봐요 자기와의 싸움이에요. 그리고 sns 다 탈퇴하시면 좀 나아져요
  • @글쓴이
    이미 다 접고 지웠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참으로 진부한 말인데 또 정답이더라구요.. 이제 한달 남짓이지만 아마 서서히 흐려지겠죠 ㅎㅎ 흐려지면 흐려지는대로 또 서글프겠지만.. 내 운명은 어딘가에 존재할겁니다.. 헤어진 분이 만약 운명이라면 돌고돌아 다시 만나겠죠! 가장 큰 위로는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공감이라는데.. 첫 줄부터 큰 위로 얻고 갑니다 고마워용ㅎㅎ 그리고 수면제같은건 의존하지 않기로! 우리의 정신력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 @한가한 애기봄맞이
    글쓴이글쓴이
    2018.1.3 01:10
    좋은 조언 너무 감사합니다!!!
  • 잘 추스르시길 바랄게요.. 글 읽고 먹먹해지네요 참. 저는 여자이고 몇 번의 연애를 해보았지만 상황때문에 헤어지자는 말은 정말 핑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남자친구가 늦은나이에 군대를 가서 기다리며 고시공부를 하고있는 스물 중후반인데 주변에보면 고시준비하며 연애도 끊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그분들보면 시험준비는 핑계이고 다른 이유들이 있었어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글쓴님과 전여자친구분이 지금과 다른 상황에 놓여있었다 해도 좋은 연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우셨을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미련털어내고 준비하셔서 좋은 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화이팅입니다!
  • @푸짐한 쑥부쟁이
    글쓴이글쓴이
    2018.1.7 14:44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볼게요!!!
  • @푸짐한 쑥부쟁이
    감사합니다 ㅠㅠ 저두 이댓글보고 미련털어냈어용!!!
  • 글에서 슬픔이 전해지네요ㅠㅠ 파이팅이에요~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구 더 좋은 사람 만나실겁니다!
  • @우수한 넉줄고사리
    글쓴이글쓴이
    2018.1.7 18:02
    ㅠㅠㅠㅠㅠㅠㅠ네네 괜찮다가도 혼자 막 공허할때 생각나고는 하지만 열심히 이겨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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