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교에 진학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이 있어 한 번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글 올려 봅니다.
저한테는 한 친구가 있어요. 이 친구는 뭐랄까 도덕적으로 굉장히 엄격하다고 해야하나?
도덕적 잣대가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강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의아할 정도로 전무해요.
또, 그 잣대가 상대방에겐 엄격한데 자기 자신한테는 유한 것 같아요.
이런 걸 어디서 느꼈냐면(일단 중국인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 좁은 길 막으면서 대놓고 흡연하거나, 밤에 굉장히 시끄럽게
떠들거나 하는 중국인분들을 좀 많이 봐서 저한테 편견이 좀 있었나봐요. 그래서 한 번은 둘이 걷다가 마침 그런 무리를
발견해서 제가 "아, 저 짱X shake it 들 좀 다 지네 나라로 꺼X면 안되냐?" 라고 했습니다. 이건 물론 제가 잘못했습니다.
짱X라는 표현이 좋은 말은 아니니까요. 절대 제가 잘했다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그 때 이 친구의 반응이 좀 소름돋더라구요.
갑자기 막 중국에 대한 없던 애정이라도 생겼는지 짱X라는 표현에 대해서 집요하게 꾸짖으면서 어느샌가 제 인성얘기가
되어있더라구요. 마오쩌둥 인줄 알았습니다. 제가 소름돋는다고 했던 이유는 본인은 눈치 못챘을 지도 모르지만 이 친구,
중화요리점을 짱X집이라고 부릅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얘기했더니 얼굴 표정이 확 바뀌면서 진짜 급정색을 하면서,
이거랑 그거랑 같냐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뭐가 다르냐고 했더니 뭐라고 설명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 가 없어서
중간에 듣다가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뭐 여튼 다 떠나서 짱X라는 표현이 나쁜 건 맞으니까 이때는 수긍했습니다.
이런 일화가 굉장히 많은데 대충 어떤 느낌인지는 아실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친구와 대화할 때는 항상 저는 얘의 과거 행보에 대해서 곱씹어 본다음에 은근히 그것과 대조해보는 듯한 상황을
이끌어 내보곤 합니다. 그럼 십중팔구 불일치 합니다. 본인은 사람을 평가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은 안됩니다.
한 번은 식당에서 식사 중일 때 축구경기를 보고있었습니다. 제가 "하.. 쟤들 축구 발로하냐.. (축구는 실제로 발로 한다는
점을 이용한 조크입니다.)" 라고 하면 이 친구는 이 때를 놓칠세라 "(엄격, 근엄, 진지) 저 분들이 너보다 축구 훨씬 잘한다."
라고 도덕적으로 미성숙한 저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자기도 모드리치 쥰나 욕했으면서..
얘량 이야기 하다보면 언제부턴가 그냥 저라는 인간은 도덕적인 면에서 짐승만도 못한 상놈이 되어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중잣대 토나옵니다. 이제 이 친구랑 같이 다니면 무슨 도덕배틀 하는 것 마냥 어디서든 착해야 합니다.
뭘로 꼬투리 잡을 지 모릅니다. 자기는 되고 남은 안되는건 뭐야.. 너무 숨 막힙니다. 걸어다니는 도덕책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이 친구의 앞뒤가 다름을 지적하면, 정색을 하면서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어찌나 집요하고
격렬한지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이 친구의 도덕에 대한 이중적 사랑.. 하..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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