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치료때문에 3학기 휴학하고 내년에 복학을 계획하고있습니다.
이제 큰고비는 넘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시기가 된 것 같은데 요즘들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것 같아서 겁이나네요
몸도 많이 추스렸고 사실 속은 엉망이지만 그래도 이제 보기에는 많이 건강해 보입니다. 그런 제가 대견하기도 하고 지난날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병원생활을 시작하면서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과거에 적어둔 병상일기를 보아도 오히려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었을때 제일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족들에게나 주변사람들에게나 힘들다는 말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목숨이 달린 결정을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면서 속으로는 이게 맞는건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도 계속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제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 할걸 이라는 후회가 되네요
결국 지금에 와서는 그저 잊혀진 존재가 된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사실 병원에 가기 직전까지도 이런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이렇게 힘들고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죽어버리면 남아있는 사람들 마음이 아프겠지?
차라리 별거 아닌것 처럼 행동하자.'
라는 거만한 생각을 했던거같습니다.
그걸 감당할 그릇도 안되면서 말이지요.
웃기지만 때때로 주변사람들이 원망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가 제 상황을 제대로 알린적도 없는데말이에요
항상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기억되고싶은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게 두려웠어요 부정적인 사람으로 기억될까봐
이게 병같아요 착한사람으로 보여야한다는 병
한번은 퇴원한지 얼마 안돼 집안에만 몇달동안 갇혀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친구를 만나러 가는길만 해도 굉장히 설랬고 할말이 아주 많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친구 얼굴을 보는순간 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더라구요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정말 많은데
온통
병원에서 힘들었던 이야기
고통스러웠던 이야기
같이 치료받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린 동생이야기
이런이야기들을 그친구에게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있었던이야기만 하면서 그땐 그랬지 이땐 이랬지 하는 이야기만 계속하다가 나중엔 그친구한테 한소리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과거에는 멘탈이 정말 강해서 어찌어찌 버텨온것 같은데 이게 점점 소모되는 건지
이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공감받을수 없는것같아서 요즘은 너무 외롭고 힘들고 불안하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다 드네요
병원치료를 받을때만 해도 그냥 건강해지는데에만 집중하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치료도 다 끝났는데 뭘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막막함도 들어요
힘들다는게 다 주관적인 기준이란건 알지만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감당하기 힘든정도로 힘든건 지금이 처음이네요
그래서 오히려 '정신바짝 차리고 잘 헤쳐나가야겠다. 안그러면 정말 낭떠러지로 떨어지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찌됐던 결국 나 혼자 이겨나가야 하는거같아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걸 모든사람이 같이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더라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심심해서 주절주절한번 써봤어요..
다들 건강하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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