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일반 학생에게는 낮은 문턱도 나에게는 높은 벽”

부대신문*2011.12.05 18:30조회 수 116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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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입학하기 전의 내 생활은 특별히 어려움이 없었다. 어머니가 늘 차로 데려다 주셨고 학교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은 모든 면에서 이전과 달랐다. 학교에 합격했을 때도 기쁜 마음보다 어떻게 이 산을 올라 다닐지 막막하기만 했다. 고등학교 수업과 달리 대학교는 매 수업마다 장소를 이동해야한다. 당시 나는 전동휠체어가 아닌 일반휠체어를 탔기 때문에 이동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부모님이 내 옆에 있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수업을 들을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나는 제일 높은 웅비관에서 생활해야만 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이 때문에 이동도우미를 신청했지만 도우미 역시 힘들어했고 도우미가 여학생일 경우는 혼자 이동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학교에서는 전동휠체어가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했다.
  또 하나 문제점은 바로 의자다. 대부분 의자들은 책상과 고정이 돼있다. 예를 들면 1학년 때 물리학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갔는데 앉을 곳이 없었다. 그래서 맨 뒷자리에서 무릎위에 책을 올려놓고 수업을 들어야했다. 그러다보니 칠판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집중도 되지 않았다. 자리를 앞쪽으로 이동했지만 그 곳에도 앉을 곳은 없었고 교수님 옆에 앉아 있어야했다. 나는 생물관, 인문대 등 많은 단대건물에서 수업을 듣는데 여전히 수업듣기에 불편한 곳이 많다. 문턱도 그 중 하나다. 일반사람들에게 작은 문턱은 작은 장애물일 뿐이지만 나에게는 벽과 같다. 나에게 시설이 아무리 좋은 곳도 문턱이 있는 곳은 가장 불편한 장소다.
  그래도 점차 학교 시설이 나아지고 있다. 2008년 입학 당시와 비교했을 때 시설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장애학생들의 요구를 한 번에 이뤄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계속해서 우리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다면 언젠가는 장애인 학생이 생활하기 편한 대학교가 생길 것이다. 나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 다만 남들보다 조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학교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준다면 더디더라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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