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멍청한 옻나무2020.07.15 09:57조회 수 610추천 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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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 욕설, 정치글 작성 시 게시판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

교사라는 꿈에 열정적이지도 않은데 막연하게 나는 교사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대학4년을 대외활동이나 자격증 등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보냈습니다...

 

그런데 4학년 때 교생실습도 나가고 학원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들을 짧게나마 가르쳐 보니 갑자기 겁이 났어요... 내가 이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너무 부족하다.....학교에서 배운 걸 나는 전혀 체득하지 못한 것 같은데....절박하게 바라는 것도 아닌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애들을 가르치지는 못하겠다. 생각했고 ,학원 원장님은 성추행 전과도 있으신 분이었어서 제게는 뭔 일 없었지만 그냥 그만뒀어요

 

그 때 다른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했는데... 학원도 학교도 가고 싶지 않으니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되면 아이들 옆에서 볼 수 있고 좋겠지 싶어서 그 해 9월부터 9급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학교 공부를 병행하며 칼졸업 했습니다....

 

전혀 정보도 없는데 단기합격수기가 넘쳐나니 빠르게 붙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미리 풀어 본 기출문제도 쉬웠으니 혼자 공부해도 붙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결과는 탈락.

1년차는 연습이지 하는 마음으로 2년차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한 번 들었던 이론이니 더 이해가 잘 되고 모의고사 성적도 점차 오르고 잘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시험이 연기됨과 동시에 가족이 큰 수술을 하게 되며 1달 가까이 단어암기만 겨우 하고 공부를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도 변명이죠.... 연기로 공부 시간은 오히려 더 늘었고 내가 수술한 것도 아닌데 공부를 못 할 이유가 뭐가 있었을까.....

암튼 그러고 나니 점수가 바닥을 치기 시작하고 집중력도 다 없어져 버려서 제가 생각해도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국가직은 정말 합격권과는 멀어진 점수로 마무리했어요..

 

처음 목표로 2년을 잡았는데 허무하게 2년이 흘렀네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면서 공부하고 꾸역꾸역 독서실을 나갔던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어요...국가직 시험을 치고난 지금도 우울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있어서 매일 울고 있습니다....

길게잡고 공부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임용을 도전했어도 마찬가지로 제대로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며칠전 있었던 국가직을 치고 다시 진로를 고민중입니다.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어 다시 공시판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취업쪽으로 생각하고  우선 미뤄왔던 건강검진부터 하고 토익과 컴활을 공부하려고 합니다. 취업도 바늘구멍이라고 해서 두렵습니다만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아서요

 

25살 여자에 가진 거라고는 워드1급과 한국사2급 뿐인데 취준은 난생처음이라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취준 카페 등을 보니 토익이나 컴활은 요즘 큰 도움이 안되니 이력서부터 넣어야한다는 글들이 많은데 정말인가요?? 이력서부터 넣을지, 알바를 구하고 내년 상반기 목표로 스펙부터 쌓아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네요...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이렇게 바닥부터해서 취업이 되려면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26에는 취직이 가능할까요?

 

푸념같은 긴 글을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노력도 안하고 포기부터하는 한심이라고 욕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작은 조언이라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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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25이면 아주 어린거예요.. 물론 2년의 시간을 날렸다고 생각하면 크지만요.. 인터넷이나 주변에 보면 다들 단기합격이라고 하지만 제주변에는 9급도 보통 2-3년씩은 했습니다. 순경도 5-6년씩 한분도 계시구요. 그분들이 뭐 이상하거나 노력을 안한것도 아니였어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따라야 하니까요.
    보통은 나이가 들면 하고 싶은것 보다는 할수 있는것 중에 대우가 그나마 좋은 일을 하고 지냅니다.
    사람마다 잘 하는 일도 좋아하는 일도 달라서 누가 나보다 더 잘한다고 주눅들거나 할필요도 없죠. 사실 평가는 내가 하는게 아니라 100% 남이 하는 거거든요.
    한 보름이라도 여유도 가지고 하면서 생각해보세요. 하고 싶은거 말고 뭘 할수 있는지, 그러면 돈은 벌수 있는지..
    감옥에 갈일이 아니면 개인적으로 평가해서 생각하는 오류들이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될일도 아닙니다.
  • @일등 새머루
    글쓴이글쓴이
    2020.7.15 10:59
    네 열심히 고민해봐야겠죠...
  • A
  • 참 힘드시겠네요ㅠ 수험이라는게 진짜 사람을 갉아먹는 것 같아요 자존감은 끝도 없이 떨어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도 너무 눈에 보이고ㅠ 공시 접으신다니깐 안타까워서 글 써요..

    어느 쪽으로 취업 준비 하실지 몰겠는데 공기업 쪽으로 아마 돌리시겠죠? 전 공시생이라서 기업체 쪽은 잘 모르지만 주위에 공기업 준비하는 애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스펙은 대부분 컴활1급, 토익 900이상 정도 받고 토스 하는 친구들은 토스 준비하고, 한국사 1급 머 이정도 준비했다는데 사실 이것도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펙이라서 취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글고 경제학이나 경영학 전공 과목 준비하는 애들은 그거 공부하고 ncs 스터디같은데 들어서 주기적으로 문제 풀고 시사 스터디? 그런 것도 하는 것 같았어요

    전 공시하는 입장이라서 맨날 공부만 해서 그런가 모르겠는데 저런거 보면 준비과정도 너무 빡세보이고 준비 하는 애들도 보면 평소에 자신감 있고 성격 좋고 얼굴도 준수하고 이런 애들이 많이 하는 것 같아서(이건 걍 제 생각이에요) 전 못할 건 같더라고요
    그런데도 솔직히 대학 졸업하고 준비 얼마 안하고 바로 좋은 곳에 합격하는 후배들도 꽤 보긴 봤었는데 대부분은 워낙 넣을 곳이 많다보니 계속 기업체 넣고 자소서 쓰고 떨어지고 이걸 반복하더라고요
    앞에 빨리 합격한 친구들은 솔직히 주위 사람들도 '쟤는 빨리 취직할거야' 하는 그런 애들이었고요
    제가 느끼기엔 공부량은 당연히 공시가 하루종일 앉아있어야 하니깐 훨씬 많겠지만 기업 준비는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은 것 같고 결정적으로 자기를 계속 가꿔야하는 느낌?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아예 공시랑은 가는 길이 다르다는걸 많이 느꼈거든요

    제가 쓴 글이 솔직히 큰 도움이 되시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공무원 시험 한번만 더 도전해보시는게 어떤가 조심스럽게 조언드려요
    기업쪽으로 취직 준비하신다면 어쩔 수 없으시겠지만 글을 쭉 읽어보니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코로나도 그렇고 가족분이 수술하신 것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멘탈적인 부분이 많이 깨지셔서 지금 힘드신 것 같아요
    그 부분을 좀 바로 잡고 좀 낮은 직렬을 넣는다거나 낮은 지역에 지원한다거나 이런 전략을 다시 잘 짜셔서 준비하시면 어떨까요? 아까 보니깐 교행한다고 하셨는데 사실 교행이 요번에 적게 뽑는데다가 컷도 높아서ㅠ
    수험이라는게 1년 더 준비하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서 함부로 얘기를 못드리지만 전 글쓴이님이 준비한 기간도 있고 실력도 막 그렇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아서 조심스럽게 조언드려요..
    그리고 만약에 준비를 하신다면 혼자 하시는 것보다는 관리형 독서실 이런데 들어가시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도 혼자 하다가 안돼서 옮겼는데 좋은 것 같아요

    글 읽어보는데 저랑 나이대도 비슷하시고 같은 공시생으로서 공감도 많이 돼서 글 쓰게 됐어요
    이것저것 아는거 쓰려다고니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뭘 준비하시든 꼭 힘드시겠지만 긍정적으로 마음 가지고 하시고 혹시나 주변에 합격생이나 취업 성공하신 분들 있으시면 꼭 조언을 구하고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다들 힘든 20대니깐 너무 자괴감 갖지 마시고 좀 쉬시면서 멘탈 잘 추스려서 다시 열심히 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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