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와서 쓰는 솔직한 편지

침울한 감국2018.10.19 01:23조회 수 1808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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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시험 때문에 알바를 뺐어, 그리고 다음 주에 불꽃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이제야 들었지.

 

진짜 눈에 보이는 뭐든 때려 부수고 찢어발기고 싶더라.

 

다음 주에 알바를 빼면 너랑 불꽃 축제 보러 가는 건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 거짓된 환상을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었는데, 밤하늘을 밝히는 폭죽과 굉음 속에서 누나를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귓가에 속삭일 수 있을 텐데.

 

내 모든 상황이 한심하고, 바보같더라. 왜 이번 주에 알바를 뺐지? 아니, 왜 하필 주말 알바를 했지? 그냥 일하지 말고 빈둥대며 부모님께 손이나 벌리는 무능력한 버러지처럼 지낼 걸, 차라리 그랬으면 누나랑 불꽃축제 보러 갈 텐데. 

 

난 하늘을 볼 생각도 없이, 여태까지 벌레처럼 바닥을 기어 다녔어. 그런데 말이야, 누나를 보고 처음으로 나비가 되고 싶더라. 누나 볼 때마다 내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 같아서, 그럴때 마다 누나랑 진짜 하늘을 날고 싶어서 말이야. 하지만 번데기에 들어갈 기회는 이미 놓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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