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자이고 여자라는 것 말고는

글쓴이2018.06.17 01:01조회 수 2046추천 수 2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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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같은 도처에 남혐 여혐이 범람하지 않던 시절. 우리 생애 몸과 마음이 가장 빛나는 청춘이 시작하던, 어른이 갓 되고 갓 이성을 접하고 마음을 조심스레 접어 과감히 시작하던 때에 만났던 우리는,
우리가 남자이고 여자였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똑같았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모든 것이 똑같았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이 세상에는 오직 너와 나만이. 단지 남자이고 여자라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똑같았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다 우리를 비껴갔다. 몇 년간 우리는 시대적 문제 성별 문제 이 세상의 모든 프레임의 문제를 보기 좋게 떠나 보냈다. 시대는 우리를 축복했다. 주변의 사람들도 좋게 보고 아니, 그보다 우리는 좋았다.

그렇게나 좋았다. 무시무시한 변화는 소리의 속도보다 우리를 빨리 휘감았다. 한 번 살짝 찍은 볼펜의 잉크가 물 속을,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 퍼져갔다. 주변의 색이 변하고 있다. 이미 물 속은 맥락없이 휘돌아가는 잉크로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변해가고 있다.

세상은 똑같았다. 성별의 문제, 시대의 프레임은 보기 좋게 나를 찔러 댄다. 세상은 보기 좋게 나를 관망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남자이고 여자였던 것은 세상의 이유이자 세상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이제 세상은 우리를 관망한다. 유리병은 깨졌고 숨을 쉴 수 없는 세상이 피드백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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