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학교 라는 자체가 학문을 배우는 것이지 취업 양성소는 아니라는 것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요즘 현실은 좋은 대학교 = 높은 취업률 이라는 명제가 깔려있고, 정작 학문을 배우는 곳이라 울부짖는 우리들조차, 스펙 쌓기나 토익 점수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있지 않습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학문 배우고 수양하는 곳이라는 한 맺힌 듯 지성인의 울부짖음은 본인의 현실 상태와 행동이 스펙 쌓기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셔야 할 말씀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스펙 쌓으면서 대학교는 학문 배우는 곳이라는 식의 사고는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4년 상대인입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졸업을 하게 된 상태라, 취업을 남들보다 아주 늦게 결심한 상태여서 스펙이나 이런 것에 많은 준비가 미흡한 상태입니다. 영어 말하기 점수와 지원 몇 개 받은 상태, 자격증 한 두어개로 취업 시장에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정면돌파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뭐 한, 두개 정도 합격하고 나머지는 광탈의 쓴 맛을 보고 있지요.
저는 제가 준비를 안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사실 저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비단 저의 문제가 아니라 서류 광탈은 제 동기와 제 선배, 후배들 사이에 이미 팽배한 현실이었고, 심지어 올 킬의 홀로코스트 식 대학살을 당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경영, 경제, 무역 상경계열은 오히려 양반이더군요.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은 인문, 사회대의 인문계열과 자연과학을 가르치는 곳은 심지어 4학년인데, 안 될 거라는 비관주의와 심지어 원서 쓰는 걸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기운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불황이 드는 취업시장에 유일하게 비켜가는 곳이 속칭 전,화,기 세군데였습니다.
친한 놈 중 하나가 기계공학 쪽에 있는데 스펙은 전무입니다.
인턴도 기계공학과에서 보내주는 거 하나에 토익도 점수가 형편없고, 오픽 토스는 겨우 등급 맞춰 학점도 3점이... 뭐 고시다 공기업이다 갈아탄 것도 두어번에 휴학도 두번정도.. 뭔가 메리트있는게 없는 이 친구.
특히, 자소서도 제가 같이 읽어봤는데 맞춤법도 틀리고 제가 면박도 많이 줬는데 당시 이친구 되겠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대부분 학생들이 알만한 대기업 서류합 2~3군데에 1군데는 이미 면접도 보고. 최종 발표만 기다리고 있더군요.
특히, 다른 직군이지만 같은 회사에 그 친구 붙고 저 떨어진 거 생각하니 왠지 모를 패배감도 들었고.. 씁쓸하더군요.
이런 상황은 전자나 화공도 마찬 가지겠죠. 다 잘 가요. 시원시원하이 말이죠.
몇 년 전 학교 들어올 때 부터 공대 선배들은 일주일마다 매번 술자리다 뭐다 하면서, 여자 만날거 다하고..
스타, 디아 밤샘에 맨날 놀 건 다 놀지만, 명망 있는 대기업에 쑥쑥 잘만 가더라구요.
얼어붙었다는 취업 시장에도 꿋꿋하게 견뎌내고 영향을 덜 받는 공대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도 하고. 한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덧붙이자면, 기업들은 사회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기업 내부의 기준과 판단에 의해 기업에 돈을 벌어줄 수 있고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만큼, 부산대 공대 학생들이 기업 기준에서는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해낼 인재들이라 보이는 것이겠죠. 물론, 그런 시각에는 같은 학교, 지역이라는 베이스가 깔린 곳도 있겠지만. 사실, 그건 동가홍상입니다. 같은 실력이면 동문이라는 입장이죠.
이처럼, 저는 개인적으로 공대생들이 공대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옳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자부심을 공대생들은 굳히 당당하게 표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부심은 스스로 마음을 가질 때 자부심이지, 그걸 입 밖으로 내고 자부심에 입각하여 남을 무시하는 행동하는 순간 자부심이 아니라 교만이자 속된 표현으로 시건방이 되겠죠. 괜한 적을 만들고 구설수에 오르는 것만큼 멍청한 행동은 없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우물 안의 개구리마냥 공대생 VS 비공대생의 논쟁을 하는 것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에는 사회 나가면 부산대라는 이름 아래에 사회에서 모이게 되는데 말이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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