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문제때문에 요즘 힘이들어요

글쓴이2018.12.10 20:15조회 수 819추천 수 14댓글 23

    • 글자 크기

병원치료때문에 3학기 휴학하고 내년에 복학을 계획하고있습니다.

 

이제 큰고비는 넘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시기가 된 것 같은데 요즘들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것 같아서 겁이나네요

 

몸도 많이 추스렸고 사실 속은 엉망이지만 그래도 이제 보기에는 많이 건강해 보입니다. 그런 제가 대견하기도 하고 지난날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병원생활을 시작하면서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과거에 적어둔 병상일기를 보아도 오히려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었을때 제일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족들에게나 주변사람들에게나 힘들다는 말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목숨이 달린 결정을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면서 속으로는 이게 맞는건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도 계속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제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 할걸 이라는 후회가 되네요

 

결국 지금에 와서는 그저 잊혀진 존재가 된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사실 병원에 가기 직전까지도 이런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이렇게 힘들고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죽어버리면 남아있는 사람들 마음이 아프겠지? 

차라리 별거 아닌것 처럼 행동하자.'

 

라는 거만한 생각을 했던거같습니다.

 

그걸 감당할 그릇도 안되면서 말이지요.

 

웃기지만 때때로 주변사람들이 원망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제 상황을 제대로 알린적도 없는데말이에요

 

항상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기억되고싶은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게 두려웠어요 부정적인 사람으로 기억될까봐

 

이게 병같아요 착한사람으로 보여야한다는 병

 

한번은 퇴원한지 얼마 안돼 집안에만 몇달동안 갇혀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친구를 만나러 가는길만 해도 굉장히 설랬고 할말이 아주 많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친구 얼굴을 보는순간 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더라구요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정말 많은데

온통

병원에서 힘들었던 이야기

고통스러웠던 이야기

같이 치료받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린 동생이야기

 

이런이야기들을 그친구에게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있었던이야기만 하면서 그땐 그랬지 이땐 이랬지 하는 이야기만 계속하다가 나중엔 그친구한테 한소리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과거에는 멘탈이 정말 강해서 어찌어찌 버텨온것 같은데 이게 점점 소모되는 건지

 

이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공감받을수 없는것같아서 요즘은 너무 외롭고 힘들고 불안하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다 드네요

 

병원치료를 받을때만 해도 그냥 건강해지는데에만 집중하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치료도 다 끝났는데 뭘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막막함도 들어요

 

힘들다는게 다 주관적인 기준이란건 알지만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감당하기 힘든정도로 힘든건 지금이 처음이네요

 

그래서 오히려 '정신바짝 차리고 잘 헤쳐나가야겠다. 안그러면 정말 낭떠러지로 떨어지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찌됐던 결국 나 혼자 이겨나가야 하는거같아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걸 모든사람이 같이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더라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심심해서 주절주절한번 써봤어요..

다들 건강하세요 ㅎㅎ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슬픈 영화 보면서 펑펑 울거나 재밌는 영화보면서 실컷 웃는건 어떨까요? 다른 생각은 안하고 영화 볼때 감정에만 집중해서요!! 저는 그럴때 현실 속 고민도 잊어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더라구요.. 일단 쾌유하셨다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러지 못하고 아직 고통속에 있는 사람도 많은데요.. 그렇게 감사한 점들 생각하면서 이겨내시길 바라요!
    +학교 막상 다시 복학하시면 공부하기 바빠서 또 조금은 자연스럽게 지금 고민하는거 잊혀질거예요!!
  • @무좀걸린 신갈나무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0:33
    영화보기도 전에 닉보고 웃었네요 ㅋㅋ 항상 감사하려구요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래서 ㅅㅅ함?
  • @육중한 수박
    ㅋㅋ 진짜 정신나갔네 시험기간이라 정신나간건가
  • @육중한 수박
    넌 제발 좀 뒤져라
  • 고생하셧어요
  • @서운한 봉의꼬리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0:34
    고마워요
  • 걱정은 조금 내려놓으시고 어떤 일이든 좋은 면을 떠올리려 노력하면서, 차근차근 해보아요~! 잘 해나가실거에요..!!
  • @이상한 청미래덩굴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1:31
    응원 감사합니다!
  • 내 생각이 모든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할 거란 느낌이 들 때, 누군가를 만나는 건 그저 재밌고 신나는 일상이야기 할려고 상대는 오는데 나는 그렇지 않을 때... 오히려 친한 사람일 수록 더더욱 내가 뭘 겪고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 꺼내기 힘들 때, 가끔 나의 아무것도 모르는 길가에 걷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 하고 싶을 때가 있네요. 지구반대편의 절대 만날 일 없는 사람에게 그냥 이야기라도 꺼내고 싶어요. 익명의 힘을 빌려서 글을 적어도 결국 겪어보지 않은 자는 겪은 자를 이해할 수 없으니, 이야기의 절반은 나의 이야기지만 나머지 반은 읽는 사람의 몫이니까, 여기에 글을 적는 그 누구도 글쓴님에게 공감하지 못할 겁니다.
    최근에 참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8년전에 잠깐 알던 분에게 이야기를 보냈네요 저도. 이해해달라고 보낸 거는 마찬가지로 아니었지만, 정말 너무 힘들면 찾아와도 좋다는 말에 조금의 위안이 되더라고요. 채워지지 않음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은 더해지고 있다는 기준을 두니 살만해졌습니다.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은 알게 모르게 생각과 마음의 잔재로 남아 분명 글쓴님의 인간적 성숙에 기여했을겁니다. 언제나 나와 남을 지켜갑시다 파이팅
  • @황홀한 벌개미취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1:30
    길가다 아무나 붙잡고 싶다는말 정말 공감합니다. 딱 그생각을 적말 많이했어요
    최근에 비슷한일을 겪으셨다니까 그 자체로 너무 위로가 되네요
    채워지지 않음이 아닌 더해지고 있다는것에 기준을 둔다는 생각이 참 멋진것같아요
    저도 겪지 않았으면 몰랐을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덕분에 분명 삶에 밑거름이 될거라는 용기가넘치던 시절에 제 모습도 생각났어요 언제나 파이팅!
  • 멘탈이 소모성이라는말에 너무 공감됐어요. 저 군복무할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체질이랑 안맞아서. 항상 웃고다니고 열심히만 하면 될줄알았는데, 속이 점점 썩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여유시간마다 밥도 거르고 계속 잠만 자기도하고.. 그러다 한번씩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많이 풀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의 결과로 어떤 해결책이 나오진 않더라도, 나랑 함께해주는 누군가 있다는 그자체가 마음에 꽤나 큰 안정감을 주곤했어요. 정말.. 멘탈도 소모가돼요. 너무 괜찮은척 보다는 가끔씩 자신을 어루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쾌유 축하드립니다ㅎㅎ
  • @처절한 도라지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1:59
    맞아요 사람이 혼자사는 동물이 아니다보니까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한것같아요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 저는 지금 8학기 4년째 질병휴학중이고 이제 아직도 몸이 성치는 않지만 더는 늦어질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다시 복학을 준비해보려합니다. ㅎㅎ 같이 힘내요
  • @나약한 램스이어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1:56
    4년이나 하셨구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생 정말 많으셨겠어요.. 같이 힘내요!
  • 행복하시길! 복 많으시구 ㅎㅎ
  • @어두운 자주쓴풀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3:05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ㅎㅎ
  • 힘내요 너무 겁먹지 마시구,,!
  • @멍청한 둥굴레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3:08
    감사합니다 옛날엔 참 씩씩했는데ㅎㅎ.. 힘낼게요
  • 저도 몸이 안좋아서 혈액검사와 약 복용을 꾸준히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힘내시길...
  • @한심한 곤달비
    글쓴이글쓴이
    2018.12.10 23:10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 고생많으셨습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 @난감한 방동사니
    글쓴이글쓴이
    2018.12.14 22:30
    고마워요~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66776 몸짱되고싶은 식게이들 주목하라는기야!!!6 일등 영춘화 2017.09.06
66775 중고 dslr을 사려고합니다!6 냉철한 맨드라미 2014.01.10
66774 부산대앞 알제리전 볼 곳6 눈부신 관음죽 2014.06.21
66773 엇복학 질문입니다 총 9학기..6 수줍은 뚱딴지 2016.02.07
66772 기숙사 분할납부 안되나요??6 멍한 산부추 2014.01.21
66771 알바 시간 궁금6 유치한 칡 2018.08.11
66770 우울감이 몰려올 땐 뭘 하시나요6 건방진 야콘 2023.05.05
66769 중도 다니시는분들 보셈6 미운 개머루 2016.05.17
66768 와....신입학한 기분이네요.6 바보 노루오줌 2013.12.18
66767 무섭습니다6 깜찍한 코스모스 2020.02.21
66766 목을 뒤로 젖히면 자꾸 딱딱소리가나요6 이상한 모과나무 2017.11.24
66765 비글이 3대 지랄견인 이유 한짤 요약 jpg.6 쌀쌀한 삼나무 2018.03.21
66764 군필들이 확실히 잘생기지 않았나요???6 잘생긴 삼잎국화 2019.06.25
66763 .6 거대한 멍석딸기 2015.03.30
66762 컴공분들 코딩6 기쁜 곤달비 2017.06.13
66761 고맙습니다6 흔한 인삼 2018.06.07
66760 .6 침울한 개비름 2018.12.08
66759 병무청, 양심적병역거부자 대체복무 3년 검토중ㅋㄲㄲ6 미운 부레옥잠 2018.06.28
66758 인형 뽑기하는 남자 극혐인가요??6 해괴한 리아트리스 2018.02.18
66757 [레알피누] 초과학기 5학년 이랑 졸업유예 불이익 큰 차이 있나요??ㅠㅠ6 못생긴 수국 2019.12.0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