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젖은 소매로 휴대폰 액정을 닦으며 본 시계는 벌써 12시 정각이었다.
수영에서 걸어 서면을 거쳐 집으로 물에 젖은 옷과 신발을 거진 끌다시피 하며 도착해서 잠을 청했다.
꽤나 먼 거리였고,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퉁에 한 두 어 시간을 더 걸었던 것 같다.
새벽부터 미친듯히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출근하시는 아버님과 뒤이어 출근하시는 어머님의 걱정을 뒤로 안채
이기적으로 기침을 뱉어냈다.
이렇게해서라도 뱉어질 수 있다면 기침과 함께 뱉어지라고. 니가.
요 며칠전부터 이상하게 기침이 미친듯 도지기 시작했다.
항상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사는 나인지라
감기는 지구 반대편 먼 나라 이야기였고, 기침은 고작 간지러움 정도에 이따금씩 나오는 것이었다.
나도 이렇게 감기에 걸리나 싶어 쌍화차, 돼지국밥, 온열장판에서 숙면 등 별의 별 짓을 다했지만
유달시리 감기 놈은 작정을 하고 붙어있었다.
어떻게든 떨궈내기 위해 감기약 한봉지를 털어넣고 이른 저녁부터 잠을 청했다.
3년전 그 때처럼, 미친듯히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부모님도 안 계시기에 이기적이라는 단어 없이 나오는대로 뱉어댔다.
제 풀에 지쳐 스르륵 잠 들라고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다.
몸은 지쳤는데, 귀 밝은 나는 내 기침소리에 잠을 놓쳐버렸고
어딘가 침대 모서리 무심코 소매로 액정 닦아 휴대폰을 보니, 12시 정각이었다.
3년 전, 무작정 어느 삼류 연애 소설이나 연애담같은 클리셰한 작품에 나올 법한
비맞던 내 모습이 웃기기도 해서 이부자리에 누워 킥킥 거렸다. 부끄러웠는지도 모른다.
한 편으로는 젊은 날의 청춘에 대한 오마주로 독려하다,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사랑했노라고.
억지로 먹인 자신감에 한 가닥 놓지 않고 있던 너의 SNS에 당당히 입성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사직서"
이름 : XXX
부서 : 관리부
사유 : 결혼으로 인한 사직.
마저 남은 잠을 위해서라도
오늘 밤 기침을 꾹 참아봐야겠다.
수영에서 걸어 서면을 거쳐 집으로 물에 젖은 옷과 신발을 거진 끌다시피 하며 도착해서 잠을 청했다.
꽤나 먼 거리였고,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퉁에 한 두 어 시간을 더 걸었던 것 같다.
새벽부터 미친듯히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출근하시는 아버님과 뒤이어 출근하시는 어머님의 걱정을 뒤로 안채
이기적으로 기침을 뱉어냈다.
이렇게해서라도 뱉어질 수 있다면 기침과 함께 뱉어지라고. 니가.
요 며칠전부터 이상하게 기침이 미친듯 도지기 시작했다.
항상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사는 나인지라
감기는 지구 반대편 먼 나라 이야기였고, 기침은 고작 간지러움 정도에 이따금씩 나오는 것이었다.
나도 이렇게 감기에 걸리나 싶어 쌍화차, 돼지국밥, 온열장판에서 숙면 등 별의 별 짓을 다했지만
유달시리 감기 놈은 작정을 하고 붙어있었다.
어떻게든 떨궈내기 위해 감기약 한봉지를 털어넣고 이른 저녁부터 잠을 청했다.
3년전 그 때처럼, 미친듯히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부모님도 안 계시기에 이기적이라는 단어 없이 나오는대로 뱉어댔다.
제 풀에 지쳐 스르륵 잠 들라고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다.
몸은 지쳤는데, 귀 밝은 나는 내 기침소리에 잠을 놓쳐버렸고
어딘가 침대 모서리 무심코 소매로 액정 닦아 휴대폰을 보니, 12시 정각이었다.
3년 전, 무작정 어느 삼류 연애 소설이나 연애담같은 클리셰한 작품에 나올 법한
비맞던 내 모습이 웃기기도 해서 이부자리에 누워 킥킥 거렸다. 부끄러웠는지도 모른다.
한 편으로는 젊은 날의 청춘에 대한 오마주로 독려하다,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사랑했노라고.
억지로 먹인 자신감에 한 가닥 놓지 않고 있던 너의 SNS에 당당히 입성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사직서"
이름 : XXX
부서 : 관리부
사유 : 결혼으로 인한 사직.
마저 남은 잠을 위해서라도
오늘 밤 기침을 꾹 참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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