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입시철이 되면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쓰는게 나을 것 같아요.
제가 쓰는 이 글이 밀캠 다니는 학우들에게는 어쩌면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몇 년을 지켜봐도 점점 답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니 차라리 이런 글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써봅니다.
밀양에 기대를 안하고 오실겁니다. 하지만 주식이든 코인이든 바닥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지하실을 맛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게 밀양에 와서 충격(?)을 받기 쉬울겁니다.
각종 댓글에 있듯 학교 자체의 지원이 거의 없고, 밀양대 출신 교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수업의 질이 낮습니다. 만약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면 반드시 다른 곳으로 가셔야합니다. 인프라가 없어서 금요일이나 가끔 장전에 교양 들으러가면 자격지심 같은게 많이 느껴지실겁니다. 마이피누나 넷상에서 밀양을 낮잡아보는 시선도 매우 거슬릴 것이구요.
장전에서 들은 교양 수업에서 때때로 교수님들이 이런 학과도 있냐는 듯한 말에 상처 받기도 할 겁니다. 어쩌면 같은 학교인데 차별하는 듯한 사람들에게 실망하기도 할겁니다.
그깟 수능 몇 점에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고, 자존심도 많이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냥 수능을 다시 치고 반수든 재수든 독학을 하든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여러분 인생에 더 도움되고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1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나 짧고, 그 노력은 대단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굳이 밀양에서 뭔갈 얻는다면 분노? 혹은 독기를 배우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탈출에 실패했고, 개박살난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업했지만 그것은 학과의 덕이나 학교의 덕을 본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고민하는 부경대와 부산대는 사실 입결보다 아웃풋에서 상당한 차이를 냅니다. 부산대가 좋다는 말이죠. 그런데, 밀양은 아닙니다. 밀양의 아웃풋은 좋지 않습니다. 취업이 잘된다고 알려진 학과들도 취업이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선배들의 정보나 취업의 방향성 등 어느 하나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각자도생. 여러분이 다른 학과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얻고, 취업준비를 해야합니다. 같은 부산대니까 잘될거야라는 착각을 하지 마세요.
부경대는 취업이 어느정도는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딱히 못 갈곳도 없어보이고 공기업급에서도 밀리지 않더군요. 하기 나름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부경대가 더 낫습니다. 취업에 있어서도 밀양의 나름 취업 잘된다는 학과보다 부경대 메인 학과 애들이 취업을 더 잘합니다.
여러분의 젊음은 소중합니다. 굳이 자신에게 실망하고 실패하고 똥인지 된장인지 맛보고서야 좌절하지 않길 바랍니다.
부경대가서 대학생활 즐겁게 하시고, 3학년부터 열심히 준비하셔서 졸업전에든 졸유하고 취준할 때든 좋은 기업 가셔서 여러분의 젊은 시절에 좋은 추억을 쌓으며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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