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과 화해하고 싶어

글쓴이2020.04.06 13:41조회 수 343댓글 4

    • 글자 크기

* 반말, 욕설, 정치글 작성 시 게시판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

 

 

연락처가 없어서 여기다 글을 남길게.

 

그래, 나 못생겼다.

 

그러니 이제 못생겼네 어떻네 외모평가 좀 그만해줄래..?

 

외모비하 당하는 일은 고등학교 때부터 겪은 일이야.

 

짝꿍 ㅁㅁㅁ 한테
"내가 어릴 땐 예뻤는데 내가 지금은 못생겨졌다" 이 말 한마디 했는데,

 

"아, 그럼 네가 어릴 때 정말 예뻤단 말이지?"하더니 주구장창 못생겼다고 까였어.

 

ㅁㅁㅁ는 연예인을 하겠다고 연극학과에 갔지.


연예인 할려는 애라서 외모 얘기에 그렇게 민감했었나봐.

 

ㅁㅁㅁ는 내게 사과하러왔었는데
피부도 많이 타고 두꺼운 안경도 쓰고 차림새가 많이 변해서 못 알아봤었어.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ㅁㅁㅁ더라.


너희들이 내 외모를 비하한 후 내가 뭐라고 화내면,
 너희들은
"네네, 그래서 너 이쁘다고요?" 이렇게 받아치는데

 

내 뜻은 그게 아니라,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애들한테 내가 인신공격 당하고 외모를 평가당해야하는지 모르겠어서야.

 

내가 "내 자신이 어릴 때 예뻤었는데 내 자신이 지금은 못생겨졌다"고 했지
너희들보고 못생겼다고 한 건 아니잖아.

 

어릴 때는 다들 예쁘지 뭐. 너희도 그랬을거야.

 

어쩌면 나는 예뻐지고 싶어서 그런말을 했었는지도 몰라.

 

담임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화해하는 시간에 너희들과 화해하지 않은 이유는
수능을 망쳐 내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화해시간을 만든 후 선생님 본인은 교무실로 가 버리셨는데

 

나 혼자 너희들과 얘기하기가
막막하고 벅차더라.

 

용서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더라.


우리 이제 그만 서로를 용서하자.
내가 화해하지 않았던 건 미안해.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는 것, 용서받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몰랐던 것 같아.

 


나는 이제 너희들을 용서하고 싶어.

 

80년 짧은 인생인데 서로 헐뜯는 건 너무 아깝지 않아?

벌써 인생의 4분의 1이 넘게 지났어.

 

우리 이제 과거의 일은 과거로 두고 현재를 살아가자.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