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1년반 사귀었던 여친과 1년반만에 재회후 1달만에 재이별

큰 들깨2020.09.25 00:51조회 수 2636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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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 욕설시 게시판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긴 시간동안 너무 힘들었고 나를 잊지 못하겠다는 그사람이 너무 고마워서, 또 너무 미안해서 다시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결국 한 달을 못가 다시 헤어졌네요.

 

다시 사귀던 중 작은 다툼 이후에 '내가 이렇게 널 힘들게 하는데도 넌 내가 좋은거야?' 라는 질문에 찰나의 고민도 없이 '응'이라고 대답하는 그 사람 앞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그땐 알고도 모른척 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하고, 잘 해주겠다 다짐했는데 결국 또 상처를 줬고 그 사람이 이젠 자기가 포기하겠다고, 놓아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 욕심이 이 아이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따위를 무참히 찢어발기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이사람이 정말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해 날 사랑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지만 정작 저는 더 큰 욕심 때문에, '더 좋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더 잘 맞는 사람을 만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잔인하고 어리석고 또 어찌보면 본능적인 욕심에 그 사람을 보냈습니다. 

 

이젠 정말 고민입니다. 내가 받은만큼 돌려주고싶은데. 돌려줘야하는데. 결국 또 이 아이에게 상처만 주고 끝날까 두렵습니다. 이게 그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인건지 미안한 마음을 갚고싶은 부채감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저같은놈이 이런 아이의 사랑을 감히 받으려해도 되는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저에게 자격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음에도 후회가남습니다. 그 아이에게 받은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것도, 내가 행복해진 만큼 그 아이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싶다는 것도 결국 제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이 아닐까 두렵습니다.

 

상대방은 나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주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 상황을 이겨내신 분이 있다면 감히 조언을 구하고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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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최근 친해진 여자분이 있어요 (by 엄격한 분단나무) 장도연씨....ㅋㅋㅋ (by 푸짐한 풍선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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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떠나주는게 보답하는거인듯....
  • @유치한 숙은노루오줌
    글쓴이글쓴이
    2020.9.25 01:39
    조언 감사합니다.
  • @글쓴이
    너는 진짜..
  • @유치한 숙은노루오줌
    ㅇㄱㄹㅇ 뭘 더 해주겠다는건지.. 그냥 자기 좋아해줬던 사람 놓치기 싫은걸로 보임 ㅠㅠ
  • @착실한 미국부용
    그냥 이기적인 쓰레기가 처음으로 생겨난 이타심에 크게 감격해서 여기 글 써놓은거임
  • 그냥 글쓴님이 상대를 진심으로 안사랑하는거임
    그냥 쉽게쉽게 받는 맹목적인 사랑이 편하고 좋을뿐
    글쓴님이 여친분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내가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도 내가 좋아?
    이따위 말같지도 않은 말 못함ㅋㅋㅋㅋ

    그냥 빨리 놓아주고 그 친구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만날 수 있게 해주셈

    그쪽이 존1나 이기적인건 좀 알고있길
  • @착실한 꼬리조팝나무
    글쓴이글쓴이
    2020.9.25 01:40
    '쉽게 받는 사랑이 편하고 좋을뿐' 이게 제 진짜 속마음이겠네요. 직언 감사드립니다.
  • 원래 최선을 다하지 못한 쪽이 아쉬운 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방은 후회없이 잡아도 보고 사랑도 해봤으니 어쩌면 지금의 글쓴이 보다는 덜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결론은 이미 나와있어요. 본인도 노력했고, 결과는 똑같았어요. 본인은 그분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답이 정해진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잘해줄 수 있으며, 내 죄책감을 덜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욕심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분만큼 맹목적으로 본인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안나타날지도 몰라요 그러면 가장 먼저 그분이 생각날테고 후회하게되겠죠. 근데 그러자고 그분을 게속 붙잡아 두고 있는건 제 생각에는 가장 어리석은 짓 같아요.
    차라리 깔끔하게 두분은 여기까지임을 인정하고 벗어나는 것이 그분을 위해서든 본인을 위해서든 최선인 것 같습니다.
  • @추운 겹황매화
    글쓴이글쓴이
    2020.9.25 08:3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사랑은 사랑으로 연장되는 것도 맞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사랑을 지킬 의지가 있어야 계속 사귈 수가 있어요.

    몇 년, 수십년을 연애하거나 결혼하는 사람들이 처음만큼 불타진 않는거 다들 알 거에요. 하지만 편안함, 익숙함 속에 이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겠단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 연애, 결혼이 유지되는 거에요.

    재회를 했음에도 실패한거면 이제 놓아주세요. 재회가 성공적인 사람들은 이 관계 지키려고 그 전에 잘못했던걸 반복안하려고 반성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죠. 작성자님처럼 똑같은 사람은 결국 또 실패해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상대방 같은 사람 만날 확률이 낮아져요. 왜냐하면 다들 상처받으면서 나이가 들어가기에 100% 열렬히 사랑하진 않을겁니다. 아마 새로운 사람 만날 때마다 기억나고 후회하겠죠. 어쩌겠어요. 사랑할때 그 순간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사랑해주지 못한 작성자님이 감당해야 할 일이에요..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을의 입장이었던 상대방은 헤어지고 이제는 미련없이 강자가 되었겠네요..
  • @싸늘한 갈매나무
    글쓴이글쓴이
    2020.9.25 08:36
    고맙습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 혹시 제외하고 성관계하셨나요?
  • 저는 취준이다 뭐다 해서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못해준게 많아 미련도 많이 남고 또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아직도 가끔 꿈에 찾아 오지만, 그리울 때마다 다시 연락하는건 안된다고 제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그 사람도 더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연애할 수 있게 놓아주세요... 그리고 본인도 반성한게 있다면 다음사람한테는 더 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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