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난 지금도 기다리는 중이다.

한 사람이 있다.

 

너무나도 그 사람은 내 이상형에 가까웠고 그래서 구애를 했다가 말 그대로 처참하게 까였다.

까이고 난 후 아무리 생각해도 잊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울 만큼 마음이 컸었다.

그 이후로 어떻게든 인연을 이어가려고 정말 감정 꾹 누르고 마음 없는 척 행동하며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 끝에 

그냥 좋게좋게 친근하게 따로 만날 수 있고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참고 참아온 지 3년이 된 것 같다. 

기다리기만 했다. 할 수 있는 게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여기서 내가 다가간다면 멀어질 것이 눈에 너무 선명히 보여왔고 이렇게까지 이어온 내 노력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인간관계 쳐내고 끊고를 잘하던 내가 단 한 사람만큼은 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내가 감정을 꾹 누르는 동안 이 친구는 그 사이에 남자친구가 생겼었고 그 사람과 헤어졌다가 

최근에 다시 다른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다.

 

그렇게 참아오면서도 혹시나 이런 식으로 상처받을까 봐 혼자 자기방어를 정말 많이 해왔다.

'지금은 인연이 아니겠지......'

'걔가 누굴 만나던 그건 걔의 선택이니 존중해주자. 그 사람이 내가 아니어도 지금은 괜찮아'

'서로 각자 자기 인연들 만나 오다가 우리가 인연이라면 언젠간 만나겠지'

그래서 처음에도 무덤덤히 넘어가려 했고... 지금 역시나 무덤덤히 넘어가는 중이다. 확실히 내성이 생겨서 덜하다.

 

마음을 떠나보내려고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노력이 효과가 있는지 처음에는 눈만 마주쳐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만큼

긴장했었고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는 그냥 만나도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

말 그대로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그냥 세상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 보인다. 단점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바보같이 짝사랑하면서 혼자 익숙해지는 중이다.

 

그래. 항상 나의 마음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나도 마음을 돌릴 거라고.'

다른 인연에 마음 갈만한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내가 중간에 그만두고 다시 제자리걸음 중이다.멍청하게.

 

난 왜 이렇게 미련할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마저도

그렇다. 난 지금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