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면서 부산을 떠나게 되었는데
부산생활을 정리하다가 생각나서 글 적어봅니다.
저는 9x년생 여자로
중학교때 부산으로 이사와서 부산여자중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당시 교칙이 왜 그랬나 모르겠는데
끈나시내의(런닝셔츠) 입으면 안되고, 속바지 안입으면 안되고
화장금지(투명립글로스포함) 반짇고리들고다니기 등이 있었어요
두발자유화긴 했는데 똥머리(올림머리) 금지, 잔머리옆머리 금지 -발각시 그대로 가위로 절단- 이었고 운동화가능했으나 발목양말 금지였네요
학교가 나무바닥이어서 매일 왁스칠도 했었고
5월에 합창대회 9월엔 운동회 11월에 무용대회 있어서
11월에 맨발로 떨면서 하와이안 춤춘것도 기억나요.
그러고선 남성여자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말죽거리잔혹사에 나오는 교복(무척얇음)에 패딩금지
운동화,굽없는수제구두 금지 발목양말금지 체육복 겹쳐입기금지
반짇고리들고다니기 끈나시내의금지 속바지입고다니기
등등이 있었지요
맞기도 엄청 많이 맞았습니다.
저희학교는 오전0교시(영어듣기/ebs시간) 야자의무였는데
학원과외도 안빼주고 떠들다걸리면 급장/반전체가
칠판에 손대고 엉덩이 맞았고
우레탄 운동장을 오리걸음으로 10바퀴 돌았던걸로 기억함
집안사정이 안좋았는데
선생님이 뭔가 요구하시는걸 잘 못해드렸는지
일부 선생님께 10대씩 맞은것도 기억나네요
손은 공부해야한다고 잘 안때리셨고
주로 엉덩이 맞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모든과정을 끝내고
대학교 다니면서 성인으로서 자유를 누리게 되었는데
제 학창시절을 기억하면 좀 서글퍼요.
속바지 안입으면, 끈나시입으면 창녀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고
11월에 하와이안 복장으로 춤춰야했고
1년에 한번씩 성교육 대신 순결서약-순결캔디 먹기 행사하고
계집애들 운동안하니까 체육 시킬필요도 없다고
엉덩이 커진거보라며 킬킬대던 선생님들
여자애들은 서울로대학안보내도된다던 친척들
기분나쁘지만 마냥 참아야했고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도 잘 몰랐던 그때
그때를 생각하면 가끔 그냥 화가나는데
나자신한테 화가 나는것 같기도 하고
개개 선생님 학교에 화나는것 같기도하고
그시절 시대와 사회에 화가나는 것 같기도하고 그래요
그냥 모른척 묻고 살고 있는데
가끔 주변에서 그런일이 어딨어 다 옛날 이야기야
우리때 그런게 어딨어 라는 말에
상처도 많이 받고 그랬네요.
지금의 나는 스스로를 잘 지키며 살고 있는지 잘모르겠지만
그때의 나는 너무 미숙해서 당하기만 했던게
가끔은 억울하기도하고 슬프기도 하네요
어.. 위로받으려고 글쓰는것도 아니고
그냥. 일기장에 기록으로 남기기엔 더럽고 슬픈기억이라
여기다 쓰고 잊어보려 합니다.
그냥 그랬어요
저랑같이 학교다닌 분들도 같은, 비슷한 경험 하셨겠죠?
다들 잘 살고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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