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학식 비빔밥에 대한 고찰

글쓴이2018.10.12 13:42조회 수 1575추천 수 7댓글 6

    • 글자 크기

금일 금정회관 학식에 비빔밥이 나왔다.

본디 반찬의 다채로움을 즐기려 정식을 주로 먹는데 정식 메뉴조합이 뒷집 누렁이도 '누르렁~(돼지국밥에 떡볶이를 걸렀더니 새우까스가 나오네)' 하며 거를 타선이라 비빔밥을 선택했다.

 

사실 나는 비빔밥을 굉장히 좋아한다. 또한 아무리 거지같은 식당이라도 항상 평타는 치기에 애매할 때는 무조건 비빔밥을 먹는 편이다. 허나 오늘 나의 선택은 실패했다. 비빔밥이 실패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것을 해내었다. 이유는

 

빌어먹을 미역줄기 때문이다.

 

꼬카인마냥 자꾸 향이 맴도는데, 꼬카인은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씩 생각이 나지만 미역줄기 냄새는 생각 안하고 싶은데 떠올라서 zl랄맞다.

 

1. 가뜩이나 찐밥이라 비빔밥에 필수적인 고슬고슬밥 구현이 불가능한데 미역줄기의 진액(?) 때문에 비빌수록 찐득해져서 밥알들이 그야말로 농밀하게 몸을 섞어버린다. 

덕분에 밥알들이 죄다 마사지오일에 목욕한 거마냥 번들번들, 미끌미끌 해지게 되는데 썩 보기에 좋지도 않다.

숟가락으로 한술 뜰 때부터 그 끈적함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식감이 예상되었고, 이는 빗나가지 않았다

 

2. 다른 야채들의 맛이나 향이 다 묵살당한다. 당근, 애호박, 버섯 등 여러 나물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역한테 닥압살 당해서 미처 맛을 꽃피우지도 못하고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다. 식감이나 맛이나 특별하게 대단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재료들을 죄다 압도하는 탓에 미역밖에 생각이 안난다.

 

3. C발 이빨에 존1나 낀다. 이빨 사이사이에 껴서 '나를 잊지 마' 하는 듯이 뜬금없는 타이밍에 혀에 걸리고 향을 뿜어댄다.비빔밥을 먹는 중에도 미끌거리고 꾸덕한 식감 탓에 불쾌했는데 먹고 나서까지 괴롭히니 ㅈㄴ 괴씸한 놈이 아닐 수 없다.

이 글 쓰는 중에도 우측 제일 안쪽에서 두 번째 어금니에 미역줄기의 흔적이 느껴졌다. 양치 한 번 더하러 가야된다.

 

 

진짜 최초로 미역줄기 비빔밥에 넣은 놈 '윗니, 아랫니 사이사이 빠짐없이 미역줄기를 끼워두고 칫솔만으로 제거하기'나 '어금니 사이의 미역줄기 혓바닥으로 제거하기' 같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

 

(돼지국밥&새우까스,떡볶이 적폐조합 만든 놈도 싸그리 청산해야 한다. 이거는 진짜 육두문자 안 쓰고 삼일밤낮을 조질 수 있는데 귀찮아서 안 함)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34744 정문 더 집중 분위기 어떤가요?10 멍한 노박덩굴 2018.10.12
134743 세무회계 시험 어느정도 수준으로 나오나요?1 착실한 당단풍 2018.10.12
134742 .10 냉철한 땅빈대 2018.10.12
134741 부산대 파티룸 대여할만한 곳 있을까요?1 화난 노루귀 2018.10.12
134740 시월제 공포의집 저만 불편한가요26 귀여운 노랑꽃창포 2018.10.12
134739 경영대 학술동아리 중 군기잡는 곳도 있나요?(비하의도 없음)6 유별난 바위취 2018.10.12
134738 기계과 제품개발설계 ㄱㅎㅇ교수님2 난감한 단풍나무 2018.10.12
134737 NC에 회파나요?2 미운 겹벚나무 2018.10.12
134736 [레알피누] .11 명랑한 연꽃 2018.10.12
134735 본관 성적증명서 주말에도 하나요?2 느린 클레마티스 2018.10.12
134734 시험기간 토요일에 보강 3시간 연강3 수줍은 애기참반디 2018.10.12
134733 현대백화점 캠리 혹시 전화나 문자 다 왔나요??7 초연한 돌피 2018.10.12
134732 영국 동계 단기파견 가시는 분들 ㅠㅠ3 화사한 삽주 2018.10.12
134731 (필독)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조심하세요6 눈부신 진범 2018.10.12
134730 토스 환전1 치밀한 명아주 2018.10.12
134729 [레알피누] 인적성 인강 추천 좀 해주세요.1 화사한 오미자나무 2018.10.12
134728 24시 인쇄2 초연한 병아리난초 2018.10.12
134727 꼭 그늘로 다니세요!!! 흐뭇한 미국미역취 2018.10.12
134726 부산대 의대=서울대 일반과인가요?24 흐뭇한 벼 2018.10.12
134725 회색 엠씨엠 지갑 화난 댕댕이덩굴 2018.10.1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