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주관 집회가 있은 지 며칠 지났지만 씁슬한 마음을 안고, 씁니다.
더이상 당신들과 같이 분노하지 않겠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학생 총투표를 통해서 학내 재학생의 의견을 모두 모았었습니다. 과반이 응답했고 9000명 이상의 학생이 단체 행동에 동의했습니다.
잠시나마 우리들의 행동이 흔들리는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 저를 반성합니다. 잠시나마 우리의 젊음은 아직 뜨겁고, 바른 곳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9월 2일 저녁 6시에는 비가 왔었습니다. 비가 오더라도, 날이 덥더라도 찬성했던 9000명 중에 반의 반은 행동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녁에는 300명 가량의 학우가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 모였던 분들이 내놓았던 한 시간의 청춘은 이후 우리의 시간이 빛바랜 뒤에, 다시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요구한 책무에 우리는 응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그 시간에 어디에 있었나요?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게 두려웠나요? 비에 젖은 의자에 우비를 입고 앉는 게 두려웠나요? 겨우 한 시간의 시간을, 정당한 우리의 요구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나요?
저는 더이상 당신들과 함께 분노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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