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입맛에 따른 주관적 평가입니다.)
필라이트를 마셔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필라이트는 ‘맥주’가 아니라 ‘발포주’입니다. 발포주는 간단히 말해서 ‘맥주맛이 나는 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맥아(보리)의 비율을 엄청 낮춰서 재료와 세금부담을 덜은 만큼 저렴하게 판매하는 술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맥주’라고 분류되기 위해서는 맥아비율이 10%이상이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면 식품유형이 ‘기타주류’로 분류됩니다
- 카스/하이트/피츠 : 60%이상(맥주O)
- 맥스/OB/클라우드 : 100%(맥주O)
- 필라이트/필굿 : 10%미만(맥주X 기타주류O)
한편, 맥주로 유명한 나라인 독일에서는 맥아비율이 100%인것만 맥주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독일기준 : 카스&하이트 : 맥주X).
맥아의 함량이 중요한 이유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맥아가 100%에 가까울수록 맥주 본연의 맛에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스와 하이트는 100%맥아 대신 저렴한 전분을 추가해 맥주를 만듭니다. 두번째, 맥아비율을 기준으로 맥주 혹은 기타주류로 분류되는데 맥주로 분류될 때 세금이 72%가 부과되는 반면, 기타주류로 분류되면 세금이 30%밖에 부과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맥아함량이 10%미만이라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만원에 12캔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발포주는 2년전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필라이트’가 유일했으나 2019년 2월, 오비맥주가 '필굿'을 새로 출시했어요. 저는 발포주를 즐겨마시지 않지만 맥주시장의 신제품 출시가 반가워 필굿에 도전해보기로 했고 이를 필라이트와 비교해보기로 했어요.
※ 가격정보 : 온천장 홈플러스에서 필굿 355ml 6캔을 5,250원에 판매하고 있음. 하지만 210원 할인쿠폰이 비치되어 있어 10,080원으로 12캔을 구입할 수 있음. 필굿 500ml 캔은 1,200원에, 필라이트 500ml 캔은 1,180원에 샀음(정확하지 않을수는 있는데 필라이트가 저렴했던 것은 확실함). 아직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는 발견하지 못했음.
본격적인 비교를 하기전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필굿은 필라이트의 카피제품이라는 것이에요. 이는 다음 3가지 이유, 1)이름 2)캐릭터 3)컨셉 에서 알 수 있어요.
1) 이름에서부터 느꼈겠지만 제품 첫글자가 필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어요. ‘Feel’대신 굳이 ‘Fil’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오비맥주는 필라이트를 대놓고 베끼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2) 필라이트 광고에서 초록색 코끼리가 나와 두둥실 떠다니며 뿌우~~ 하는 모습을 기억하실 거에요.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코끼리 캐릭터를 사용한 이유는 ‘지상에서 가장 무거운 동물인 코끼리를 가볍게 날아다니게 함으로써 가격을 가볍게 절감한 발포주의 장점을 강조했다’ 라고 해요. 필굿의 라벨 전면에는 해상에서 가장 무거운 동물인 고래가 나타나있어요.
3) 필라이트가 강조한 카피는 ‘만원에 12캔’과 ‘100% 아로마호프’ 이 2개 였다고 생각해요. 필굿 역시 만원에 12캔이 가능한 가격으로 출시되며 캔 하단에 Aromatic Hop 을 써놓은 것이 보여요. TV광고에서도 유사한 컨셉으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디자인 비교 (글이 길어져서.. 넘어갑시다..)
필라이트 : TV광고에서는 초록색 코끼리를 강조했으나 실제 라벨에서는 캔이 초록색, 코끼리는 하얀색이다. 올바른 표현인 Feel light가 L의 중복으로 FiLite 라고 표기되어있어 한번에 탁 읽히는 느낌은 아니다. 캔의 상단과 하단에 영어로 작게 적힌 깨알같은 설명은 폰트와 글자크기 때문에 어떤 문서의 일부분을 보는 듯하여 아쉽다. 라벨의 전면에서 100% Aroma hop라는 표현이 5번 나온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필굿 : 노란색 고래가 눈을 감고 필굿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형태이며 밝은 노란색과 파란색이 눈길을 사로잡는 편이다. 필라이트에 비해 많은 글씨가 들어있지 않아서 시선이 분산되는 효과가 적다. 맥주와의 혼동을 방지하고자 캔 상단에 HAPPOSHU(발포주의 영어표기)를 넣었지만 어쨌든 일본식 발음 표기에 대한 거부감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디자인 총평 : 딱 봤을때, 밝은색으로 눈길을 잡고 캐릭터가 더 귀여운 필굿 승!
* 외관 비교
- 필라이트 : 황금색을 띄고 필굿보다 약간 더 진한색이다. 거품이 잘 형성되지 않는 편이지만 조밀한 거품이 필굿보다는 오래가는 편!
- 필굿 : 옅은 황금색 혹은 노란색. 세게 따라도 거품이 잘 형성되지 않고, 그나마 생긴 크고 조악한 거품도 너무 빨리 사라져버림!
>> 외관 총평 : 거품이 조금 더 오래가고 색이 더 진한 필라이트 승!
* 향 비교
- 필라이트 : 향이 굉장히 약하지만 왠지 맥주향 비슷한게 느껴짐.
- 필굿 : 역시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음. 맥주향이 아니라 약간 야채향 비슷한게 나는데 이건 제가 너무 민감한것일수도 있어요. 아무튼 향을 맡았을 때 ‘맥주향이다!’ 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운거 같아요!
>> 향 총평 : 향이 쬐끔 더 있고 맥주 느낌이라도 나는 필라이트 승!
(필라이트를 먼저, 필굿을 나중에 따랐어요. 거품차이가 보이나요? 처음에 제가 잘못 따른줄..)
* 맛 비교
- 필라이트 : 전반적으로 약하지만 보리의 맛과 홉의 향긋함이 살짝 느껴져요. 탄산이 강해서 입에 물고 있으면 자글자글한 탄산이 혀를 자극해요. 끝에 제법 쓴맛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 필굿 : 내가 무언가 마시고 있는데 무얼 마시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맛이었어요. 맥아나 홉의 맛을 감지해내기 어려웠고 기본적으로 느껴지는 맛이 그냥 無였던거 같아요. 탄산도 필라이트에 비해 약해서 마시면 마실 수록 물처럼 느껴졌다.
>>맛 총평 : 중추적인 맛이 안느껴지는 필굿에 비해 뚜렷한 맛이 느껴지는 필라이트 승!
요약
1. 필라이트와 필굿은 맥주가 아닌 발포주이다.
2. 필굿은 필라이트 카피제품이다.
3. 필라이트가 더 저렴하다
4. 필굿이 예쁜데 맛은 필라이트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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