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다른 업계는 모르겠지만 패션 쪽은... 정말 그냥 막 쓰는 것 같더라구여. 아마 패션처럼 트랜드 심하게 타는 쪽은, 기존 패션 선도하는 나라의 말이나 영어를 번역할 새도 없거나, 또는 해당업계 종사자들이 전반적으로 국어능력이 딸리거나 번역 능력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국어보다는 뭐지?싶은 외래어 써야 신비럽고 있어보인다는 느낌 아닐까 합니다.
업계 내 전문용어는 찬성하는 바입니다만, '레인부츠', '삭스'같은 외국어는 싫어요...ㅠㅠ 그러고보니 다 패션업계네요. 일부러 있어보이려고 쓰는 것 같음. (그리고 외래어는 컴퓨터, 피아노, 커피 같이 외국에서 유래해 한국어처럼 쓰는 말이고 외국어는 레인부츠=장화 , 삭스=양말, 라이스=밥 이런 식으로 우리말 표현이 존재하는 말로 알고 있습니다!)
언어는 결국 사용자가 만들어나가는것이에요.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른 채 사람간에 사용하고 있으니까 사용하는 표식이 언어이고, 그것을 말하고 쓰는 도구가 우리 한글일 뿐입니다.
그런데 팬츠를 한글로 팬츠라고 쓰지 pants라고 쓰나요? 백팩을 백팩이라고 쓰고 있는데 그걸 왜 등가방이라고 바꿔서 새로 익혀야 하나요? 본토인들도 이해못하는 콩글리시는 그 자체로 콩글리시인 단어가 한글로 형성되어서 사람간에 널리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정해주었기 때문에 생긴게 아닙니다.
극단적인 외래어 사용 통제법안이라구요? 언어를 국가가 어떻게 통제해서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며 선민사상입니다. 사람간에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단어를 통제한다고 하는것은 결국 지식을 통제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문화를 통제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과 다를바 없습니다.
근본없는 외래어라구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어떤 단어를 따지던간에 다양한 어원이 존재하고 그 어원으로 부터 오랜기간동안 서로 사용해오면서 문화와 시대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해나가는 하나의 생명체 라고 할수 있는것이 언어입니다. 그것의 근본을 따지는건 학문적으로 어떤 단어의 변화양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왜 변화했는지를 따질때나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생명체같은 언어에 근본없다 라는 표현은 사용할 수가 없는거에요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에 정확히 나와있죠?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로 쓰면 서로 맞지 않아 뜻을 펴지 못해서 이때문에 만든다고. 우리가 쓰는 한글, 훈민정음은 우리 말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진겁니다. 말과 글자가 일치하고 서로간에 뜻이 통할수 있다면 본래의 큰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것입니다. 뭐 순한글로 구성된 새로운 단어를 전부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기 위한 위대한 목적을 가진 것이 한글이 아니에요.
말씀하시는 그 근본없는 외래어들이 나타나는것은 세계화를 거치며 다양한 국가간에 문화를 교류하고 그때문에 더 복잡한 문화와 시대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뿐만이 아니에요, 미국이던 일본이던, 어떤 대상에 대한 표현은 기존에 그 문화에 존재하는 언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며, 일부가 변화하기도, 또 대체되기도 하고, 사람간에 좀 더 널리 통하는 단어를 음역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불교에서 한글로 반야바라밀다라고 사용하는것은 한자를 음역한것이며 그것도 본래는 산크리스트어를 음역하고있는것이라는건 알고 계시나요? 위에서 언급해드린 등가방의 가방이, 일본어 카방에서 변형된것이며 그 일본어도 본래는 네덜란드어가 변형된것임은 알고계시나요?
밥과 라이스 둘다 "곡식으로 만든 탄수화물 음식"이라는 개념을 뜻하는 도구로 사람들간에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때그때 편의에 맞춰 취사선택하고 있는것이지요. 볶음밥이라고 사용할때도 있고, 카레라이스라고 사용할수도, 라이스페이퍼라고 사용할때도 있는겁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다 라고 할수없는거에요. 그걸 모두 노란향신료밥이니, 쌀종이니 하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언어가 사람들간에 서로 사용하는 도구라는 본질을 망각한 굉장히 근본없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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