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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산다는 것

내이름은탐정,코난이죠2013.07.21 20:29조회 수 2053추천 수 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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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아이 ED (http://youtu.be/vi-lVsKT8tE)

 

 

 

요즘 영화로 유명한 <블랙스완>의 저자이자 월스트리트의 이단아로 불리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0.1퍼센트의 사소한 차이로도 예측 불가능한 격변이 일어난가도 단언합니다. 그러니 한치의 빈틈도 없이 단속하고 찰나의 게으름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 사람을 만나도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아닌지를 1분 안에 판단해 전략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된다고 합니다. 안 그랬다가는 End입니다. 타깃을 비껴간 총알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맞습니까? 확실합니까?


우리는 남들의 시선에 유난히 민감합니다.
이른바 ‘남’이라고 하는 존재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러면서도 남들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거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좀처럼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법적으로 또는 윤리적으로 틀린 것보다 남과 다른것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왜냐고요?
어릴 적부터 교육을 통해 그렇게 훈련받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로서 ‘나’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치는 교육, 그럴 마음의 여유를 마련할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 교육, 자나깨나 그저 공부만 강조하는 교육.
우리 한국인은 겨우 걸음마를 떼는 시점부터 취직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공부의 압박 속에서 지내야 합니다.


공부를 왜 하는지, 공부를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인격과 품성을 닦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인지 등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있다면 한 글자라도 더 시험에 나올 내용을 공부해야 합니다.시험은 점수, 점수는 스펙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국 영 수 외의 모든 과목을 거세시키고, 교육과정의 효율을 위해 질문은 배제해버립니다. 교육은 공장에서 품질이 일정한 상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듯이, 개성과 적성은 무시한 채 비슷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양산할 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인재들은 남들이 선망하고 높고 안정된 위치에 오른 후에야 아주 잠깐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낯설고 기괴한 질문에 당황하면서 말이지요.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내가 잘 할수 있는 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자식이 이런 문제들을 놓고 고민하는 것을 좋아할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혹시 그런 의문에 빠졌더라도 제발 빠른 시간 안에 그런 위험한 생각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라는 부모가 대다수일겁니다. 아마도 두렵겠지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커주지 않고 소위 돈 안 되고 고된 일에 흥미를 느낄까 봐 말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사회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지못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한경쟁을 시작합니다. 그 경주는 회사라는 공간을 떠나야 할 때 까지 계속되겠지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이제 다른 나라에서도 상당한 화젯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이 미국 신문 <다트로이트 프리프레스>에 기고한, 한국 교육에 관한 글은 한번쯤 주의 깊게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학교는 풀타임 직장과 풀타임 결혼생활을 합친 것 같다. 주말 없이 밤낮으로 공부한다. 한밤중에 교복 입은 학생을 보는 게 한국에선 이상하지 않다. 일출부터 일몰 이후까지 운영되는 학교교육 때문에 하루 세 끼를 한 건물에서 해결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여기에선 응원단 구호도, 자존감을 키우는 강의도 들을 수 없다.”


그가 한국에 와서 우리의 교육현실을 보고 언급한 한국 교육의 모습은 몹시 비관적입니다.


“ 미국 아이들은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운동을 즐기며, 더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한국 아이들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오직 성공의 외길로 내몰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대다수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단한 학자가 아니더라도, 선진국의 대단한 베스트셀러작가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 도는 블랙유머가 있습니다.
압구정동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 가 있는 동안 쇼핑을 하고, 아이가 공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면 “유학가자.”고 합니다. 서초동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 가면 문화생활을 즐기고, 아이가 공부가 어렵다고 하면 “아빠가 가르쳐 주실거야” 라고 합니다. 서초동 아빠들은 법조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분당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 가면 모임을 갖고, 아이가 공부하기 어렵다면 “팀을 짜자.”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치동 엄마들은 아이가 공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면 “어휴 답답해. 내가 가르쳐줄게.”라고 한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교육 스펙을 갖췄다는 엄마들도 저렇게 고민을 합니다. 다른 엄마들은 학교 선생님 앞에서, 학원 앞에서 약자가 됩니다. 혹시라도 내 자식이 뒤처질까 봐, 혹시라도 내 아이가 손해를 볼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표준화된 인간, 실체 없는 얽매인 인간, 속도경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 여기서 다른 삶을 꿈꾸려면 너무나 큰 용기 ‘남’들의 눈에 를 내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집단이라는 무형의 폭력에 길들여진 피해자로 자라서 결국에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비웃고 짓누르는 가해자가 되어버립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바로 나의 문제가 되었을 때 우리는 남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번쩍 손을 들어올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시대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합니다. 그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아이가 다 비슷한 공부를 해서는, 개개인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행복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똑 같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낄수는 없습니다. 또 한 사회에는 다양한 역할이 필요합니다. 공부하는 삶을 선택해서 평생 연구자나 학자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공부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즐겁고 신나게 일하면서 직업적인 성취감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모두가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똑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필사적으로 질주하는 경쟁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과연 남다른 행복을 찾아가는 타인들의 발목을 잡는 오래된 습관과 결별을 할 수 있을까요?

 

 

Reference.

[1] 곡선이 이긴다, 유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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