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민이 커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22살이고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1년 조금 넘게 만나고 있어요. 친구는 친구의 친구로 만났고,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어머니가 남자친구에 대한 반대가 심하세요. 이유는 외형이나 학벌 등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이시고, 처음에 한 번 직접 뵈었을 때부터 저한테 헤어지라고 하셨거든요. 그때는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헤어졌다고 하고 1년을 더 만났어요. 그러다 며칠 전 주변으로부터 들었다며 아직 사귀고 있는지를 여쭤보셨고, 고민하다 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해서 장문으로 정리해서 계속 만나고 싶고 실패하든 잘못되었든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격하신 편이셔서 기대는 안 했지만.. 결국 어제는 글을 읽으시자마자 그래서 안 헤어진다는 거냐, 그런 사람을 왜 만나냐, 부끄럽다, 사람보는 눈이 왜 그렇게 없냐 등등을 남자친구에 대한 비하와 함께 말씀하시고는 일단 헤어지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전화가 오셨고, 제가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는 걸 아시지마자 다시 화를 내셨어요. 그러다 아빠한테도 말씀을 드렸고, 아빠도 많이 화를 내셨으며, 이런 사람을 만나는 제가 주변에 너무 부끄럽고 이런 성가시고 부끄러운 자식은 필요없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면서 헤어지지 않을 거면, 그러니까 본인 말을 따르지 않을 거면 그냥 부모자식 연을 끊자고 하셨습니다. 지금 자취방 월세를 지원해주고 계셨는데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방을 내놓을 거고 앞으로도 인연을 끊자고 하셨어요. 학교는 제가 붙은 거니 알아서 계속 다니라고 해주셨구요.
변명이 될 수 있겠지만 제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어릴 때부터 엄한 어머니 밑에서, 이혼+재혼을 겪으며 자랐고 지금도 어머니가 화내실 땐 말 한 마디 못할 만큼 겁을 먹는 편이에요. 소심하고 회피형에 순응적이라 그동안은 어쩌다 반항을 하다가도 결국 항상 어머니께서 시키시는 대로 해왔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상대의 감정을 다루시는 데에는 서투신 분이라, 어릴 때 이런저런 이유로 제가 자해를 하고 자살시도를 했을 때에도 다 아시면서도 그냥 지켜보신 적이 있어요. 여러 이유로 어린 마음에서는 이제는 벗어나고 싶지만.. 다만 이번엔 일이 커진 만큼 고민이 많이 돼요. 모은 돈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당장 독립해서 지내볼 여건은 되기도 하면서도, 아무래도 어린 만큼 너무 철이 없나 싶기도 합니다. 남자친구도 생각이 깊고 따뜻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제가 살기 위해서 그냥 그만하고 싶은 것 같아요. 항상 그랬지만 엄마가 추궁하고 화내실 때마다 죽고 싶은 마음도 크고 이렇게 아프고 힘들 바에는 그냥 죽어버렸으면.. 싶기도 합니다. 정말 그만하고 싶어요..
그래서 부족하게나마 다른분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친아버지께서는 이혼하셨지만 엄마랑 같은 의견이신 것 같고, 양아버지께서도 제 편을 들어주실 것 같지는 않아요. 다른분들이 생각하시기에 저는 제 의견을 접고 부모님께 가는 편이 맞는걸까요. 결혼을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만나겠다고만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 많이 혼란스럽고 지쳐가게 되어요.. 말씀 미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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