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삼겹살

발냄새나는 금낭화2020.07.28 23:09조회 수 33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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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내가 개를 암수 1쌍 키웠는데 말이야. 내가 아주 이 개들을 예뻐했어. 그래서 안방에서 길렀지.
B: 정말 아꼈나 보구만.
A: 그런데 하루는 내가 삼겹살을 구워다 먹고 있었는데 친구에게 급한 전화가 왔어. 그래서 나는 먹고 있던 삽겹살을 그냥 두고 나가야 했지.
B: 개들이 먹으면 어떡하려고?
A: 그래서 개들을 불러서 앉혀 놓고 단단히 이야기해 두었지. 이 삼겹살을 먹지 마라. 먹으면 정녕 너희가 죽을 것이다.
B: 그리고 나서?
A: 그리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한 시간쯤 뒤에 돌아왔다네.
B: 개들이 삼겹살을 안 먹었던가?
A: 웬걸. 다 먹어 치웠더군.
B: 화가 많이 났겠구만. 그래서 어떻게 했나?
A: 안방에서 마당으로 내쫒아 버렸지.
B: 그리고?
A: 그 개들이 새끼를 낳으면 그 새끼들도 죄견(罪犬)이라고 해서 마당에 그대로 두고, 그 새끼의 새끼들도, 그 새끼의 새끼들도, 그 새끼의 새끼들도 그렇게 취급해 줬다네.
B: 아니 먹은 개들이야 그렇다 쳐도 그 새끼 개들이 삼겹살을 먹은 것도 아닌데 그건 너무 심하지 않나? 그 새끼 개들이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A: 그래도 한번은 타지에 있던 내 아들이 와서 그 개들을 용서하라면서 나에게 삼겹살을 사 줬다네. 나는 그래서 개들에게, "내 아들이 너희 대신 내게 삼겹살을 사 줬다는 것을 믿는 개마다 죄를 사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했지.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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